[금주의 친절한 쿡기자] 박근혜 대통령 때문에 텔레그램으로 환승?

[금주의 친절한 쿡기자] 박근혜 대통령 때문에 텔레그램으로 환승?

기사승인 2014-10-04 16:24:55

“날 검열하지 마라” 여러분, 텔레그램 갈아타셨나요?

러시아 개발자가 만든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Telegram)이 국내 애플 앱스토어 무료 다운로드에서 나흘째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신규 다운로드를 기준으로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대부분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제치고 말입니다. 심지어 SNS는 ‘사이버 망명’이라는 말 때문에 시끄럽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 도를 넘고 있다”며 사이버 허위사실 유포에 강력히 대처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검찰은 이틀 만에 사이버 허위사실 유포 전담수사팀을 꾸렸죠. 카카오톡 등에서 이뤄지는 사적인 대화까지 검증한다는 소문이 돌자 네티즌들이 새로운 메신저를 찾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SNS에는 최근 “텔레그램으로 갈아타자”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었습니다. 심지어 지난 27일에는 텔레그램에 접속이 안 되는 사태까지 발생했죠. 물론 텔레그램 측은 트위터를 통해 “디도스 공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지만 네티즌들은 국내에서 다운로드가 많은 현상과 연관짓기도 했습니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최대의 SNS인 VK를 설립한 니콜리아·파벨 두로프 형제가 2013년 개발했습니다. 러시아 정보당국과 미국 국가안보국(NSA) 등으로부터 감시당하지 않는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보안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만들었죠. 모토도 ‘개인정보를 보호받으며 이야기할 권리’(Talking back our right to privacy)입니다. 지난해 20만 달러(약 2억원)의 상금을 걸고 해킹 콘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우승자가 없었다는 일화를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텔레그램은 전송된 모든 메시지를 암호화 해 기록을 남기지 않습니다. 비밀 대화방에서 나눈 이야기는 서버에 저장되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전달된 메시지도 복사가 안 됩니다. 이용자가 많아지면 유료화 되는 건 아니냐고요? 두로프 형제는 “텔레그램은 영원히 무료”라며 “수익창출이 목표가 아니다. 광고가 없고 외부투자도 받지 않는 이유다. 우리는 이용자를 위한 메신저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해를 받자 검찰은 곧바로 “카카오톡과 같은 사적 공간에서 이뤄지는 대화를 검색하거나 수사할 계획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그조차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입니다. 인터넷에서는 “이미 텔레그램 깔았다. 카톡에서 이사 갈 준비 완료” “텔레그램으로 갈아타니 누가 엿보는 거 같지 않아 좋다” “텔레그램은 국내에서 최초로 차단되는 글로벌 IT 서비스가 될지도 모른다” 등의 글을 심심찮게 찾을 수 있습니다.

텔레그램은 한글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이용자들이 카카오톡 등 기존 메신저를 버릴 수 있을까요? ‘사이버 망명’이 사회의 경직된 분위기에 반발하는 젊은 사람들이 한번 해보는 ‘해프닝’일지 지켜볼 일입니다.




텔레그램이 좋은 거야? 박근혜 대통령이 싫은 거야?

‘사이버 망명’에 성공하셨습니까.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이 대세를 탔습니다. 카카오톡을 이탈해 새 메신저를 찾는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망명지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이 됐기 때문이죠. 말로만 대세가 아닙니다. 순위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텔레그램은 2일 오후 2시 현재 애플 iOS 운영체제 기반 앱스토어의 무료 애플리케이션 인기 순위에서 1위입니다. 2위는 카카오톡입니다. 텔레그램의 인지도가 카카오톡보다 높아진 셈입니다. 카카오톡이 무료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언제나 1위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메신저 부문에서는 부동의 선두였습니다. 카카오톡에는 작지 않은 수모입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 앱스토어의 인기 순위에서는 텔레그램이 14위입니다. 여기에서는 카카오톡이 2위로 앞섰습니다. 아직 추월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00위권 밖에서 순위조차 집계할 수 없었던 텔레그램의 과거를 생각하면 안심할 수 없습니다. 텔레그램은 빠르게 추격해 간격을 좁혔습니다. 언제든 순위를 뒤집을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1억3000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국산 애플리케이션의 강자 카카오톡이 하루아침에 쫓기는 신세로 전락한 겁니다. 경찰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집회에서 해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한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조사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국산 메신저는 정부의 검열을 받는다’는 불안감이 지난달부터 확산됐죠. 독일에 서버를 둔 텔레그램으로 우리나라 이용자가 대거 이동한 이유입니다. 카카오톡에서 텔레그램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사이버 망명으로 묘사하는 이유도 이용자의 정치적 견해를 담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모두가 사이버 망명에 성공했을까요. 조금만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듯 합니다. 앱스토어 리뷰 게시판을 보면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리뷰는 구입을 앞두고 확인할 수 있는 기존 이용자의 평가입니다. 하지만 텔레그램의 리뷰 게시판은 지금 정치 토론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사이버 망명정부를 이곳에 수립하자” “21세기판 장발단속에 저항한다” “검·경의 모바일 메신저 검열을 중단하라”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죠. 반면 “과대망상이 지나치다” “정치적 이유라면 정부에 항의하는 편이 낫다”는 반박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신공격과 욕설이 오갑니다. 텔레그램보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이 더 많이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정치 뉴스 게시판을 보는 듯 합니다. 제품의 성능에 대한 후기는 찾아보란 어렵습니다.

텔래그램을 개발한 SNS 브콘탁테의 최고경영자(CEO) 파벨 두로프는 이런 상황을 알고 있을까요.




센트럴을 점령한 홍콩 시위대의 다섯 가지 ‘스마트’ 전략

폭풍전야입니다. 중국의 국경절인 다음달 1일부터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SNS에는 ‘센트럴을 점령하라(Occupy Central)’는 해시태그를 타고 현지 상황이 생생히 전달되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경찰이 뿌리는 최루가스와 페퍼 스프레이에 맞서 우산을 펼쳐든 시위대를 보고 ‘우산 혁명’이라는 이름도 붙였습니다.

중국은 시위가 격화되자 웨이보에 올라온 시위 사진을 삭제하고 인스타그램을 차단했습니다. 아랍권에서 일어난 민주화 운동처럼 SNS가 시위를 확산시킨다고 생각한 거죠. 하지만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분위기입니다. 홍콩 시위대는 훨씬 스마트하게 움직이고 있거든요.

미국의 기술 전문 매거진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는 29일 홍콩 시위대 다섯 가지 전략을 분석한 글을 게재했습니다. 모두 인터넷을 활용한 방법들입니다. 한번 살펴볼까요.

첫 번째는 구글 드라이브입니다. 구글은 클라우드 기반의 파일 저장·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개별 파일을 올리는 것뿐만 아니라 스프레드시트 같은 문서작성도 가능합니다.

시위대는 구글 드라이브를 이용해 주요 시위 지역에 필요한 물품들을 표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음식, 물, 고글, 비닐 등이죠. ‘사람이 필요하다(PEOPLE NEEDED)’는 단어도 눈에 띕니다. 이 문서는 인터넷만 연결되면 누구나 볼 수 있고 수시로 업데이트가 가능합니다.

두 번째는 페이스북과 왓츠앱입니다. 페이스북은 믿을 수 있는 정보를 나누는 중심지입니다. 시위 지도자들은 규칙적으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립니다. 경찰을 피해 안전하게 쉴 수 있는 장소나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는 장소를 공지하죠. 가족이나 친구들과 연락할 때엔 페이스북이 인수한 왓츠앱을 사용합니다. 왓츠앱은 우리나라의 카카오톡처럼 홍콩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시위자들끼리는 어떻게 소통할까요? 여기엔 파이어챗을 사용합니다. 이 앱은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도 상대방이 반경 70m 안에만 있으면 블루투스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경찰이 인터넷 연결을 끊을 수 있다는 루머가 나온 후 다운로드가 폭주했습니다. 시위 기간 동안 10만 명이 가입했고 시위 첫날밤 동시 접속자 수는 3만3000명까지 치솟았습니다. 이것이 세 번째입니다.

시위를 이끈 네 번째 요소는 HKgolden이라는 인터넷 커뮤니티입니다. 원래 새로 나온 전자제품을 두고 토론하는 곳이었는데요. 이용자들이 대부분 1980년대 이후 태어나 반공 성향이 짙은 사이트였습니다. 덕분에 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시위대를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마지막으로 CODE4HK라는 온라인 단체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현장을 생중계하는 방송 채널, 지도 등 시위와 관련된 많은 자료들을 제공했습니다. CODE4HK는 올해 초 대만 시위대가 의회를 점거한 사건을 이끈 단체이기도 합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시위를 주도하는 강력한 무기가 됐습니다. 그렇다고 눈앞의 최루가스까지 막아줄 수는 없겠죠. 시위대가 도심 점거에 나서면서 벌써 41명이 다쳤습니다. 시위 지도자들을 포함해 78명이 체포됐다고 알려졌고요. 불법 시위대라고 불리는 평범한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외칩니다. “우리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원한다.” 그들의 목소리가 평화롭게 전달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낯선 이성으로부터 모닝콜이 온다면?

아침잠이 많아 일어나기 힘든 분들에게 희소식입니다. 낯선 이성이 아침에 전화를 걸어 잠을 깨워준다면…. 생각만 해도 눈이 번쩍 뜨입니다. 바로 웨이키(Waikie) 앱을 통해서라면 늦잠꾸러기들의 고단한 아침을 깨워줄 수 있을 겁니다.

영국 BBC, 텔레그라프 등은 최근 낯선 이성이 전화를 걸어 잠을 깨워주는 모닝콜 앱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웨이키는 원래 2011년 ‘부디스트’(Budist)란 이름으로 러시아에서 출시됐습니다. 당시 150만건의 다운로드와 3000만건의 모닝콜 수를 기록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죠. 이후 영어버전인 웨이키가 출시됐고, 100만불을 투자 받아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영국, 싱가폴, 홍콩에도 선보이게 됐습니다. 현재 안드로이드와 윈도우에 출시됐고, 아이폰은 앱스토어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하네요.

웨이키의 사용자는 두 가지로 분류됩니다. 전화를 걸어 모닝콜로 깨우는 ‘웨이키’와 전화를 받아 모닝콜로 일어나는 사람 ‘슬리피헤드’로 말이죠. 앱에서 원하는 알람시간을 정하면, 그 시간에 웨이키로부터 모닝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웨이키와 슬리피헤드는 같은 연령대의 이성으로 자동으로 매칭됩니다. 사용자의 이름과 사진은 공개되는 대신 전화번호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1분간 모닝콜을 한 뒤에는 자동으로 통화가 끊기죠. 모닝콜이라는 목적을 제대로 수행합니다. 상대와의 통화 후 평가를 내릴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모닝콜 앱에 우리나라 네티즌들은 “기발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진짜 신기하다” “설렐 것 같다” “전화번호 공개 안 되니까 괜찮네” “우리나라 들어오면 해보고 싶다”등의 반응이 나오네요.

그러나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들어오면 목적을 상실할 것” “변태들이 이상한 소리 낼 수도 있음” “욕하거나 소리치는 사람도 있을 듯”이라며 걱정합니다.

슬리피헤드는 낯선 이성으로부터 모닝콜을 받으면 기분 좋게 잠에서 깰 수 있고, 웨이키는 낯선 이성과 대화를 할 수 있는 데이팅 서비스의 재미 요소를 제공한다고 앱 제작자는 설명합니다.

시중에는 여러 종류의 알람 앱들이 있죠. 그중 웨이키는 낯선 이성과의 통화라는 기능까지 추가돼 단연 독보적입니다. 그래도 앱의 본 목적인 모닝콜의 기능을 상실해 악용되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가난하면 네 탓’ 알리바바 마윈 회장은 진짜 그 말을 했을까?

‘35세까지 가난하면 네 탓’이라는 문구가 인터넷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중국 알리바바 그룹 마윈 회장(49)의 인터뷰 기사 대부분이 이런 제목을 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한 기사엔 댓글이 4500여개나 달렸습니다. 네티즌들은 “거만하기 짝이 없네” “돈 좀 있다고 막말을 하네” “딱 벼락부자 마인드” 등의 댓글을 달며 마윈 회장을 비난했습니다. 꼭 30대 중반이 아니더라도 모든 사람들이 ‘움찔’ 할 수밖에 없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괴짜 CEO’로 불리는 마윈 회장은 월급 1만5000원 수준의 영어강사에서 전자상거래 기업을 창업해 중국 최고의 부자로 떠오른 자수성가의 아이콘입니다. 31세에 중국 최초의 인터넷 기업으로 평가받는 하이보넷을 설립했고, B2B 전자상거래사이트 ‘차이나 페이지’를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설립한 B2B사이트 알리바바는 지난 19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약 26조원에 상장됐습니다.

그런데 한 네티즌이 “중국어 원문을 보면 마윈 회장이 ‘가난하면 네 탓’이라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진위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실제로 원문에는 ‘35세 때까지 가난하면 네 탓’이라는 문구는 없습니다. 마윈은 사람들이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로 의지, 선견지명, 용기의 부족 을 꼽은 후 “30~40세가 될 때까지 이룬 것이 없어 멸시를 받더라도 누구도 동정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내용을 영어권 언론이 번역하면서 일부가 달라졌고, 영문이 한국어로 번역되면서 마윈 회장이 ‘가난하면 네 탓’이라고 직접 말한 것처럼 오역됐습니다. 원문의 전체적 맥락은 “원대한 목표를 가져야 한다”로 요약됩니다. 마윈 회장은 “가난한 것은 야망이 없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능력을 믿고 야망을 잃지 말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가난하다고 남을 탓하지 말라”가 핵심인 것처럼 알려져 마윈 회장이 ‘아주 몹쓸 사람’으로 각인됐습니다. “마윈 회장의 ‘자기책임론’은 35세 이후 인생에 대해선 부모 탓도, 나라 탓도, 구조적 문제 탓도 할 수 없다는 뜻”이라는 해석도 있었습니다.

내막을 알게 된 네티즌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찌라시’와 다른 게 없다는 말도 나옵니다. 외신을 인용한 보도에서 오역이 심해 사실을 왜곡하는 경우는 많았다는 겁니다. 검색 플랫폼이 날로 발전해 어렵지 않게 원문을 찾아볼 수 있는 시대입니다. 해프닝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외신을 인용할 때 책임감을 느끼고 좀 더 품을 들이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철오 김민석 박상은 이혜리 최지윤 기자
김민석 기자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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