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항암치료를 받는 중이거나 치료를 마치고 생존한 분들의 경우 적절한 영양, 재활, 정신상담 등을 받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암 생존자 관리는 암 치료 후 겪는 정서적인 문제, 신체의 외형적·기능적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장기 생존 암환자들을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입니다.”
국내 의학자들이 암 생존자 관리의 학문적 근거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 설립한 한국암생존연구회. 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김성(사진·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 회장은 “암치료 후 장기 생존자들에 대한 연구, 교육, 정책개발을 통해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암 생존자 관리 기준을 만들어 이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연구회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3년 8월 대한암학회 산하로 모임이 결성된 한국암생존연구회는 지난해 5월 발기인대회와 12월 창립기념 심포지엄을 통해 본격적인 활동을 알렸다. 김 회장은 “이미 5년 이상 장기 암 생존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또 항암치료제와 암치료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장기 암 생존자들은 더 증가할 것”이라며 “단순히 암 생존자의 건강관리나 질환관리 차원을 넘어 ‘암은 평생 가는 것이다’라는 개념으로 암 생존자의 적극적인 치료 후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암생존연구회는 암 생존자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데이터 축적, 근거 중심의 학문적 기반 마련 등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또한 장기 암 생존자에 대한 개념 정리와 암 생존자 관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 등도 연구회가 해결해야 할 몫이다. 특히 연구회의 역할 중 암 생존자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장기적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보건복지부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국가 차원의 암환자 정보를 갖고 있는 정부기관과 함께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한 이유다. 김 회장은 “암 생존자에 대한 근거중심의 데이터를 만들고 무엇이 필요한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련 정부 기관과 연구회가 함께 공동연구를 수행하거나 데이터 산출 등을 함께 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암생존연구회는 국내의 암 생존자 관리 가이드라인과 교육프로그램을 구체화시키고, 지역사회 일차의료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암 생존자 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제도화한다는 것도 목표이다.
김성 회장은 “이러한 활동을 통해 장기 암 생존자 관리에 대한 보험수가와 관리지침 개발, 암 전문의와 일차의료기관과의 연계를 통한 효율적인 암 생존자 관리와 네트워크 구축, 국가 차원의 암 생존자 데이터 축적을 통한 연구 활성화 등이 모두 암생존연구회가 해야 할 일”이라며 “이를 위해 국가 차원의 장기 암 생존자 관리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넓히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암 생존자 관리는 시스템과 인식변화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암환자 스스로가 자신의 치료와 관리를 위한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며 “환자 스스로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의사결정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치료 후 삶의 질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