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병원 유광하 교수 “COPD 조기진단 관리해야”

건국대병원 유광하 교수 “COPD 조기진단 관리해야”

기사승인 2016-10-15 12:56:20
[쿠키뉴스=송병기 기자]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인지도가 낮아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고 있지 못한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10대 사망 원인(2012년) 중 COPD 사망자는 310만명으로, WHO는 전 세계 사망원인 3위로 지목하기도 했다.

또한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에 의하면 COPD는 국내 사망 원인 6~7위에 해당된다. 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40세 이상 성인의 COPD 유병률은 14.6%였다. 이 중 남성 유병률은 23.4%로, 여성의 7.9%보다 3배 가량 높았다. 즉 40세 이상 성인 남성 5명 중 1명꼴로 COPD 환자라는 것이다. 문제는 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아 진단율이 높지 않아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시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 주 원인은 담배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COPD진료지침개정위원회가 2014년 발표한 COPD 진료지침에 따르면 COPD는 비가역적인 기류제한을 특징으로 하는 폐질환으로 만성염증에 의한 기도와 폐실질 손상으로 정의된다. 원인은 흡연과 실내와 대기오염, 사회경제적 상태, 호흡기감염 등 외부요인과 유전자·연령·성별·기도과민반응·폐성장 등 숙주인자의 상호 작용 등이다.

유광하 건국대병원 진료부원장(사진·호흡기내과 교수)은 “COPD는 질환 발병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지 않는다. 즉 회복이 되지 않고, 증상 발현과 상관없이 계속 질환을 갖고 살아가게 된다는 점에서 만성이다. 또한 폐쇄성은 기류 제한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담배와 유해가스 등에 의해 기관지에 염증이 생겨 기류 제한이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진단은 폐기능 검사로만 가능하다. COPD 진단 시 중요한 요인은 나이와 흡연력이다. 하지만 국내 유병률에서 보듯이 의료기관에서 COPD 환자의 조기 발견은 쉽지 않다.

유 부원장은 “결핵및호흡기학회가 10년 이상 흡연 병력이 있는 40세 이상 1차 의료기관(동네의원) 진료 경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기침·호흡곤란·가래 중 하나의 증상만 있어도 대학병원에서 폐기능 검사를 한 결과 대상자의 23%가 COPD 환자였다”며 COPD에 대한 질환 인지도가 낮은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상급종합병원에서 폐기능 검사를 하는 비율은 78%인데, 개인병원은 37%였다. 폐기능 검사는 기사만 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병원에서는 폐기능 검사를 쉽게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유광학 부원장은 “COPD 조기발견을 위해 개인병원에서 폐기능 검사를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며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6초만 세게 불면되는 ‘간편 폐기능 검사’가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조기 진단과 적극적 관리·치료 중요

COPD는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받으면 증상 관리가 잘 되는 질환이다. 치료 방법으로는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가 있다. 중증인 경우 두 가지 치료가 병행되고, 경증은 비약물치료를 한다. 비약물치료의 대표적인 방법은 금연이고, 운동과 재활 등도 있다. 독감과 인플루엔자 백신 예방접종도 해당된다.

유광하 부원장은 “COPD는 치료를 받으면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고, 환자의 삶의 질도 개선된다”며 치료의 가장 첫 번째 방법으로 ‘금연’을 꼽았다. 특히 유 부원장은 “COPD 환자가 스스로 숨이 차지 않는다고 여겨 치료와 관리를 소흘히 하거나 질환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몸 상태가 계속 나빠지고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COPD와 천식 등 만성하기도질환 치료제는 모두 흡입약물이다. 적은 용량으로 폐에 직접 약물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 부원장은 “흡입약물은 질환이 있는 장기에 바로 작용해 빠르면 3분, 아무리 길어도 1시간 이내에 약효가 나타나는 속효성”이라며 “체내에 남는 약물 농도가 적고, 해당 장기에만 약물이 전달돼 부작용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흡입약물의 경우 환자에게 사용법을 올바르게 교육시켜고, 잘 사용하는 지 관찰해야 한다. 그러나 1차의료기관(동네의원)의 경우 시간이 많이 소요돼 약물 처방이 잘 이뤄지지 않거나, 사용법 교육이 시행되지 않는 경우도 많아 환자들의 약물 사용률(복약순응도)이 낮을 수밖에 없다.

실제 결핵및호흡기학회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에서 1년에 COPD 환자를 500명 이상 보는 비율은 80%였다. 반면, 개인병원에서 1년에 COPD 환자를 10명 미만으로 보는 비율은 81%, 10명 이상 보는 비율은 18%였다. 개인병원에서는 COPD 환자를 거의 보지 않는 것이다.

유 부원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 의사들에게 사명감만을 강조할 수는 없다. 300만명에 달하는 COPD 환자를 관리하고 흡입약물 사용을 장려할 수 있도록 비용적인 보상이 따라야 한다”며 “흡입제 사용 교육에 대한 건강보험수가가 필요한 이유”라고 역설했다. 또한 유 부원장은 조기발견을 위해 40세와 66세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에 폐기능 검사를 포함시켜, 고위험군 환자는 폐기능 검사를 필수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결핵및호흡기학회 조사에 의하면 1년간 COPD 환자들이 1인당 300만원 정도의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COPD는 의료비용 부담이 높고, 고령화로 환자들이 증가할 전망이다.

유광하 부원장은 “국내 COPD 환자는 대략 300만명에서 32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실제 치료를 받는 환자수는 이보다 적어 더 많은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계와 학계, 정부가 좀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COPD는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이를 통해 향후 질환 악화와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 현재까지 흡연을 10년 이상 한 40세 이상인 분들이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일단 병원에 내원에 폐기능 검사를 받아보기를 권한다”고 당부했다.

songbk@kukinews.com
송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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