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설사와 복통, 이유는 ‘염증성장질환’?

잦은 설사와 복통, 이유는 ‘염증성장질환’?

기사승인 2017-05-22 00:05:00
[쿠키뉴스=송병기 기자] 설사 증상이 지속되면 사람들은 흔히 장염을 떠올린다. 일반적으로 장염은 바이러스나 세균이 원인인 감염성 장염을 일컫는데 발열과 복통을 동반한다. 감염성 장염은 자연적으로 호전되고 심한 경우라도 항생제 치료를 시행하면 비교적 빨리 치료된다. 

최근 만성적인 복통, 설사, 혈변 등을 나타내는 만성 염증성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환자가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꾸준히 늘고 있다.

만성 염증성장질환은 장내 세균을 포함한 인체 외부의 자극에 대해 몸이 과도한 면역반응을 보이면서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희귀난치성질환이다. 최근 20~30대 젊은층 환자가 늘고 있다.

만성 염증성장질환은 유사하지만 서로 다른 특징을 갖고 있는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 두 가지 질환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궤양성대장염이 크론병보다 더 흔하다. 

경희대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 김효종 센터장은 “궤양성대장염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에 아주 드물었다. 현재 국내 궤양성대장염 유병률은 인구 10만명당 30.87명 정도로 추정되는데 20대~30대의 비교적 젊은층에서 자주 발생하고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자주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궤양성대장염은 대장 점막 또는 점막하층에 국한된 염증을 특징으로 하는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성장질환이다.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는 혈성 설사와 변을 참지 못해 급히 화장실을 찾는 대변절박증, 복통 등이 주요 증상이다. 

유전이나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며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지만 북미와 북유럽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다. 인종별로는 유태인과 코카시안에서 발생이 많고 동양인은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남유럽과 우리나라를 포함하는 아시아 국가, 그리고 다른 개발도상국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 궤양성대장염 환자의 1.6~2.0%는 궤양성대장염의 가족력이 있으며, 이는 서구에 비해 낮지만 궤양성대장염 환자의 가족에서 궤양성대장염 발병 위험도는 일반인에 비해 14.2배로 서구와 비슷한 수준을 보인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여러나라에서는 서구화된 식생활이 궤양성대장염 증가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는 연구들이 많다. 이런 식습관을 통해 장에 흡수되는 물질들이 아시아인의 장 속에 분포하는 미생물들과 조화하지 못해 장을 공격하는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실제 정제설탕이나 패스트푸드, 마가린 같은 고당질 고지방 식품을 많이 먹으면 궤양성대장염 발생이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김효종 센터장은 “일반적으로 대장내시경을 50대 이후 대장암 검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검사로 생각해 젊은 사람들은 필요한 데도 지나치는 경향이 있다. 나이나 성별을 떠나 복통이나 설사가 4주 이상 지속될 때나 혈변이 보일 때는 주저 없이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대장내시경검사를 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songbk@kukinews.com
송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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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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