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을 곳이 없으니 충남 당진에서도 분만을 하러 와요. 서울 서남권 중심부에 위치한 구로병원이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로 선정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고려대 구로병원이 지난 2월 보건복지부로부터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로 지정됐다.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는 지역 내 고위험 임산부의 임신부터 출산 이후까지 산모 및 태아‧신생아를 관리하는 전문 센터다. 이에 따라 병원은 총 30억 원의 지원금을 통해 첨단 장비, 시설, 전담인력 등을 확충할 예정이다.
오민정 고려대 구로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장(산부인과 교수)은 붕괴되고 있는 분만인프라 속에서 임산부와 신생아의 생명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기관이 서울 서남권역 중심 지역에 구축된 것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저출산 현상이 지속되면서 서울 지역의 분만기관수는 2014년도 118개에서 2016년 105개로 점점 감소하고 있다. 특히 고령 산모 및 고위험 신생아가 늘고 있지만, 신생아 중환자실 수 대비 신생아 집중치료실은 부족한 상황이다.
반면 구로병원은 분만건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고위험 산모 분만 역시 2017년 55%에서 2018년 62%, 현재 70%로 증가해 권역 내 고위험 산모, 태아 치료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2012년 분만실 고위험임신 실태조사에서의 전체 평균 42.8%보다 월등히 높은 비율이다.
오민정 센터장은 “구로구, 광명시, 금천구, 영등포구, 양천구, 관악구, 동작구, 강서구 등 서울 서남권역 내 15~49세 가임기여성 인구는 약 82만 명이고, 주변의 부천시, 안양시, 시흥시의 46만명을 포함하면 서울시와 경기도 가임기 여성의 21.3%을 차지한다”며 “병원이 서남권 중심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권역 내에 어느 곳과도 30분 내로 응급 이송이 가능하며, 경기도 권역 이송도 유리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포국제공항, 인천항, 서해안고속도로, 경부선·경인선 철도와 전철 1·2·7호선, 경인·경수국도가 연계하는 교통의 요충지에 위치하고 있어 충남 당진에서도 분만을 하러 온다”며 “지역 내 고위험 산모 및 중증 신생아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시설 및 체계가 미흡한 상황에서 구로병원은 서울 서남권역 내에서 신생아 중환자실을 20병상 규모로 운영하고 있는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이라고 강조했다.
구로병원은 고위험임산부 집중치료실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는 것은 물론, 신생아 세부전문의 2인이 근무해 전문의 1인당 6.7 병상의 진료역량을 갖추고 있다.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 후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도 소아청소년과 각 분과 및 타과의 협진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미숙아 합병증과 관련해 소아 심장, 소아 신경, 소아 내분비, 소아 호흡기의 분과와의 협진이 과내 프로토콜화 되어 진행되고 있으며, 소아 신장 및 소아 소화기영양 분과와도 원활한 협진으로 신생아 진료의 질을 높이고 있다.
오 센터장은 “병원은 분만 후 발생하는 산후출혈에 대한 치료 프로토콜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으며, 권역 내 산부인과병원에서 발생하는 산후출혈 산모에 대한 치료를 담당하고 있다”면서 “서울은 국내 모성사망률의 10~19%를 차지할 만큼 높은 모성사망률을 보이는데, 대부분 과다출혈이 문제가 된다. 이에 따라 구로병원은 지역 주변 산부인과병원과 핫라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원된 산후출혈 산모에 대한 빠른 치료를 위해 구로병원 권역응급센터 및 영상의학과, 중환자외상외과와 통합치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센터 지정 이후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를 우리가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으로 조금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작은 행위 하나도 환자들에게는 위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병원 의료진들에게는 긴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10년간 총 30억원을 지원 받는데, 이를 통해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