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의 괴리, 분양시장 ‘활활’ 주택·상업용부동산 위축

기사승인 2020-05-2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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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도권 청약시장의 열기는 뜨거워지고 있다. 서울 뿐만 아니라 수도권 지역에서도 수십대 1의 청약률을 기록하는 신규 분양 단지가 등장하고 있다.

반면 주택시장과 상업용부동산 시장은 위축되고 있다. 서울 강남권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아파트값(올해 4월 기준)이 8년 만에 월간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한 현재 오피스 및 상업용부동산 시장도 고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위축이 부동산 및 금융 부문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 분양시장 ‘활황’, 주택·상업용부동산 ‘불황’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분양시장과 주택시장이 상반된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대면 접촉이 어렵다는 우려를 깨고 최근 분양한 신규 아파트는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이달 20일 진행한 대구 '힐스테이트 대구역 오페라' 1순위 청약은 평균 14.5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마감했다. 이어 대우건설의 ‘광명 푸르지오 센트베르’도 1순위 평균 8.9대 1를 기록했고, 제일건설의 ‘제일풍경채 레이크시티’도 1순위 3.9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기승을 부렸던 지난 3월 말에도 청약 시장 열기는 뜨거웠다. 지난 3월 24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804가구 모집에 5만8021명이 몰리며 72.16대 1로 1순위에 마감됐다.

반면 주택시장과 상업용 부동산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았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에서 지난 4월 서울 강남권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아파트값이 8년 만에 월간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강남 3구의 아파트값은 지난달 0.63% 하락, 2012년 11월(-0.63%) 이후 8년 만에 월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하며 서울 전체 시세를 끌어내렸다.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지난 4월 0.17% 하락해 지난해 5월(-0.04%) 이후 11개월 만에 하락으로 전환했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위원은 “코로나19에 따른 거시경제 위축과 대출과 세금부담증가, 총선결과(여당 압승)로 규제강화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상업용부동산 시장도 위축된 상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 4월 서울지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전월대비 하락했고, 임대수익률도 떨어지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오피스 시장도 크게 위축됐다.  상가정보연구소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3∼4월 전국에서 거래된 업무용 부동산은 전년동기(595건) 14.6% 감소한 508건이었다.

직방 함영진 데이터랩장은 “전통적으로는 저금리에 운영수익을 쫒는 수익형부동산의 선호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상가는 코로나19로 인한 영업환경 악화와 최저시급 인상 부담, 상가임대차보호법 강화 등으로 수익률 제고가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어 “오피스텔도 공급과잉으로 인한 임대수익률 하락문제가 있어 코로나19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원갑 수석위원도 “언택소비에 따른 오프라인 상권 위축 오피스프리로 사무실 수요 감소에 실물경기 냉각으로 위축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의 괴리, 분양시장 ‘활활’ 주택·상업용부동산 위축

◆ 코로나19 여파 실물경제 부담 확대…부동산 시장도 전이되나

문제는 코로나19 충격이 장기화 될 경우 부동산 시장의 위축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물경제 악화가 부동산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고, 최악의 경우 금융위기까지 초래할 수 있다. 

국토연구원은 ‘코로나19가 가져온 부동산시장 충격과 대응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거시경제 충격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폐업과 실직자 증가가 주택시장의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코로나19가 장기화 될 경우 자영업자 폐업과 특정산업의 피해누적이 유동성 부족(실직에 따른 결과)으로 이어지고 이는 주택 매물과 경매를 늘어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가계부채는 지난 몇 년간 빠르고 꾸준하게 증가해 2019년 말 기준, 1600조원 수준이고 이 가운데 주택 담보대출이 840조원을 차지한다. 

직방 함영진 데이터랩장은 “코로나19로 금융권의 리스크가 부각된다던지, 2분기 경기 및 산업실적 지표가 상당히 어두워진다면 부동산 자산시장도 거래량 감소나 가격조정의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향후 코로나19로 인한 실물타격이 어느 정도 진화되고 금융권의 시스템 리스크가 크게 확대되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에서 다소 유리한 부동산 자산이 안전자산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말했다.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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