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거 따로따로" 각자대표 체제 꾸리는 증권사들...효과는?

기사승인 2020-05-27 05:35:00
- + 인쇄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1인대표 체제에서 각자대표 체제로 변모하는 증권사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전문성을 갖춘 대표들이 업무를 분담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장점 덕에 트렌드가 되어간다는 평가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내달 1일부터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기존 유창수 대표이사 체제에 고경모 대표를 선임해 2인 체제로 가는 것이다. 고 대표는 유진투자증권의 부사장으로 근무해왔다. 유창수 대표는 금융계열사 전반의 전략을 총괄하고, 고경모 신임 대표는 유진투자증권 경영총괄을 맡을 예정이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증권업계 트렌드가 각자대표 체제로 가는 추세다. 업무분담을 통해 전문성에 기반한 빠른 의사결정과 효율적인 경영이 가능해서다"라며 "새로 공동대표를 맡으시는 고 대표는 그동안 부사장으로 영업과 관리분야를 맡으시며 전문성을 키우셨다. 각자대표 체제 하에서 유진투자증권이 더욱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통상 기업은 대표이사 1인 체제로 운영되지만, 대표이사를 여러명 두고 분야를 나눠 맡도록 할 수도 있다. 각자대표 체제 하에서 대표는 서로 분야를 나눠서 맡고 각기 사업 결정과 추진 권한을 갖는다. 얼핏 공동대표체제와 유사하지만, 다른 대표들의 동의 없이도 맡은 분야의 총괄 권한을 갖는 점에서 다르다. 공동대표 체제에서는 대표이사간에 합의를 거치고 의사결정을 해야한다.

유진투자증권 외에도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는 증권사들은 또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최현만 부회장이 경영혁신·글로벌·디지털 분야를 맡고, 조웅기 부회장은 IB·트레이딩·홀세일 등을 맡고 있다. KB증권도 박정림·김성현 각자대표 체제다. 김 사장이 IB를, 박정림 사장은 WM를 나눠서 각각 총괄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김해준 단독 대표 체제였던 교보증권도 지난 3월부터 박봉권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면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밖에 KTB투자증권(이병철·최석종 대표)과 신영증권(원종석·신요환)도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 중이다.

증권사들이 각자대표 체제를 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장대응의 효율성이다. 각자대표가 분야를 나눠 역점을 두고 경영함으로써 시장 환경에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업무 영역이 넓어지면서 각 분야에 맞는 전문성과 의사결정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분담 체제를 통해서 더 효과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ysyu1015@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