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재개발재건축)계 왕자' 현대건설..."이름값 하겠다"

기사승인 2020-07-06 06: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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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재개발재건축)계 왕자' 현대건설...
사진=현대건설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현대건설이 2020년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 타이틀을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재개발 최대어라고 불리는 약 2조원 규모의 용산 한남3구역 재개발 수주를 거머쥐면서 2위와 격차가 2배 이상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1위였던 본인의 기록을 한 단계 더 뛰어넘은 성적이기도 하다.

업계는 주요 재개발·재건축사업이 상반기 몰려있던 만큼 연말까지 순위 변동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은 하반기에도 최선을 다해 수주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등으로 해외사업이 상당부분 연기된 만큼 국내 주택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1위 타이틀 ‘굳히기’.“현대건설의 최고의 기술력과 경험 그리고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남3구역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았다” (윤영준 현대건설 주택사업 총괄대표)

지난 6월 21일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현대건설은 결선투표에서 과반이 넘는 1409표를 받아 시공사에 최종 선정됐다. 한남3구역 재개발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686일대에 지하 6층∼지상 22층, 197개 동, 5816가구(임대 876가구 포함)와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 예정 가격만 1조8880억원에 달해 역대 재개발 사업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관련 업계에선 현대건설이 탄탄한 자금력을 내세워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실제 현대건설의 대안설계 공사비는 1조7377억원으로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 예상가격 1조8880억원보다 1503억원 가량 낮았다.

또한 업계 최상위 수준인 신용등급을 보유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수수료 등 총 1090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조합원 환급금 계약 시 50% 즉시 지급, 분담금 입주 1년 후 100% 납부, 단지 내 상가에 현대백화점 입점도 조합원의 표심을 모으는 데 기여했다.

총회 현장에서 만난 한 조합원은 “기술력은 세 건설사 모두 비슷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무엇보다 공사비가 가장 낮았고 합리적이라 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현대건설은 정비사업 총괄상무가 실제 조합원임을 밝힘으로써 표심을 더욱 얻기도 했다. 윤영준 총괄대표와 김태균 정비사업 총괄상무는 1차·2차 설명회에서 “우리도 집을 가진 조합원이다. 내 집을 짓는 심정으로 한남3구역에 명품 아파트를 짓겠다”고 조합원을 설득했다.
'재(재개발재건축)계 왕자' 현대건설...
사진=안세진 기자


“박동욱 사장, 쏴롸있네”

업계는 올해 현대건설이 정비사업 1위 타이틀을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거머쥘 거라 보고 있다. 현재까지 현대건설의 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3조4450억원이다. 

수주 규모가 제일 큰 이번 한남3구역을 포함해 ▲서울 용산구 신용산역 북측제2구역 도시환경정비(3037억원) ▲서울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건축(1686억원) ▲부산 범천1-1구역 도시환경정비(4160억원) ▲대전 대흥동 1구역 재개발(853억원) ▲서울 장위11-2구역 가로주택정비(402억원) ▲강원 원주 원동나래구역 재개발(2080억원) ▲서울 제기4구역 재개발(1589억원) ▲부산 반여3-1구역 재건축(2441억원) ▲대구 도원아파트 가로주택정비(824억원) 등에서 수주권을 확보했다.

이는 다른 10대 건설사와 비교해도 괄목할 만한 성과다. 올해 현재 정비사업 수주액 1조원 이상은 네 곳뿐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한남3구역 수주권 확보로 기존 1위였던 롯데건설(수주액 1조5887억원)을 훌쩍 제치고 수주실적 1위에 올라섰다. 이어 ▲삼성물산 1조487억원 ▲현대엔지니어링 1조23억원 ▲대림산업 5387억원 ▲포스코건설 4168억원 ▲GS건설 3287억원 ▲SK건설 3030억원 ▲HDC현대산업개발 2941억원 ▲호반건설(500억원) 등의 순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한남3구역 수주로 인해 현대건설은 올해 정비사업 수주 실적 1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반기에는 정비사업 물량이 상반기에 비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현대건설이 한남3구역을 수주한 것은 박동욱 사장의 공이 컸다는 평가다. 실제 박 사장의 취임 첫해인 2018년, 현대건설은 연간 1조4436억원의 수주 실적으로 5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9년 2조8322억원으로 업계 1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3조4450억원의 수주고를 쌓은 것.

이를 위해 박 사장은 그동안 정비사업 인재 영입에도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이번 한남3구역 수주전에 삼성물산 주택사업부 출신인 도시정비기획팀장을 투입했으며, 올 1월에는 경쟁사인 GS건설로부터 도시정비팀장을 영입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다.

현대건설 경영지원본부 홍보실장 한성호 전무는 “좋은 일들인 만큼 내부적으로도 분위기가 좋다”면서 “모든 기업들이 그러한 것처럼 업계에 능력 있는 분들을 모셨다.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늘 하던 대로 최선을 다해 수주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현재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해외사업은 모두 연기되고 있는데, 그만큼 국내 사업에 집중할 필요를 느낀다”고 포부를 밝혔다.

asj0525@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