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하십니까] “아동 성착취범 천국될 것” 강영수 판사, 대법관 자격 박탈 청원

정진용 / 기사승인 : 2020-07-08 05: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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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난 3월 시민들이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월컴 투 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24)에 대한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한국 법원이 거부했습니다. 판결을 내린 서울고법 형사20부 재판장 강영수 부장판사에 대한 분노 여론이 거셉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강 판사의 대법관 후보 자격 박탈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은 등록된 지 하루 만인 7일 오후 4시 기준 동의 인원 34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손정우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약 2년 8개월간 W2V를 운영하면서 4000여명에게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공하고 대가로 4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챙긴 인물입니다. W2V에는 생후 6개월 영아에 대한 성착취 영상물까지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장 인기 있는 검색어는 ‘%2yo’(2세), ‘%4yo’(4세) 등이었습니다. 이로써 손정우는 최대 징역이 20년에 달하는 미국 법무부의 기소는 피해가게 됐습니다. 1년6개월 복역을 이미 마친 손정우는 바로 같은날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청원인은 손정우가 받은 형이 계란 한 판을 훔친 생계형 범죄자가 받은 형인 1년8개월보다도 적다고 분노했습니다. 청원인은 “국민 여론에 반하는 기본적인 도덕심에 반하는 판결을 내리는 이 같은 자가 감히 대법관 후보 자격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죠. 그러면서 “이런 판결을 내린 자가 대법관이 된다면 아동 성착취범들에게 그야말로 천국이 될 것”이라고 분노했습니다. 

미국 송환 불허 결정을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간 법원은 정치적 사건이 아니면 대부분 외국 정부로의 인도를 허가해왔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4년부터 2018년까지 법원 인도심사가 진행된 사건은 52건입니다. 이 가운데 법원은 6건을 제외한 모든 사건에서 범죄인 인도를 허가했습니다. 법원이 인도를 거절한 5건은 정치적 성격을 지녔거나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이죠.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쳐.
특히 결정문에서 ‘손정우가 한국에 있어야 아동 청소년 대상 성착취를 발본색원할 수 있다’는 문장은 많은 이들에게 분노를 샀습니다. 시민단체 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원회는 전날 성명을 내 “우리는 사법부가 해당 문장을 진심으로 쓴 것인지 궁금하다”면서 “한국 사법부와 경찰은 W2V 한국인 이용자 223명에게 이미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고 손정우가 구속될 수 있었던 것도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 소속 판사가 구속 영장을 발부했기 때문”이라고 짚었습니다.

이어 “W2V건은 이미 판결과 형이 끝난 사건인데 이런 상황에서 수사 지장이니 범죄 예방을 늘어 놓는 것은 궤변”이라며 “해당 판결문은 한국의 사법부가 못하는 단죄를 미국 사법부가 한다는 불명예를 피하기 위한 견강부회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꼬집었습니다. SNS상에서는 이미 ‘사법부 판결은 솜방망이’ ‘사법부도 공범’ 해시태그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번 판결은 사법부를 향한 높아질 대로 높아진 불신에 그야말로 기름을 부었습니다. 얼마전에는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제작한 남성이 고도비만 등 ‘외모 콤플렉스’를 이유로 감형 받은 판례가 알려져 여론이 들끓기도 했죠. 또 지난 3월에는 n번방 참가자 ‘태평양’ 이모(16)군 사건 담당 재판부가 교체됐습니다. 사건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형사20부 단독 오덕식 부장판사가 지난 2018년 가수 고(故) 구하라씨를 불법 촬영, 폭행.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최종범씨 1심 재판에서 불법 촬영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고(故) 장자연씨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던 전 조선일보 기자에게 무죄를 선고하는 등 이력이 문제가 됐기 때문입니다. ‘오 부장판사의 자격 박탈을 청원합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은 46만6900명이 동의했습니다.

‘“한국에서 처벌받게 해주세요” 2020년 한국의 현 주소다’ 한 네티즌이 SNS에 올린 글입니다. 외신마저 “한국의 검사들은 배가 고파서 달걀 18개를 훔친 남성에게 18개월 형을 요구한다. 이것은 세계 최대 아동 포르노 사이트를 운영한 손정우와 똑같은 형량”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의 분노는 비단 강 판사 개인만을 향한 것은 아닐 겁니다. ‘지금까지 국가는 성범죄와 여성 대상 범죄를 저지른 남성들에게 한없이 관대하고 따사로웠다’는 시민단체의 일침처럼 결국 한국의 사법 시스템 전체를 겨냥하고 있는 것이겠죠. 시스템을 고치지 않으면 제2의 인물이 불명예스럽게 청와대 청원에 이름을 올리는 건 시간 문제가 아닐까요.

여러분은 청원에 동의하십니까.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