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min] '라그나로크 오리진' 한 번 더 속아볼까

강한결 / 기사승인 : 2020-07-14 07: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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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나로크 오리진'. 사진=그라비티 제공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하루에도 수십 개의 신작 모바일 게임이 쏟아지는 세상이다. 골수 게이머가 아닌 라이트 유저의 경우 출시된 모든 게임을 플레이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근 모바일 게임의 흥행 여부는 30분 플레이 후 판가름 난다고 한다. [30min]에서는 쿠키뉴스가 30분 동안 신작 게임을 플레이하고 받은 간략한 인상 등을 소개한다. 

2001년 출시돼 지금까지도 서비스 중인 '라그나로크 온라인'는 한국게임사에 큰 족적을 남긴 작품이다.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블랙스미스, 알케미스트 등 이채로운 직업군으로 기존 MMORPG와 차별점을 강조한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자신의 '최애'로 뽑는 유저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라그나로크'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게임들은 원작만큼의 인기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7일 '라그나로크 오리진'이 출시되기 전까지 그라비티가 원작 IP를 기반으로 제작한 게임은 모두 33종. IP의 저력을 보여주는 사례지만, 너무 우려먹어서 '사골'이란 뼈아픈 비판도 받았다.

하지만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오리진' 출시 이전부터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면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랜만에 나온 호언장담에 유저들도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는 노래 제목처럼 "마지막으로 한번 속아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론만 말하면 이번엔 조금 다른 것 같다. 그동안 느꼈던 실망감보다는 기대감이 조금 더 크다.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어땠을까.



▶ '옛 감성' 담긴 그래픽은 훌륭… 원작 고증도 준수

'라그나로크 오리진'의 최대 강점은 그래픽이다. 원작과 달리 풀 3D로 구현했지만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감성은 그대로 이식했다. 아기자기한 캐릭터, 파스텔 톤의 화사한 색감 등 그 시절 아날로그 감성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새롭게 개편된 UI와 아이콘도 원작의 색채를 최대한 살리려고 한 것이 눈에 띈다.

노비스에서 시작해 추후에 직업을 고르는 등 원작 고유의 요소에도 충실했다. 20레벨을 달성한 이후 소드맨, 매지션, 어콜라이트, 씨프, 아처, 머천트 등 직업을 고르는 부분도 똑같이 재현했다. 직업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유저들에게 각 클래스의 스킬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친절함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1, 2차에 거쳐서 단계별로 퀘스트를 이행하고 전직하는 문법도 그대로 담아냈다.

카드 슬롯과 카드 시스템 등, 원작의 여러 핵심 요소도 확실히 계승했다. 길드 콘텐츠, 파티 플레이 던전과 도전 등의 요소를 비교적 초반부터 공개하면서 서로 채팅하고 소통하며 플레이하는 '라그나로크의 아이덴티티'도 잘 살렸다. 몬스터 타격 시 데미지가 뜨는 특유의 타격감도 나쁘지 않았다. 스킬을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수동전투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고심한 모습도 보였다. 자동전투를 할 때 캐릭터는 몬스터에게 무작위로 스킬을 사용한다. 반면 수동전투를 진행할 때는 플레이어가 몬스터를 한 곳으로 모은 후 광역스킬을 써서 한꺼번에 사냥할 수도 있다. 손맛을 즐기는 유저도 충분히 배려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스토리 몰입 방해하는 자동 '퀘스트'… 생각보다 압박 큰 피로도 시스템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스토리를 알기 쉽게 풀어주는 컷신과 퍼즐 요소가 가미된 퀘스트와 던전 등으로 플레이어의 흥미를 높였다. 1차전직 때 '발키리'와 만나 세계관에 대한 설명을 듣는 부분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메인 퀘스트 라인으로 플레이어에게 스토리를 알려주는 부분 역시 만족스럽다. 퀘스트의 일부인 기사단장과의 만남, 빌런 집단과의 첫 조우도 컷신을 통해 스토리의 몰입도를 높였다. 

하지만 자동 퀘스트, 자동 이동 시스템이 플레이어가 스토리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한다. 물론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게임은 오토 시스템을 탑재한다. '라그나로크 오리진'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정성들여 만들어 놓은 스토리를 감상하는 대신 어쩔 수 없이 스킵버튼을 연타하며 컷신을 넘기는 부분은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스토리를 퀘스트 과정에 조금 더 자연스럽게 녹여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지울 수 없다.

피로도 시스템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플레이어는 필드 전투 시 전투시간을 계산해 2시간을 채우기 전엔 몬스터들로부터 경험치와 보상을 얻을 수 있으나, 2시간이 넘어가면 탈진 상태가 돼 경험치와 아이템을 획득하지 못한다. 첫 30분동안은 피로도의 압박감을 직접적으로 느끼지 않았지만, 향후 1시간 이상 플레이를 하다보니 파밍이 중요한 게임 특성상 압박이 생각보다 크게 다가왔다. 



▶ 30분 플레이 소감과 별점은? (5점 만점)

3.5점. 나쁘지 않다. '라그나로크 온라인'에 대한 추억을 가진 유저들에게는 한번은 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게임임에는 분명하다. 다만 피로도 시스템으로 -1점. 잘 만들어 놓은 스토리를 퀘스트 라인에 제대로 녹여 내지 못한 아쉬움으로 -0.5점. 

▶ 한 줄 평

일단 시작은 성공, 장기흥행 위해서는 '원작 뽕'이 빠질 때를 대비해야.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