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IT기업] "디지털콘텐츠 외길, 증강현실 교구로 실현했죠" 이상준 플레이큐리오 대표

구현화 / 기사승인 : 2020-07-14 05:01:09
- + 인쇄

국내 넘어 해외까지...미래가 더 기대되는 디지털 콘텐츠 스타트업

이상준 플레이큐리오 대표.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디지털 콘텐츠만 13년 외길을 걸었죠. 이제는 내 이름을 걸고 사업을 하고 싶었어요."

지난 6일 서울 상암동 사무실에서 만난 이상준 플레이큐리오 대표(40)는 이렇게 말하며 사람 좋은, 건강한 웃음을 지었다. 2009년 국내에 스마트폰이 상륙하면서 처음으로 '어플리케이션 마켓'이 생겼고, 모바일 시대가 열렸다. 이른바 '앱'이 개화하던 시기부터 YBM, 교원, 한솔 등 쟁쟁한 디지털콘텐츠를 만들어 오던 이 대표는 이 분야의 장인이다. 그런 그가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고자 회사를 차리게 됐다. 

증강현실을 기반으로 한 '딕셔너리팝', '파닉스팝', '월드맵'은 이 회사의 대표 제품이다. 영어 단어카드에 전용 앱을 인식시키면 글자가 살아서 움직이고, 음성과 예문, 퀴즈로 놀면서 익히게 하는 증강현실에 기반한 디지털 콘텐츠 교구다. 실제로 기자도 체험해 보니 카드에서 튀어나오는 증강현실 콘텐츠 자체가 아이들의 흥미를 단박에 끌 것처럼 생생한 모습이었다. 

"초창기에는 단어카드 추천, 조카 선물, 세이펜 호환 제품, 이런 걸로 유입이 되더니 금년부터는 '딕셔너리팝'이나 '파닉스팝'이라는 상품명을 검색해서 사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 있어요. 지금은 20~30% 정도는 검색을 해서 오는데, 입소문이 나서 어디선가 들어가지고 검색을 해봤다는 거니까. 유의미한 성과 중 하나예요." 이 대표가 자신감 있게 말했다. 

이 대표는 플레이큐리오 제품이 입점된 오픈마켓의 상품평을 챙겨 본다고 했다. 처음 플레이큐리오가 옥션과 지마켓에 단독 입점되어 팔리기 시작했는데, 제품을 산 사람들이 4점 넘는 평점을 줬다. 유아제품의 평점이 4.5점을 넘기가 쉽지 않다며 이 대표가 귀띔했다. 이 대표는 직접 상품평들을 하나하나 보여주며 보완할 점들은 바로바로 보완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메뉴 버튼이 손가락을 따라다니는 방식으로 구현한 딕셔너리팝 초기작에서 버튼을 누르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버튼 고정을 하게 됐단다.

"원래 다니던 회사에서 디지털콘텐츠를 했었거든요. 빅스타글로벌이라고, 유아교육 디지털 콘텐츠 전문 회사였어요. 거기서 디지털 사업을 제가 거의 총괄을 했고, 웅진·대교·교원·한솔·튼튼영어 이런 곳들의 디지털콘텐츠를 저희 팀에서 만들었거든요. 그런데 남의 것만 해주다 보니까, 저희 이름을 남기고 싶고. 우리 것 해보고 싶잖아요. 남의 것 너무 잘 만드는데 우리 이름을 남기고 싶잖아요."

자신이 잘 하는 것을 더 잘 해보기로 한 이 대표는 창업을 고려하며 매출을 일으키기 위한 방법을 고심했다. 앱을 유료화하느냐, 콘텐츠를 유료화하느냐였다. 그런데 앱을 유료화하면, 실제로 구매자들이 뭔가를 산다는 감각이 오지 않을 것을 우려했다.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서 단어카드 제품을 팔고, 앱을 무료로 주면 제품에서 매출이 나오고, 앱은 플러스 알파가 되지 않을까 했다. 바로 이게 플레이큐리오가 현재 운영하는 방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하는 창업발전소라고 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예비창업자들이 아이디어를 내가지고 사업자금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에요. 거기서 제가 우수팀까지 선정이 돼서 2500만원을 받았어요. 그걸 가지고 딕셔너리팝하고 월드맵의 샘플을 만들었죠. 그래서 샘플 만들어서 MD들에게 메일을 보낸 거예요." 이 대표는 회상했다. 

지인을 통해 알음알음 MD 풀을 알아보고 제품을 팔아줄 수 있겠느냐는 이메일을 쓴 초보 창업자는 지마켓과 옥션 담당자에게 '독점으로 팔겠다'는 제안을 받게 됐다. 처음 '딕셔너리팝'을 이곳에서 팔았다. 300개 넘는 구매가 일어났고, 이 스코어를 바탕으로 후속제품을 궁리하게 됐다.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라는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받은 지원금으로 '파닉스팝'이라는 후속 제품을 만들었다. 이는 기존에 YBM에서 파닉스 제품을 만들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YBM 제품을 저희가 디지털로 파닉스 제품으로 만들어준 게 있어요. 제가 이걸 라이선스 형식으로 제품에 담아 쓰겠다고 했죠. 큐리오 위드 와이비엠(Curio with YBM)으로요. 거기 나오는 영어 커리큘럼, 발음, 단어선정, 그림 이런 건 YBM 것이고, 저희는 앱을 만들어서 저희가 매출을 돌려주는 구조로 한 거죠." 이 대표가 YBM 콘텐츠를 만들어 주고, 이를 되가져온 셈이다. 파닉스팝은 실제로 YBM콘텐츠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상준 대표가 자사 제품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지금도 플레이큐리오는 다른 회사들과의 협업, 콜라보에 활짝 열려 있는 회사다. 해외 진출도 콜라보 형태로 진출하고 있다. 예컨대 현지에 저작권(IP)을 갖고 있는 회사가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면 플레이큐리오는 어플리케이션에 기반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는 형태다. 실제로 베트남의 EBS인 브이 티비7(V TV7)와는 이미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추진 예정이다. 이외에도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인도, 루마니아(유럽), 뉴질랜드(호주) 등도 올해 9월을 목표로 계약을 맺었다. 다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 사태로 예정된 일정이 조금 미뤄졌다는 전언이다. 

그는 협업에 열려 있는 회사의 특성에 대해 디지털콘텐츠 사업을 운영하던 경험에서 우러난 태도라고 설명한다. "보수적이지 않고, 다른 회사와 손을 잡고 같이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이죠." 이 대표가 말했다. 

매출을 물어봤다. 이 대표는 "작년에는 매출 6.2억을 했어요. 올해는 12억 목표로 하고 있는데 상반기 계약예정된 것만 10억 정도 할 것 같고요. 사실 저희가 원래 하던 전통의 디지털콘텐츠 제작사업으로 매출이 현재 많은 거고, 긍정적으로는 우리 제품이 그 만큼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즉각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하반기 야심작도 미리 살필 수 있었다. 이 대표가 소개한, 따끈따끈한 신제품 '큐리오 사파리(curio safari)'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 포유류, 조류, 곤충을 증강현실로 보여주고 크기 비교까지 할 수 있는 증강현실 콘텐츠다. 특히 다른 증강현실 업체에서 비싸게 팔고 있는 이 콘텐츠를 '역발상'으로 저렴한 가격에 내놓을 예정이라는 귀띔이다.

이 대표의 창업기를 들어보면 단순히 '운이 좋았다'는 것과는 다른 뭔가가 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창업 시작부터 정부 사업에 열심히 참여하며 존재를 '증명해냈다.' 실제로 플레이큐리오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공간지원사업에 선정, AR, VR 특화지구에 입점해 임대료를 안 낸다. 이곳도 인터뷰를 통해 '자기 증명'을 통해 들어온 곳이다. 

그렇다면 플레이큐리오가 일반적인 교구 회사, 증강현실 회사와 다른 독특한 지점과 기여는 뭘까. 이 대표는 인터뷰 중 여러 번 '플러스 알파'를 강조했다. 비슷한 주제의 콘텐츠라도, 다가가는 방법을 다르게 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단어카드에 없는 증강현실 기능을 넣은 것도 그 때문이다. 아이들이 더 생생하게,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재미있게 접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저희는 기존 단어카드에 없는 걸 넣으려 했어요. 예컨대 감정카드를 들면요, 감정을 설명하려면 필요한 게 예문이에요. 단어카드에는 예문이 없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앱에서 예문이 들어가 있잖아요. 단어카드에 없는 것을 상호보완할 수 있는 거죠. 포인트가 그거예요. 플러스 알파가 될 수 있는 기능을 앱으로 넣는 거죠." 

이 대표는 기존의 콘텐츠와 다른 '디지털로서의 가치'도 강조했다. "저희는 디지털로서 가치를 줘야 하잖아요. 그냥 남들이 다 있는 한글영어카드만 하기에는 플러스 알파를 하고 싶고, 디지털로서 원어민 발음을 제공하고, 다양한 언어를 접하게 하고 싶어요."라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 이미 휴대폰이 일상으로 들어온 지금의 인류를 의미하는 말이다. 이 대표는 이미 우리가 '포노사피엔스'로 살고 있고, 이런 세상을 사는 아이들에게 건강한 디지털 콘텐츠를 접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엄마들이 최대한 휴대폰 안 주려고 하잖아요. 그 대신 유익한 걸 볼 수 있게 하는 거죠. 저는 제가 만든 걸 제 아이가 썼으면 좋겠거든요. 아이가 써도 좋은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실제로 8살 아이 아빠인 그가 갖고 있는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포부다. 큐리오(curio)라는 회사명처럼, 호기심 어린 반짝이는 눈으로 디지털콘텐츠에 대한 미래를 말하는 그에게서 콘텐츠 장인으로서의 자긍심 또한 보였다. 

kuh@kukinews.com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