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T1의 세 번째 다이브

기사승인 2020-07-16 19: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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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K] T1의 세 번째 다이브
사진=라이엇 게임즈


[종로=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T1은 지난 12일 팀 다이나믹스전에서 올 시즌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며 패했다. 오브젝트를 반드시 취해야 되는 상황에서도 싸움을 주저하는 T1을 보며 ‘리그오브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팬들은 깊이 실망했다. LCK의 간판이자 상징인 T1이 교전 중심의 메타에 적응하지 못하고 기존의 안정적인 운영 방식을 고집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그로부터 나흘 뒤인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KT 롤스터와 만난 T1은 전혀 다른 팀이 되어있었다. 초반 얻은 이득을 바탕으로 빠르게 스노우볼을 굴려 1세트 승리를 거머쥔 T1은 2세트는 3억제기까지 밀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대역전극을 이뤄내며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2세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교전을 통해 위기를 타개하려는 모습을 보인 점이 고무적이었다. 

T1은 2세트 초반 다이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두 차례나 사고가 났다. ‘커즈’ 문우찬(볼리베어)가 미드 타워 뒤쪽으로 돌아 다이브를 시도하다가 전사했다. 9분께는 ‘스맵’ 송경호(오른)를 잡으려 상단으로 다이브를 시도했다가 ‘칸나’ 김창동(제이스)과 문우찬이 동시에 전사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이미 드래곤을 2개나 내주고, 세 번째 드래곤 출현까지 43초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반전의 계기가 필요했다. T1은 힘이 올라올 때를 기다리기보다, 정면 돌파를 택했다.
[LCK] T1의 세 번째 다이브
15분께 미드 다이브를 시도해 '사일러스'를 잡아내는 장면. 사진=LCK 중계 화면 갈무리


15분께 미니언들을 미드 타워에 밀어 넣으며 ‘쿠로’ 이서행의 ‘사일러스’를 압박한 T1은 정확한 스킬 연계로 사일러스를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T1은 이윽고 하단으로 내려가 ‘오른’을 잡아낸 뒤 드래곤도 덤으로 챙기며 경기 흐름을 뒤집었다. 앞서 두 번의 실패가 있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세 번째 다이브를 시도한 T1의 결단력이 빛난 순간이었다.

경기 후 만난 문우찬은 “이대로 가면 힘들다는 걸 모두 잘 알고 있었다. 그 상황에 맞게 할 수 있는 최선의 플레이를 했다”며 “‘사일러스’가 플래쉬도 빠졌고, 초시계도 없어서 다이브를 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게 잘 들어맞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T1은 29분 전투에서 패퇴한 뒤, 억제기 3개가 모두 철거되는 등 벼랑에 몰렸다. 하지만 38분 열린 한타에서 대승을 거두며 승기를 잡았다.

문우찬은 “초반 다이브 실패로 경기가 힘들었지만 미드 다이브 후 2킬을 올리면서 ‘이길 수도 있겠구나’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며 “(3억제기가 밀렸지만) 상대한테 4용을 내준 것도 아니어서 한타 한 번만 이기면 된다고 생각했다. 한타 승리 뒤엔 한 시름 놨다”고 말했다. 

더디지만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는 T1이다. 올 시즌 최종국면에서의 T1의 위치가 궁금해진다. 
mdc0504@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