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스타벅스 21주년 우산, 그나마 저렴한 가격 4만원에 샀는데 순식간에 판매종료네요.”(출처: 온라인커뮤니티 게시글)
서머레디백에 이어 스타벅스 한정판 우산에 대한 인기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매장이 오픈하자마자 재고가 동이 나는 것은 물론, 2배 올린 가격으로 온라인커뮤니티에 되팔아도 순식간에 판매되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우산 열풍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새벽 줄서기와 터무니 없이 비싼 리셀 가격 등 서머레디백 행보를 그대로 밟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28일 온라인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스타벅스 21주년 기념 우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7일 리셀러(상품을 웃돈을 받고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사람)에게 스타벅스 우산을 구매했다는 한 네티즌은 “우산 예쁘고 괜찮은 것으로 사고 싶어서 스타벅스 21주년 우산 그나마 저렴한 가격인 4만원에 샀는데 사자마자 순식간에 판매 종료됐네요”라며 “5만원 넘게도 파시는 것 봤는데 그나마 싸게 구매했다”고 전했다.
스타벅스 우산은 스타벅스 21주년 기념 MD 상품 중 하나다. 지난 17일 스타벅스는 “개점 21주년을 기념해 출시하는 특별한 MD와 카드를 한정판매한다”고 밝혔다. 기획상품은 머그잔, 글라스, 텀블러, 우산 등이다. 우산과 키 체인은 1인당 2개까지, 그 외 제품은 각각 1인 1개씩 스타벅스 매장에서 구매 가능하다.
섬머레디백·캠핑의자에 이어 심플한 우산 디자인이 소비자 이목을 사로잡았지만,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새벽부터 텐트를 치고 기다리는 소비자부터 터무니없이 비싼 리셀 가격 등 서머레디백과 비슷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점에서다.
서머레디백은 한정 수량으로 생산되는 탓에 각 스타벅스 매장 오픈 시간이 얼마 채 지나지 않아 동이 나기 일쑤였다. 서머레디백 가격은 리셀 가격 16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증정 행사가 종료되는 지난 17일까지 고객들의 쟁취하기 위해 동이 트기 전부터 스타벅스 매장 앞에 텐트를 치는 것은 기본, 이불과 모기약을 들고 줄을 서는 것은 다반사였다.
여기에 사은품 재고가 여유 있는 매장을 찾기 위해 고객 간 눈치싸움이 계속되면서 급기야 스타벅스 섬머레디백 구매 정보 공유 카카오톡 오픈채팅방까지 생겨났다. 섬머레디백 구매대행 서비스도 등장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섬머레이디백을 검색하면 구매대행을 해준다는 채팅방을 확인할 수 있다. 비용은 우체국 택배비, 박스 구입비, 인건비 등을 포함해 약 2만5000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이번 스타벅스 우산도 높은 판매가에 팔리면서 리셀러의 배를 채우고,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가 과도한 비용을 치르게 하는 등 고객의 불편을 초래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모두 돌아가지 않도록 물량을 줄여 '한정판'이라는 이름으로 고객을 현혹시킨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연이은 스타벅스의 과도한 마케팅 때문에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앞서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무시한 채 과도한 경품 지급 행사를 벌인 것은 감염병예방 위반 소지가 있다며 스타벅스코리아 법인 송 데이비드호섭 대표이사를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 사무총장은 “중대본은 서울 및 경기지역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면서 지역사회 감염 차단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정부의 권고수칙을 강력하게 발동했음에도 피고발인은 이를 무시한 채 과다경품 행사를 진행 중”이라며 “소비자의 심리를 이용한 무책임한 커피시장 교란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품 행사에 대한 시스템도 여전히 미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머레디백 스타벅스 여름 e-프리퀀시 이벤트 종료를 하루 앞둔 지난 21일에는 고객이 몰리면서 e-프리퀀시를 확인하는 스타벅스 내부 서버가 다운돼 고객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스타벅스 측은 약 1시간 만에 서버를 복구하는 등의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전문가는 한정판 마케팅이 소비자 선호를 왜곡, 경쟁 본질을 퇴색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허경옥 성신여대 생활문화소비자학과 교수는 “한정판 제품은 소장가치에 희열을 느끼도록 자극해 소비자 선호를 왜곡하는 경향이 있다”며 “상품 본질 경쟁이 아닌 부차적인 마케팅 서비스 경쟁으로 과열돼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본질적인 서비스도 질이 떨어지는 상황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허 교수는 “이같은 상황을 우려해 소비자는 장기적으로 상황을 따져보고 본인 선택이 올바른 것인이 고려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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