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제약 주가 폭락, 과열된 테마주 열풍...개미만 ‘독박’

기사승인 2020-07-28 05: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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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풍제약 주가 폭락, 과열된 테마주 열풍...개미만 ‘독박’
신풍제약 주가 흐름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테마주로 주목받던 신풍제약의 주가가 연일 급락하면서 그동안 우려했던 바이오·테마주 투자의 위험이 현실화됐다. 해당 종목들은 코로나19 치료제(임상 진행 중)로 주목받으면서 주가가 폭등했다. 이 가운데 신풍제약의 주가는 올해 초 대비 50배 가까이 급등했다. 하지만 별다른 악재 없이 주가가 추락하면서 막차 탄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이 커지고 있다. 테마·작전주는 시대와 상관없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 코로나19 테마주, 몰락의 전조인가…관련주 주가 폭락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그동안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소식으로 고공행진하던 신풍제약 등 제약·바이오주(株) 일부 종목이 급락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풍제약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0% 하락한 7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신풍제약은 지난 24일 상한가로 오르다가 장 막판 몇 분도 안되서 약 45% 주가가 급락하면서 전일 대비 약 14.63% 하락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신일제약(-29.95%), 신신제약(-24.06%) 등 코로나19 테마주로 불리던 주가도 폭락했다. 애초 코로나19 관련 수혜주들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제기됐다. 신풍제약의 PER(주가수익비율)은 2122.86에 달한다. 일반적인 코스피 상장 주식들의 PER이 10~20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밸류에이션 대비 주가가 너무 거품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밸류에이션 대비 주가가 너무 올랐다”며 “실제로 치료제가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현재 주가와 상응한 실적을 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헤지펀드 애널리스트 제임스 임은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한국의 헬스케어 영역 전체가 너무 비싸다. 세계 어느 다른 시장에서도 이 정도 수준의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을 보기 어렵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 같은 우려는 공매도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현실이 된 것이다. 

◆ ‘재료’만 있으면 주가 폭등…여전히 기승 부리는 테마주

테마주 관련 논란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국내 주식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1990년대 초반부터 테마주(혹은 작전주)는 기승을 부렸다. 1994년 대영포장은 무공해 포장박스를 개발했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주가가 급등했고, 그해 약 600%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해 로케트

또한 90년 후반 닷컴버블 열풍 당시 새롬기술은 코스닥 상장(1999년 8월) 이후 약 6개월 간 150배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당시 새롬기술은 ‘무료 인터넷전화’라는 획기적인 ‘재료’를 통해 주가 급등을 이뤄냈지만 수익성이 따라주지 않았고 결국 다이얼패드는 사업에 실패해 2001년 법정관리로 넘어가고 만다. 

코스닥 시장의 기린아로 불리는 인터넷 업체 골드뱅크커뮤니케이션즈(골드뱅크)도 비슷한 수순을 밟은 사례다. 골드뱅크는 1998년 10월 코스닥에 상장될 때 500원에 출발해 5월 28일 저점 대비 무려 55배인 2만7450원까지 주가가 상승했다. ‘인터넷을 보면 돈을 준다’라는 광고(재료)가 투자자들의 자금을 몰리게 했고, 새롬기술을 맞먹는 주가 상승세를 이뤄냈다. 하지만 이 회사 역시 기대만큼의 실적을 못 내자 주가가 폭락했으며 결국 2009년 상장 폐지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린다. 

테마주를 넘어 대규모 주가조작(작전주)도 왕왕 일어났다. 루보 사태는 배우 故 박용하 씨의 유작인 영화 ‘작전’과 유사한데 조폭과 쩐주, 금융권 관계자들이 결탁해 이뤄낸 ‘대표적인 작전주’로 여전히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당시 세력으로 불리던 차명계좌를 통해 자금을 불려나갔고, 일부 재료(사실상 루머)를 통해 주가를 끌어올렸다. 2006년 10월 초 1185원에 불과하던 주가가 이듬해 4월 5만원까지 오르게 된다. 하지만 검찰수사를 통해 주가조작인 것이 드러나자 11연속 하한가를 맞으며 폭락해 버린다. 이후 썬코어라는 사명 변경을 통해 회사를 운영하지만 결국 2018년 상장폐지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린다. 

테마주 바람은 주식시장에서 늘 있어왔던 일이다. 하지만 결말은 막차 탄 개인들의 손실로 마무리된다.

영화 작전은 루보사태와 달리 결국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지만 투자세계에 있어서 곱씹어 볼만한 내용들이 많다. 극 중 슈퍼개미(기관 못지 않는 자금을 갖춘 개인투자자) 역할 ‘마산창투’ 박원석(전국환)의 대사는 의미심장하다.

“하루만에 두 세배씩 크거나 망하는 회사는 없어, 근데 주식 시장에서는 말이야. 하루에도 몇 천억이 생겼다가 없어진단 말이야. 그게 무슨 의미겠나? 아무 의미가 없는거야. 욕심들이 엉켜있을 뿐이지. 그걸 알고부터 투자를 할 땐 차트를 보기 전에 먼저 사람을 보게 되더라고. 진짜로 일을 하는 사람을 말이야”

shwan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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