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비가 와도 괜찮아요, 정말 오고 싶었어요”

기사승인 2020-08-01 19:5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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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비가 와도 괜찮아요, 정말 오고 싶었어요”
사진=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성남=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비가 와도 괜찮아요.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요. 정말 이제라도 경기를 볼 수 있어서 기뻐요.”

프로축구연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딛고 1일부터 제한적으로 관중 입장을 허용하는 유관중 체제로 전환했다. 5월 개막 이후 무관중으로 운영했던 K리그는 이날부터 경기장 수용 규모의 10%를 상한선으로 해 관중을 입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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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이번 유관중 체제 전환은 팬들에게 여간 까다로운 점이 한 둘이 아니다. 현장 예매가 불가능하고, 온라인 예매만 가능하다. 경기장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최소 1m 이상 떨어져  앉아야 하며 음식물 섭취도 불가능하다. 이밖에 상시 마스크 착용, 발열 체크, QR코드 등 귀찮은 일들이 한 둘이 아니지만 팬들은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성남FC와 FC서울의 14라운드 대결을 앞두고 오후 3시 수도권에는 30㎜에 달하는 비가 내렸다. 이후 멎었지만 경기 시작 한 시간 전에도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처럼 먹구름이 잔뜩 꼈다. 행여나 관중들이 발을 돌릴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1100여명에 달하는 인원이 경기장을 메웠다.

[K리그1] “비가 와도 괜찮아요, 정말 오고 싶었어요”
사진=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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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들은 질서를 지키면서 경기장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W석, E석 게이트에는 안내 대형 배너가 있었다. 이들은 최소 1m 이상 거리를 두고 경기장 입장을 대기했다. 또한 게이트에서 체온 측정과 QR코드 인증에 적극 동참했다. 시즌 첫 경기인만큼 굿즈 스토어도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굿즈 스토어 역시 경기장과 마찬가지로 입장 명부를 작성하고 들어갈 수 있었다.

성남에 거주중인 이현석(24)씨는 “정말 축구를 보고 싶었다. 아쉽게도 친구들과 오지는 못했지만 이렇게라도 경기를 볼 수 있어서 기쁘다”며 “정말 나중에 코로나19가 완화되면 꼭 치맥(치킨과 맥주)과 함께 경기를 보고 싶다. 약간 허전하다”고 웃음을 지었다.

[K리그1] “비가 와도 괜찮아요, 정말 오고 싶었어요”


이필주(32)씨 역시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르겠다. 비가 와도 괜찮다. 정말 오고 싶었다”라며 “최근 우리 경기력이 좋은데 리그 첫 홈 승리를 기대한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서울팬은 “예매를 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최용수 감독이 자진사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실 그렇게 오고 싶지 않았다. 구단이 참 미웠다”라며 “그래도 리그 첫 경기니깐 오고 싶었다. 언제 경기를 다시 볼지 모르니깐 말이다. 이왕 왔으니 꼭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리그1] “비가 와도 괜찮아요, 정말 오고 싶었어요”
사진=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한편 이날은 경기장 안에서 소리 지르기, 응원가, 어깨동무, 메가폰이나 부부젤라 사용 등 감염 위험도가 높은 응원이 제한됨에 따라 성남 선수단 입장부터 킥오프 등 결정적인 순간을 맞았을 때도 응원가 대신 박수 소리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성남 관계자는 “결정적인 장면에서는 팬들의 함성이 어쩔 수 없게 나오고 있다. 그래도 팬들이 최대한 의식하고 소리를 지르지 않으시려 노력하시더라”며 “앞으로 더 좋은 경기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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