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종교계를 비롯해 정치권에서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를 향해 속속 등을 돌리는 모습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연일 세 자릿수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규확진자가 발생하며 2차 대유행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의 방역대책을 무시하고 광복절 집회에 참석하는가 하면 본인이 확진판정을 받고도 모습을 감추는 등의 행동을 해왔던 것이 주요했다.
당장 전 목사와 같은 기독교계 연합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CCK)는 17일 성명을 통해 “그동안 한국교회는 방역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집단적인 자기중심성을 드러낸 바 있다”며 “특히 지속적으로 궤변을 늘어놓으며 극단적 정치 행동을 이어가는 전광훈 씨의 행동은 법에의해 판단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교회가 잃어버린 사회적 신뢰를 단기간에 회복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라면서도 “일부의 문제라는 변명을 거두고, 현재의 상황을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인식하고 함께 해달라. 이 모든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사죄하는 심정으로 대변하면서 생명을, 안전을 지키고 교회의 본질과 대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밖에 육순종 성북교회 담임목사는 “전광훈을 잉태하고 비호한 것은 한국교회”라며 “하나님 앞에 죄송스럽고, 세상 앞에 부끄럽다”라는 글을 개인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남기는 등 전 목사를 향한 따가운 눈총이 종교계에서도 쏟아졌다.
정치권도 전 목사를 향한 비난에 한 목소리를 냈다. 앞서 민주당은 연일 전 목사의 행동을 ‘사회를 위협하는 반사회적 행위’라거나 ‘국기를 문란하게 한 심각한 범죄’라고 규정하며 강력한 법적·도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정의당 또한 전 목사와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의 행동을 “신천지보다 더 무모하고 위험했다”고 평가하며 엄벌을 요구했다.
심지어 전 목사와 함께 몇몇 전·현직 의원이 광화문 집회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통합당도 18일 그간의 침묵을 깨고 전 목사와의 관계에 선을 긋는 모습을 연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한 언론을 통해“방역 측면에서 보면 잘못된 것이고,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직접 비난했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방역준칙을 지키지 않은 사람은 그것대로 처리하면 된다”고 했다.
김은혜 대변인도 이날 “전광훈 목사는 정부의 방역시책에 협조하지 않은 채, 공동체의 안위마저 위협하는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 특히 확진이후의 행동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 “전광훈 목사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비판받아 마땅하며 책임 있는 자리에서 책임 있는 행동을 못한 데에 응분의 조치가 따라야한다”고 논평을 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전 목사와 관련한 비판을 하며 통합당의 입장표명과 책임을 촉구한 것과 관련해서는 “코로나19로 국민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온 국민이 고통을 감내하는 상황을 왜 정치쟁점화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나아가 “미래통합당은 전광훈 목사와 아무 관계가 없다. 또 함께 한 적도 없다. 말이 안 되는 걸 굳이 엮으려고 애쓰시는 게 안쓰러워 보일 뿐”이라며 “국민의 건강이 위협받는 상황에 정치를 끌어들이는 구태는 더 이상 말라”고 오히려 질타했다.
한편 전광훈 목사에 대한 재구금 여부는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 지난 4월 재판부가 전 목사의 보석을 허락하며 ‘사건과 관련될 수 있거나 위법한 일체의 집회나 시위에 참가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을 붙였지만 지난 15일 광복절 집회에 전 목사가 참석해 보석취소가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전 목사가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아 격리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전 목사에 대한 재판 역시 코로나19 확진으로 진행이 늦춰질 수밖에 없게 됐다. 당초 재판부는 24일에 재판을 속행해 1~2차례 추가로 공판을 진행한 후 9월 중 심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 확진으로 재판일정이 불투명해져서다. 이와 관련 법원은 방역당국의 역할조사나 전 목사의 치료계획에 따라 대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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