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 체험기] '두 손에 자유를" U+ AR 리얼글래스, 성큼 다가온 미래기술 

[쿡 체험기] '두 손에 자유를" U+ AR 리얼글래스, 성큼 다가온 미래기술 

리얼글래스, 가볍고 가격 상대적으로 저렴한 장점
눈앞에 프로젝터 켠 듯 대형화면 가능, 이메일‧검색‧영상시청 멀티태스킹도
이동 중에도 영상시청, 디자인 가장 아쉬워...앞으로 보완 약속
유선연결·사용앱 제한·컨텐츠 수 개선 예정

기사승인 2020-09-07 04:35:02
▲U+리얼글래스에 갤럭시노트20 스마트폰을 연결한 모습.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세계 최초 소비자향 AR 글래스라니. 보다 세밀하게 체험하고 싶었다.  LG유플러스 마곡사옥을 찾아가 미래디바이스 담당 차승용 선임의 도움을 받아 U+ AR 리얼글래스 시제품을 착용해봤다. 

지난 2013년 '구글 글래스'는 걸어다니면서 자유롭게 메시지를 보내고 사진을 찍는 형태의 프로토타입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고가에 무게도 무겁고 무엇보다 사생활 침해 이슈가 있었다. 이번 체험으로 AR글래스에 어떤 진화가 있었는지 따져봤다. 


가격·성능 합리적...유플러스 고가 요금제 유저는 절반값


먼저 차 선임을 만나 안경 형태의 리얼글래스를 본 첫 느낌은, 선글라스가 여기 있네? 였다. 생각보다 화면이 어두워 안경이라기보다 선글라스 같은 느낌이다. 두 번째 느낌은 아무래도 디자인이 아쉽다는 것. 일부 무테로 사이버 전사 느낌을 준 구글 글래스가 디자인으로는 호응을 받은 데 비해, AR글래스는 더 구형 선글라스 같은 느낌이랄까. 차 선임은 "첫 모델이라 앞으로 디자인은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말해줬다. 

안경 디스플레이 양 쪽에 붙어 있는 프리즘이 반사가 되어 상이 안경에 맺히는 구조다. 디스플레이는 소니의 마이크로 OLED가 붙어 있다. 차 선임은 "사실 마이크로OLED는 수율이 낮은 편이라 가격이 비싸지만, 감수하고 소비자 가격을 최대한 낮췄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AR글래스보다 얇고 선명한 디스플레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와 같은, 400만원 수준의 비싼 필름을 쓸 수밖에 없어 소비자향으로는 아직 요원하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가 '현 시점에서 가능한' 정도로 만들었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더구나 AR글래스 프로토타입을 내놓은 기업은 세계적으로 많지 않다. LG전자는 리얼글래스의 제조사로 중국의 스타트업 엔리얼을 택했다. 현재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회사였다는 판단이다. 차 선임은 "엔리얼 기기에 유저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을 구축해 삼성과 LG단말에 붙인 것이 LG유플러스"라며 "통신사가 하지 않으면 이런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가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다.

가격을 물어봤다. 리얼글래스의 가격은 가장 큰 메리트다. 69만9000원으로, 지난 2013년 구글이 처음 테크개발자에게 내놓은 구글글래스의 가격 1500달러(162만원)나 첫 상용화 모델 2000달러(약 240만원)에 비해 저렴한 수준이다. 이와 함께 월 10만5000원 이상의 요금제를 쓰는 LG유플러스 고객은 절반가(34만95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리얼글래스를 들어 보니 확실히 가벼웠다. 무게가 약 300g이나 나갔던 구글글래스에 비해 무게를 88g으로 낮춰 불편을 줄였다. 그리고 안경을 쓴 사람도 글래스를 쓸 수 있도록 콧등 받침대를 바꿔 낄 수 있다는 점도 편리했다. 다만 평소 착용하는 안경이 좀 크다면 글래스 크기에 맞지 않기 때문에, 안경을 벗고 렌즈를 쓰기를 권한다. 

▲ U+리얼글래스를 체험하는 모습. 구동하면 나오는 메인화면에는 글래스에서 쓸 수 있는 앱들이 정렬돼 있다. 자주 쓰는 창을 모아놓을 수도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갤럭시노트20 연결하자 앱 화면이 눈앞에...개인화된 가상공간 성큼


제품을 둘러보고 난 뒤, 체험을 위해 리얼글래스를 갤럭시노트20 기기에 USB 선으로 연결했다. AR글래스는 현재까지는 갤럭시노트20과 갤럭시노트20울트라만 쓸 수 있다.

그 이유는 갤럭시노트20에 장착된 퀄컴의 최신 칩셋이어야 AR 글래스가 원활히 돌아가는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퀄컴 스냅드래곤 칩셋을 사용한 LG벨벳도 연동이 곧 가능해질 전망이다.

먼저 리얼글래스를 USB선으로 연결하면 스마트폰을 마치 마우스 패드처럼 자유롭게 쓸 수 있었다. 마우스 커서 역할을 하는 붉은 선이 나오는데, 스마트폰에 손가락을 대고 이리저리 움직이면 붉은 선이 따라 움직이는 원리다. 

글래스를 쓰고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스마트폰의 기본 화면이 나오고, 스마트폰에서처럼 앱을 실행할 수 있다. 내가 있는 현재 장소가 보이면서 스마트폰 앱 화면이 띄워지는 증강현실(AR)을 접하니 신기한 느낌이었다. 글래스를 끼고 스마트폰을 소지하기만 하면 두 손에 자유를 얻은 채 자유롭게 이동할 수도 있다.

먼저 앱 화면에서 유튜브를 클릭하고, 유튜브 추천영상 중 MBC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를 클릭하고 영상 크기를 크게 키웠다. 프로젝터를 켜 놓은 것처럼 영상을 눈앞에서 매우 큰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볼 때처럼 고개를 굽히지 않아도 되고, 큰 화면으로 볼 수 있어 편했다. 

그 다음은 인터넷 앱을 찾아 실행하니 영상 옆에 화면이 띄워졌다. 영상을 보면서 인터넷 검색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인터넷 앱에 검색을 하려면 자판을 불러올 수도 있다. 이와 함께 메일함을 열어 온 메일을 확인하고 답장을 보낼 수도 있다. 이처럼 멀티 태스킹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띄워진 앱의 창과 나와의 거리를 조절할 수도 있다. 창 가장 위쪽을 클릭해 드래그하면 창을 내 위치에 가깝게 불러올 수도 있고, 나에게서 멀리 띄울 수도 있다. 예컨대 걸어가면서도 이 거리를 조정할 수 있다. 나와의 거리를 조절하며 여러 창을 띄워놓아도 된다. 

그리고 앱 화면을 당겨서 확대해 큰 화면으로 볼 수도 있고, 작게 축소할 수도 있다. 기자가 이 같은 조작을 세세하게 하기에는 아직 익숙지 않아 조금 힘들었지만, 능숙해지면 정말 영화에나 나오는 것 같은 매끄러운 조작이 머지 않아 보였다. 

실제로 글래스를 쓴 채 걸어서 사옥 이곳저곳을 돌아볼 수 있었다. 걷는 게 가능할 정도로 밖이 보이면서, 나만의 '극장'과 같은 영상 서비스를 누릴 수 있었다. 

▲ 유튜브와 이메일, 뉴스 창 3개를 한꺼번에 켜 놓은 모습. /사진=박효상 기자


다양한 AR콘텐츠 확충 중...지속시간 길어졌지만, 약간의 발열은 아직 있어 


AR 글래스라면 응당 AR콘텐츠가 있어야 함은 물론일 것이다. 새로운 기기답게 새롭게 볼 게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용하면서 'U+AR' 앱을 켜 보니 약 1000여개의 AR 콘텐츠가 나왔다. 

아이들을 위한 뽀로로 사진찍기, 뮤지컬 '모짜르트'의 배우들이 나와서 노래를 부르는 콘텐츠, 웹툰 '유미의 세포들'의 캐릭터들이 나와서 구현되는 콘텐츠 등이다. 옆으로 보기, 위로 보기도 가능하다. 이중 '유미의 세포들' 앱을 켰더니, 캐릭터들의 움직임이 눈앞에서 구현됐다. 

'U+프로야구'로 넓은 화면에서 야구 경기 감상도 할 수 있고, '아이돌Live'를 통해 아이돌의 공연 영상을 볼 수도 있었다. 그룹인 경우에도 한 사람씩 구분해서 보는 것이 가능하다. 

'미러링' 기능을 통하면 현재 글래스에서 보고 있는 것을 공유할 수 있다. 실제로 다른 사람이 글래스에서 앱을 클릭하고, 당겨서 키우고 다른 앱을 켜는 것 등을 화면에 공유 가능하다. 

같이 간 사진기자와 함께 공감한 부분은 리얼글래스가 '누워서 영상 보기에 너무 좋겠다'는 것이었다. 다른 기기 없이 이불 속에 편안히 누워서 영화나 영상 시청을 하기에 매우 편리한 기기였다. 또는 업무 중 쉬는 시간에 영상을 크게 보고 싶을 때 쓰기만 하면 반쯤 눕거나 편하게 앉은 자세로 볼 수 있었다. 

다만 스마트폰과의 유선 연결은 아직 아쉬운 부분이다. AR글래스가 스마트폰 없이 기능해야 조금 더 생산적인데, 아직까지는 유선으로 스마트폰을 연결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마우스 커서처럼 쓰는 조작도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앱 화면 조정이 어려워 도움을 받아야 했다. 

또 안경에 배터리가 따로 없고, 스마트폰의 배터리로 이용해야 해 스마트폰 배터리가 빨리 닳는다. 작년에 내놓은 시제품에서의 발열 강도보다는 월등히 나아지고 발열 안 나는 지속시간도 길어졌지만, 여전히 1시간여 사용하고 나면 콧등에 약간의 발열이 느껴졌다. 

LG유플러스는 AR글래스의 첫 발을 내딛은 데 의의를 두고, 내년부터는 스마트폰과 무선 연결과 손짓으로 화면을 제어하는 방식을 구현하겠다는 포부다. 디자인도 훨씬 개선하고, 소비자 커스터마이징까지 고려할 예정이다. 쓸 수 있는 앱도 더 늘릴 예정이다. 

앞으로 LG유플러스는 상암에 AR스튜디오 등도 적극 활용해 콘텐츠를 생산해 AR글래스와 연동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퀄컴 및 4개국 통신사, AR 스튜디오와 함께 XR 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 더 좋은 품질의 AR 콘텐츠를 생산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차 선임은 "AR 서비스를 더 개선하기 위해 매일 늦은 밤까지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AR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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