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식욕이 증가하는 천고마비 계절에는 ‘간’ 다이어트에 신경을 써야할 것으로 보인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도 과식과 폭식으로 지방간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간은 간염과 간경변증, 간암 등의 주요 인자로 떠오르고 있지만 효과적인 약물은 없는 상황이어서 체중감량이 매우 중요하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마시지 않거나 소량을 마실 뿐인데도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과 비슷하게 간에 지방이 많이 끼어있는 병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간 무게의 5% 이상으로 지방이 쌓이면 지방간으로 진단한다.
원인은 다양한데, 그 중 하나가 과도한 음식섭취 및 운동부족으로 인한 체중증가이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대사하고 남은 칼로리가 중성지방으로 바뀌어 몸에 저장되는데 이같은 지방성분이 ‘간’에 쌓인다고 보면 된다. 또 고탄수화물 및 고지방 위주 식단을 하고 있다면 마른 사람도 주의가 필요하다. 과다한 당질은 혈중 중성지방을 높이고, 고지방식 음식 섭취는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심재준 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비만 인구가 많은 서양 사람과 비교적 날씬한 아시아인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은 비슷한 수준이다. 체질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당질 성분 섭취의 영향이 크다”면서 “탄산음료와 과일주스는 물론 아시아인이 많이 먹는 흰쌀밥도 단당류이기 때문이다. 또 달고 짜게 먹는 습관은 대사 흐름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식습관 등의 영향으로 국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2013년 2만 4379명에서 2017년 5만 1256명으로 약 2배 증가했다.
지방간 관리가 필요한 이유는 만성간질환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다. 심 교수는 “지방은 물에 녹지 않는다. 간세포 안에 기름방울이 뭉쳐서 덩어리가 되어 쌓이면 세포가 깨지고 염증이 생길 수 있다. 환자 10명 중 1명은 지방간염이 생긴다”며 “간에 염증이 생기면 시간이 흐르면서 딱딱하게 굳어지는 섬유화가 진행된다. 그게 간경변증, 간암으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여성은 유방암과, 남녀 모두에게는 대장암 발병과도 연관된다고 알려진다”며 “흔한 질환이라고 해서 지방간을 대수롭게 여겨선 안 된다. 말랐다고 안일하게 생각하지 말고 식습관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간 치료 및 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식습관 등 생활습관이다. 지방간 자체를 치료하는 약물이 없는 상황인데다가 식습관 개선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심 교수는 본인의 체중에서 5~7%만 감량하면 된다고 말한다.
또 최근 유행하고 있는 저탄수화물‧고지방식 다이어트(키토제닉 또는 케토제닉이라고 불린다) 보다는 음식 메뉴를 단순화하되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고, 전반적인 칼로리를 제한하는 게 좋다고 심 교수는 조언했다.
그는 “저탄고지 식단은 지방간 치료개념과 맞닿아있다. 지방은 많이 못 먹기 때문에 탄수화물과 전체적인 칼로리를 줄일 수 있다”면서도 “단백질과 야채 종류를 충분히 섭취하라고 말하고 싶다. 대신 메뉴를 줄여 전체 섭취량을 줄이고 운동을 통해 체중을 줄이는 것이 입증된 치료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식욕조절이 어렵더라도 식욕억제제의 도움을 받기 보다는 의료진 등의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감량법을 찾았으면 좋겠다”면서 “특히 가을에는 날씨와 연휴 등으로 인해 과식, 폭식 등을 할 수 있는데, 단기간 폭식이 큰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그만큼 몸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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