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 출소 전 빨리” 보호수용법, 과거 왜 무산됐나 보니

정진용 / 기사승인 : 2020-09-16 06: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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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두순/  JTBC ‘스포트라이트’ 방송 캡처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초등학생 납치, 성폭행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조두순이 연말 출소한다. 조두순이 수감 전 살았던 경기도 안산에 돌아올 것으로 알려지며 주민 사이에서 ‘보호수용법’ 제정 요구가 커지고 있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1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성범죄자 관련 보호수용법 제정을 긴급 요청했다. 윤 시장은 추 장관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조두순 출소가 임박했는데도 현행 법률이 갖는 조두순 신변에 대한 강제력이 현저히 부족해 사건 피해자와 가족, 74만 안산시민이 불안감을 갖고 있다”면서 “안산시는 조두순 출소 전 보호수용제도를 도입하는 법안을 만드는 것 외에는 그를 실질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안산시는 연말까지 조두순이 머물 예정인 집 주변과 골목길 등 취약 지역 64곳에 211대의 방범용 CCTV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또 고위험군 성범죄자 재범을 막고자 전자발찌 착용자를 관리하는 법무부 위치추적 중앙관제센터와 CCTV 영상정보를 공유하는 지원체계를 내달까지 구축하는 대책도 내놓았다.

보호수용이란 아동 성폭력범 등이 출소 후에도 사회와 격리돼 보호수용 시설 관리, 감독을 받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법무부는 지난 2014년과 2016년 두 차례 보호수용법을 입법예고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법무부가 입법 예고한 보호수용법은 상습적 살인 범죄와 성폭력 범죄,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성폭력범죄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고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에 대해 검사 청구로 법원이 형기 종료 후 최장 7년간 사회와 격리시켜 보호수용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사진=법무부/ 연합뉴스 제공.
지난 2014년 법안은 국회에 제출됐으나 19대 국회 임기 만료에 따라 폐기됐다. 법무부는 서신검열 규정 삭제 등 수용자 처우를 일부 개선해 2년 뒤 다시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2016년에는 국회에 제출되지조차 못했다.

법무부가 법안을 수정하면서까지 재차 입법예고했지만 제정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형기를 마친 범죄자를 추가로 다시 시설에 가둔다는 점 때문에 이중처벌이라는 위헌 소지가 있다는 점, 그리고 인권 침해 논란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지난 2016년 △과거 폐지된 사회보호법과 ‘자유 박탈’ 이라는 본질에 있어 차이가 없고 △앞서 인권위가 한차례 지적했던 이중처벌 문제 △보호수용 명령 요건인 재범 위험성을 판단하기 위한 명확하고 구체적 기준이 없다는 점 등 동일한 문제가 여전히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권위는 “강력범죄 근절을 위한 정부의 대책마련 취지는 공감하지만 헌법상 보장된 신체의 자유 및 거주·이전의 자유 등을 심각하게 제한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도입할 때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인권위뿐 아니라 다른 관계 부처에서도 반대 의견이 컸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2014년에는 국회에 제출됐지만 인권침해 논란이 커 단 한 번도 논의되지 못했다”면서 “2016년에는 입법예고 한 뒤 각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쳤는데 인권위는 물론이고 기획재정부에서도 예산과 인권침해 문제 2가지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국회전문위원실, 법원행정처에서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해서 무산됐다”고 말했다.

윤 시장이 추 장관에 보낸 서한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윤 시장이 요청한 사항은 조두순에 대한 소급 적용과 보호수용법 긴급 제정 2가지다. 소급 적용은 헌법재판소 판례가 있어서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 다만 보호수용법 긴급 제정은 현재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