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금 내줄게” 을왕리 음주사고 동승자, 운전자 회유 정황

정진용 / 기사승인 : 2020-09-16 10: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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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TN 캡쳐.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이 숨진 ‘을왕리 음주 사고’와 관련해 차량 동승자가 합의금을 대신 내주겠다며 자신에 유리한 진술을 하도록 운전자를 회유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6일 YTN 단독보도에 따르면 음주운전자 A씨(33·여)씨는 동승했던 B씨(47) 지인으로부터 “(유족과) 합의를 도와 줄 수 있는 것은 내가 아니다. 네 형량을 줄이기 위해 B씨에게 협조하자”는 문자를 받았다.

이 문자메시지에는 B씨 지인이 A씨에게 “합의금이 낼 능력이 없지 않느냐”면서 “B씨가 (형사 사건으로) 입건되면 도와줄 수가 없다. B씨를 적으로 만들 때가 아니다”고 언급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에게 ‘B씨가 술에 취해 음주운전 사실을 몰랐던 것처럼 경찰에 거짓 진술을 해달라’며 회유하려 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하지만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를 옹호하는 진술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오히려 대리기사를 부르자는 자신을 무시하고 B씨가 운전을 사실상 강요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측은 “B씨가 ‘네가 술을 덜 마셨으니 네가 운전을 해라’ 그렇게 시켰다고 했다”며 “그런 강압적인 분위기를 만든 당사자, 그리고 남자들이 계속 붙어 있는 상태에서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는데…”라고 덧붙였다.

사진=인천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에서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한 음주 운전자 A씨가 14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중구 중부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B씨는 단순 방조 혐의가 아니라 타인을 부추기거나 시킨 혐의를 받는 ‘교사범’ 혐의를 적용받게 돼 형이 무거워진다. 교사범은 범죄를 저지른 자와 동일한 형으로 처벌받기 때문이다.

경찰은 지난 1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로 A씨를 구속했고 B씨는 음주운전 방조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경찰은 B씨가 회사 소유 법인차량인 벤츠승용차의 잠금장치를 풀어준 행위를 근거로 B씨에 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이 확보한 숙소 인근 CCTV 영상에는 주차장에 있던 B씨의 회사 법인차량인 벤츠 운전석 앞으로 A씨가 갔지만 처음에는 차량이 열리지 않았지만 잠시 뒤 B씨가 뒤따라 접근하면서 차량 잠금장치가 풀렸다.B씨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와 B씨가 함께 술을 마셨고 차량에도 같이 탔으며 사고 후 전화 통화도 한 것 등을 봤을 때 B씨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을왕리 음주운전 사건은 지난 9일 오전 1시쯤 인천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 인근 한 편도 2차로에서 술에 취해 벤츠 승용차를 몰던 A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치킨을 배달하러 가던 C씨(54)를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이다.

A씨가 운전한 벤츠 차량은 사고 당시 중앙선을 침범했고,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 이상으로 면허취소 수치(0.08%)를 넘었다. 벤츠 차량은 사고 당시 조수석에 함께 탔던 B씨의 회사 법인 소유였다.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