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사라진 北 조성길 전 대사대리 한국행…김정은 시대 첫 대사 망명

2년전 사라진 北 조성길 전 대사대리 한국행…김정은 시대 첫 대사 망명

하태경 "작년 7월 입국"…20년만 최고위급 망명

기사승인 2020-10-07 07:17:42
▲연합뉴스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2018년 11월 귀임을 앞두고 행방이 묘연했던 북한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대사대리가 현재 국내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급인 조 전 대사의 한국행은 1997년 황장엽 전 노동당 국제비서 이후 북한 최고위급의 망명이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일 SNS를 통해 "조 전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한국에 입국해 보호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조 전 대사대리는 같은 외교관 출신으로 2016년 귀순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전 주영국 북한 공사)보다 직급이 높다. 태 의원과는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태 의원은 지난해 1월 '조성길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한국행을 권유하기도 했다.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등 4개 국어에 능한 조 전 대사대리는 문정남 전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가 유엔 대북 제재 여파로 추방된 이후 대리직을 맡을 정도로 능력이 특출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은 식량지원을 다루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계획(WFP) 본부가 있는 이탈리아를 중요한 요지로 꼽아 주이탈리아 대사관에 북한 외무성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은 엘리트들만 배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전 대사대리는 임기 만료를 앞둔 2018년 11월 아내와 함께 잠적했다. 지난해 3월 이탈리아 외교부가 조 전 대사대리의 미성년 딸이 북한으로 송환된 사실을 공식 확인한 바 있다.

조 전 대사대리는 잠적 이후 미국 등 서방국가의 보호를 받았을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그동안 구체적인 행방이 묘연했다. 꾸준히 제3국 망명설이 제기됐던 조 전 대사대리가 예상을 뒤엎고 한국행을 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남북 관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 전 대사대리의 망명은 2011년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뒤 처음 있는 북한 재외공관장의 탈북이다.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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