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까지 잡는 네이버...알고리즘 악재에도 쇼핑 강화하나  

물류까지 잡는 네이버...알고리즘 악재에도 쇼핑 강화하나  

네이버, CJ대한통운과 물류사업 협력 가시화
쇼핑 및 콘텐츠 사업 협력 강화할 듯
쿠팡 등 라이벌 견제 효과...풀필먼트 시스템 가동
동영상 콘텐츠에서도 시너지 효과 예상

기사승인 2020-10-19 04:10:01
▲CJ와 네이버 로고. /제공=각사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네이버가 CJ와 손잡고 CJ대한통운 2대 주주에 오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양사는 이사회 승인을 거쳐 이르면 이달 중 전략적 제휴 강화 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네이버는 이처럼 공정위의 알고리즘 제재 악재에도 불구하고 쇼핑 및 콘텐츠 사업의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지평을 넓히고 있다.

네이버와 CJ 양사는 지난 14일 공시에서 "사업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전략적인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며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CJ대한통운 자사주를 네이버가 스왑 형태로 교환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관측한다. 자사주(20.42%)의 절반만 인수하더라도 네이버가 대한통운의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CJ대한통운이 현재 택배업계 1위임을 감안하면 네이버 쇼핑의 편리함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대한통운을 통해 주문부터 배송까지 전자상거래 전 과정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풀필먼트(물류 일괄대행) 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풀필먼트 시스템이란 물류업체가 판매업체의 위탁을 받아 배송과 보관, 재고관리, 교환 및 환불 등 모든 과정을 도맡는 방식이다. 

이 같은 물류사업 진출에는 국내 1위 쇼핑 사업자인 쿠팡을 견제하는 속셈이 있다. 독자적인 물류 시스템을 갖춘 쿠팡에 유통 강자들도 맥을 못 추는 상황에서 대한통운을 업고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며 강력한 적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실제로 대한통운은 이미 네이버 풀필먼트 서비스를 위해 2018년 완공한 11만5700m2(3만5000평)의 곤지암 메가허브 풀필먼트센터를 제공하고 있다.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하면 24시간 안에 배송이 되기 때문에 매우 편리하다. 

CJ대한통운은 4월부터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판매하는 LG생활건강 상품에 풀필먼트를 접목한 데 이어 애경 상품에도 24시간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상공인인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도 CJ대한통운을 우선으로 사용하게 된다면 물류 편리성은 매우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최근 장보기서비스와 라이브커머스를 늘리면서 전통시장이나 홈쇼핑으로 가는 수요도 흡수하고 있다. 이는 최근의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수요를 타고 점차 커지고 있다.

장보기서비스란 홈플러스와 GS프레시, 농협하나로마트 등에서 신선먹거리를 온라인으로 주문해 주문 당일 배송을 해주는 서비스다. 기존 '동네시장 장보기'를 확대하면서 규모가 큰 슈퍼가 네이버 안으로 입점했다. 실시간 방송인 라이브커머스는 소상공인부터 규모 있는 브랜드까지 참여하면서 역시 규모가 커지는 추세다.

이와 함께 공정위 제재를 받은 동영상 서비스도 CJ계열사들과의 협력 모델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사랑의 불시착'을 제작했던 스튜디오드래곤 등 다양한 플랫폼과의 협력도 이어질 전망이다.  CJ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네이버가 제공한다면 동영상 분야에서도 막강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네이버는 앞서 지난 8월에는 SM에 1000억원 규모 투자를, YG엔터테인먼트에도 1000억원 규모 투자를 하며 국내 엔터사와도 협력하고 있다. 네이버는 스타들의 일상을 공개하는 브이라이브를 통해 글로벌 팬들을 네이버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 같은 네이버의 활발한 행보는 쇼핑과 동영상 등 부문이 네이버의 주축 사업으로 커지고 있는 데 기인한다. 쇼핑의 경우 국내 유수의 이커머스 업체들을 제치고 쿠팡과 함께 선두를 달리고 있다. 동영상 부문도 카카오와 함께 토종 기업으로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초 네이버에 쇼핑과 동영상 부문에서 자사 상품과 서비스(스마트스토어 상품, 네이버TV)를 검색결과 상단에 올리고 경쟁사는 하단으로 올려 노출순위를 왜곡하고 오픈마켓 시장을 왜곡했다는 혐의로 과징금 265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네이버는 이에 대해 매우 유감이며 법원에 부당함을 다툴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는 그만큼 쇼핑 시장을 잡기 위해 포털인 네이버가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하였음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고, 소비자들이 그만큼 포털에 쇼핑 검색을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사례이기도 하다. 

이미 네이버는 '네이버 멤버십'을 통해 자체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면 결제 금액의 최대 8%를 적립할 수 있게 하면서 많은 소비자들을 월구독형 멤버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쇼핑이 기반이지만 이로 인해 동영상이나 웹툰, 오디오북 등 네이버의 새로운 콘텐츠까지 관심을 넓힐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게 관계자는 "네이버가 비대면 특수를 제대로 입은 기업인 만큼 쇼핑, 동영상 등에서 크게 확대해나가고 있다"며 "CJ대한통운과 함께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콘텐츠 분야도 CJ와 협력한다면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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