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1 교사가 물었다 “유은혜 장관님, 현장 상황 아는 것 맞나요”

이소연 / 기사승인 : 2020-10-17 06:22:01
- + 인쇄


▲지난 5월 27일 오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1, 2학년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 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교육부의 대응을 두고 연일 비판이 나온다. 교육부가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16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에 따르면 ‘교육 현안 해결을 위한 전국 교원 청원 운동’에 1만1000여명이 참여했다. 청원 서명은 지난 15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과 예비교사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청원에는 ▲코로나19 관련 불통·늑장·일방행정 중단 ▲교원 지방직화 기도 철회 ▲지자체 전담 안정적 돌봄 체계 구축 ▲교원 잡무 경감을 위한 교원업무 총량제 도입 등 11개 현안 내용이 담겼다. 교총은 향후 청와대와 국회와 교육부 등에 청원을 제출할 예정이다.

교육 당국의 불통이 코로나19 대응에 혼란을 가중시켰다고 지적됐다. 교총은 “충분한 의견수렴과 준비 시간 없이 현장과 괴리된 방안들이 발표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혼란과 민원만 초래하고 있다”며 “정부는 다 실현된 것처럼 발표만 하고 뒷감당은 학교가 감내하는 식”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5월 27일 오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1, 2학년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 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일선 교사들도 불통을 지적하기는 마찬가지다. 교육부에서 오는 19일 등교 확대의 대안으로 제시한 오전·오후반 운영 등에 대해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려운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경기 용인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조재범 교사는 “오전·오후반을 하게 되면 등교 기회는 확대되지만 수업 시간은 줄어든다”며 “현장의 상황과는 유리된 정책”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교육부의 코로나19 대응이 근시안적이다. 교육 현장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정책을 내놓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실시간 화상 수업을 늘리라고 했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교사가 사비를 들여 웹캠이나 마이크 등을 수업을 위한 장비를 구입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으로 재직 중인 이모 교사는 “유 부총리가 하루라도 교실에서 일일 교사 체험을 해보고 정책을 내놨으면 좋겠다”며 “현장 상황을 너무 모른다. 아동학대 사건 이후에는 출결 관리 업무 증가처럼 ‘보여주기식 행정’만 늘고 있다”고 토로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고3 학생들이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9월 모의평가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9월 모의평가는 수능 출제기관인 평가원이 본 수능 이전에 실시하는 마지막 모의고사다. / 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교육부에서 코로나19 수능 방역 지침으로 내놓은 ‘가림막’ 설치도 논란이다. 교육부는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으나 수험생 사이에서는 실효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가림막 설치로 책상이 좁아져 시험에 불편이 초래된다는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가림막 설치를 반대하는 청원에 16일 오후 기준 9000여명이 동의했다. 수험생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서는 “마스크도 힘든데 가림막 설치는 너무하다. 대학을 책임져 줄 것도 아니면서 무책임하다” “가림막 설치가 코로나19 확산 방지 효과를 보이는 것이 확실하냐” “탁상행정에 왜 우리가 피해를 봐야 하느냐” 등의 글이 게재됐다.

교육부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오전·오후반 등교 등에 대해 “일방적으로 방안을 마련한 것이 아니다. 시·도 교육청 등과 여러 차례 협의했다. 현장 의견도 수렴하고 기존에 실시 중인 학교 등에 대해서도 조사했다”며 “강제성을 띤 것이 아니라 지역이나 학교 여건에 따라서 할 수 있는 사례들을 안내해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코로나19 대비 중장기 학사운영과 관련해 인프라 구축과 법적 제도 기반 마련 등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