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불법 승계 첫 공판"···법원, 공소사실 명확히 해라 지적

윤은식 / 기사승인 : 2020-10-22 17:2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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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판 절차 놓고, 검찰 '주 2회 진행' vs 변호인단 '시간 필요' 신경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쿠키뉴스DB)
[쿠키뉴스] 윤은식 기자 =법원이 검찰의 불법경영승계의혹 혐의로 재판에 넘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공소사실이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애초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에도 기소를 강행한 검찰이 첫 재판부터 난관에 부딪힌 모양새다.

공소사실의 특정은 절대적인 요건이다.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으면 피고인의 방어권이 침해 될 수 있다. 따라서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은 공소는 원칙적으로 무효가 된다는게 법조계 의견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5-2부(부장판사 임정엽·권성수·김선희)는 22일 오후 2시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등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 부회장의 첫 공판 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 중 자본시장법과 관련한 부분을 명확히 해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부정거래행위 등'의 금지 내용을 담고 있는 178조 1항의 1호와 2호, 2항 등을 구체화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사실이 어디서부터 시작되는지 의문이라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이와 관련해  "통상적 경영 활동인 제일모직과 구 삼성물산 합병, 그리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가 범죄라는 검찰의 시각에 전혀 동의할 수 없고 공소사실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재판 준비절차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단 사이의 신경전이 펼쳐졌다. 검찰은 최대한 빨리 준비절차를 끝내고 주 2회씩 공판 절차를 시작하자는 의견을 냈다. 그러자 변호인단은 수사기록 복사가 이제 끝났고 기록 검토하는 데만 짧게 잡아도 3개월은 걸린다며 맞섰다.

재판부는 변호인단의 의견을 수렴해 내년 1월 14일 오전 10시에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하고, 오전에는 검찰이 공소사실 요지를 프레젠테이션으로 진행하고 오후에는 변호인단이 의견 진술하는 것으로 했다.

이번 공판의 쟁점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위법성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내용을 사전에 인지하고 지시했는지 여부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위법성과 관련해서 검찰은 삼성이 조직적으로 삼성물산 가치를 내려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혔다고 보고 있다.

변호인단은 그러나 두 회사 합병은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고 삼성물산의 시세 조종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와 관련해서 검찰은 제일모직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 회계처리 과정에서 고의로 부채를 누락시키는 등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인지 및 지시했는지에 대해서 검찰은 이 부회장이 삼성 임원들로부터 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변호인단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이 부회장이 보고 받거나 지시한 적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이날 공판에 이 부회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앞으로 심리와 공판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다. 따라서 이 부회장 등 피고인들은 출석 의무가 없어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eunsik8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