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수업 개선될까요” 교육부 1000억 지원에도 대학생들 ‘불만’

정유진 / 기사승인 : 2020-10-24 06: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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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비대면 강의를 시작한 서울 한 사립대의 교정이 썰렁하다./ 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정유진 인턴 기자 =교육부가 대학에 1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대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돌아가는 혜택이 크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22일 대학 ‘비대면 교육 긴급지원 사업’ 대상으로 4년제 138개교, 전문대 99개교를 선정했다. 교육부는 다음 주부터 총 237개 학교에 1000억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4년제 대학에 760억원, 전문대학에 240억원이 배정됐다. 대학 재학생 수를 고려하면 4년제는 1인당 7만4000여원, 전문대는 6만8000여원을 지원하는 셈이다. 교육부는 지원 예산을 ▲온라인 강의의 질 제고 ▲코로나19 방역 ▲교육환경개선 등에만 써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 지원 사업은 올 상반기 학생들에게 등록금 반환이나 특별 장학금을 지원한 대학을 대상으로 한다. 등록금 반환으로 악화된 대학 재정 여건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다만, 적립금이 1000억 이상인 경희대, 고려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등 서울 소재 대형 대학은 사업 지원을 받지 못한다.

다만 학생들은 교육부 지원으로 비대면 수업이 개선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대학가에서는 1학기에 이어 2학기 원격수업에 대한 불만족이 여전하다. 서울 소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대학생 A씨(24·여)는 “2학기에도 녹화 강의를 진행하는 일부 교수님들은 1학기 자료를 ‘재활용’한다”라며 “교수님들이 오래된 강의를 올려 수업의 질을 떨어트리는 문제는 계속될 것 같다”고 꼬집었다. 지난 1학기에 이어 2학기에도 비대면 수업을 수강한다는 대학생 B씨(23·여)도 정부의 지원 대책에 회의적이었다. B씨는 “학교에서 등록금을 반환하는 대신 홈페이지 서버를 대폭 늘렸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새벽이나 시험 기간만 되면 홈페이지가 먹통이 된다”며 “정부 지원으로 서버에 투자해도 달라질 것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세금을 들여 등록금을 반환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선발된 237개 대학에서 특별장학금 지원 등 실질적인 자구 노력으로 인정된 금액은 1326억원이다. 이 가운데 1000억원이 정부 지원 예산임을 고려하면 대학들의 실질 등록금 반환액은 326억원에 그친다. 사실상 교육부 지원금이 지난 1학기에 반환한 등록금을 메우는 데 쓰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학교마다 등록금 반환 방침이 다른 점도 혼란을 키우고 있다. A씨는 “1학기 등록금은 최근 10만원 반환됐고, 2학기는 반환 논의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학교 시설물을 전혀 이용하지 않는데 등록금을 반환하지 않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씨는 “다른 학교는 10만원씩이라도 등록금을 반환받았다고 하는데, 우리 학교는 1, 2학기 모두 돌려받지 못했다”며 “학생회 차원에서 학교와 논의를 하고 있지만, 학교 측에서 묵묵부답”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서울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C(24)씨는 “지난 1학기 10만원 상당의 특별장학금을 받았지만 2학기 등록금 반환은 미지수”라고 답했다. 학생회에서 나서고 있지만, 학교 측은 방역·서버 관리비 등을 이유로 반환에 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적인 등록금 반환에 대한 정부 지원 계획은 아직 불분명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는 (등록금 반환과 관련한 예산 반영이) 끝났고, 일단 내년 정부안에 반영된 것이 없다”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전다현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 공동의장은 “교육부 예산을 배정하고 지원하는 건 긍정적이지만, 실질적으로 학생들에게 바로 돌아가지 못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대넷은 2학기 등록금 반환을 위해 지속적으로 설문조사 모니터링을 하며, 대학과 교육부를 상대로 등록금 반환 집단소송을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ujinie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