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코로나19 치료제’ 연말 출시 가능성?

기사승인 2020-11-20 03: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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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코로나19 치료제’ 연말 출시 가능성?
GC녹십자 혈장치료제 생산 설비(좌)와 셀트리온 항체치료제(우)/GC녹십자, 셀트리온 제공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국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치료제가 시장에 나오는 시점을 올해 연말로 못 박았다. 기업들은 연말에 정식 제품이 출시되는 것은 아니지만, 의료 현장에 치료제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18일 인천 송도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 열린 바이오산업 행사 현장에서 “(우리 바이오 기업들이) 코로나에 맞서 인류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다”며 “(코로나19 치료제의 국내) 개발이 진척을 보여, 빠르면 올해 말부터 항체 치료제와 혈장 치료제를 시장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치료제와 혈장치료제는 현재 모두 임상시험을 마치지 않은 상태다. 일반적으로 신약은 임상 3상을 마치고 허가 당국으로부터 품목허가를 얻는다. 이후 약가 등재 절차를 마치고 시장에 출시된다. 특히 혈장치료제는 혈액제제이기 때문에 ‘국가출하승인’도 거쳐야 한다. 이는 식약처가 백신, 혈액제제, 항독소 등 제품에 한해 시중에 유통되기 전 제조단위별로 시험과 서류검토를 진행해 품질을 확인하는 제도다.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은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3월 질병관리본부가 입찰을 진행한 ‘20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용 단클론 항체 비임상 후보물질 발굴’ 사업에서 우선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코로나19 항체치료제 ‘CT-P59’를 개발해 왔다. 현재 임상 2상과 3상을 진행 중이며, 임상 2상에서 CT-P59의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되면 셀트리온은 올해 안으로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항체치료제의 임상 2상 시험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18일 행사 현장에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임상 2상을 마무리하고 있고, 어떻게 해서든지 연내 모든 임상 데이터를 정리해서 식약처의 조건부 승인을 받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달부터 식약처와 긴급사용승인 절차에 대한 협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혈장치료제는 GC녹십자가 개발한다. 혈장치료제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을 대량으로 수집 후 분획해 혈장 속에 포함된 중화항체를 고순도로 정제·농축한 의약품이다. GC녹십자가 개발 중인 ‘GC5131A’은 현재 국내 12개 의료기관에서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실시하고 있다. GC녹십자는 지난 5월 질병관리본부의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 및 임상평가’ 사업에 우선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GC5131A의 경우 일부 의료 현장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치료 목적 사용 신청을 8건 허가해 ▲칠곡 경북대병원 ▲아주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순천향대 부천병원 등에서 중증 환자 치료에 GC5131A를 투여할 수 있다. 치료 목적 사용 승인은 치료 수단이 없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임상시험 단계인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즉, 문 대통령의 ‘시장에 선보인다’는 언급은 의료 현장에서 코로나19 환자에게 항체치료제와 혈장치료제를 투여할 기회가 확대된다는 의미다. 정식 절차를 밟아 제품으로 출시되는 시점은 연말 이후로 예상된다는 것이 기업들의 설명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연말 중으로 임상 2상 결과를 보고 긴급사용 승인을 검토받게 될 것”이라며 “환자에 사용되는 중에도 회사 측은 임상 3상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인 신약 출시와는 다른 속도와 절차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며 “(시장에 선보인다는 문 대통령의 말은) 환자들에게 널리 사용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GC녹십자 관계자도 “긴급사용 승인 제도를 통해 중증 환자들에게 혈장치료제를 통한 치료 기회를 넓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제품 출시 시점에 대해서는 “품목허가는 대개 임상 3상까지 마무리된 약에 대해 진행된다”며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상황의 시급성을 고려해, 식약처도 가능한 한 신속히 허가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출시를 가속화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임상시험 참여자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셀트리온은 2상 임상시험을 마무리하려면 300명 이상의 피험자가 필요하지만, 현재 약 136명을 확보한 상태다. 관련해 지난 17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임상시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코로나 치료제·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참여 캠페인’에 서명했다. 

완치자의 혈장 공여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최근 신천지 교인들을 중심으로 수천명 규모 혈장 공여가 이뤄지면서. 당장 혈장이 부족할 위기는 사라졌다”면서도 “치료제를 대량생산하려면 앞으로도 완치자의 대규모 혈장 공여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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