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치아픈 '버퍼링' 없애주는 CDN 기술, 뭐길래?

골치아픈 '버퍼링' 없애주는 CDN 기술, 뭐길래?

CDN, 캐시 저장으로 빠른 영상송출 가능해져

기사승인 2020-11-21 04:30:03
▲GS 네오텍 로고. /제공=GS네오텍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얘기인지 모른다. 인터넷 초기에는 짧은 동영상도 스트리밍으로 보기 위해서 10초 이상 기다려야 했다. 용량이 조금이라도 큰 동영상을 보면 버벅버벅 거리면서 느려지거나 일부가 깨져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 지금은 당시보다 용량이 4배 이상 큰 HD급 영상을 1~2초만에 끊김 없이 감상할 수 있다. 이처럼 편리하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데는 CDN(콘텐츠 전송 네트워크 Contents Delivery Network)기술이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 다음으로 CDN 기술을 상용화해 온라인 콘텐츠 접근성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이를 바탕으로 2010년부터 웹툰과 드라마, KPOP 등 K-콘텐츠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데 일조했다.

특히 GS네오텍은 올해 3월엔 수백만명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온라인 개학을 단 열흘 만에 준비, 큰 장애 없이 운영해 세계적 수준의 CDN 인프라 운영 기술력을 보여줬다. CDN 1위 사업자인 GS네오텍의 도움을 받아 CDN이 무엇인지 파헤쳐 봤다. 


CDN, 온라인 콘텐츠 유통 전문가...보안에서도 중요


사용자가 인터넷에 접속해 동영상 등 콘텐츠를 이용하기까지 인터넷상 콘텐츠 유통 과정은 신선식품 유통 과정과 비슷하다.

소비자들은 채소를 사기 위해 멀리 산지까지 가지 않고 미리 유통망을 통해 배송된 것을 가까운 마트에서 손쉽고 빠르게 구매한다. 인터넷에서 보는 각종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방송사, 게임회사 콘텐츠도 일일이 제조사 서버에서 직접 사용자에게 보내주는 대신 사용자 집 근처 가장 가까운 서버에 미리 저장한(캐싱 Caching) 콘텐츠를 빠르게 전송해준다.

동영상, 이미지, HTML, CSS, 자바스크립트, 앱 등 인터넷상에서 보이는 것이 캐싱하는 대상이다. 신선식품에 유통기한이 있는 것처럼 콘텐츠에도 유효기간이 있어 이를 넘기면 삭제하거나 다시 복사해 온다.

CDN을 활용하면 인터넷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데 도움이 된다. 여러 경로를 거치지 않고 미리 캐싱한 콘텐츠를 바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고 안정적이다. 콘텐츠를 제공하는 제공자 입장에서도 인터넷 회선을 덜 사용해 비용이 줄고 갑자기 많은 사용자가 몰려도 여러 서버에 분산하기 때문에 서버가 다운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최근엔 보안 목적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DDoS공격을 받거나 자연재해가 발생해도 콘텐츠 공급자의 원래 서버와 나머지 캐시 서버들이 정상 작동해 해킹이나 물리적 피해에도 대응할 수 있다.


미국서 CDN 첫 상용화… 국내도 올해 도입 20주년 맞아


CDN은 1995년 미국 MIT대학에서 연구를 진행해 1999년 최초 상용화했다. 인터넷 초기에는 전국에 깔려 있는 인터넷 회선을 덜 사용하고 최단 경로로 사용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려는 목적에서 개발됐다. 이후 콘텐츠 이용이 늘고 용량이 커지면서 자주 사용하는 콘텐츠를 미리 사용자 인근에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빠르게 보내주는 기술로 발전했다.

우리나라에는 2000년 GS네오텍(지에스네오텍) 등 몇 개 기업이 CDN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토 면적이 크지 않고 인구 분포가 집약적인 우리나라는 사용자 트래픽을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고품질 콘텐츠 서비스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CDN 기술이 발전해왔다.

2000년대 초중반 초고속 인터넷 보급이 확산되면서 정적·동적 콘텐츠를 전달하는데 집중했고 2000년대 중반 이후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하고 인터넷 콘텐츠 산업이 커지면서 VOD,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2010년대 아이폰 대중화와 모바일 메신저의 등장, OTT 서비스 출현으로 고응답성, 저지연 서비스 등 고품질의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고 전반적인 웹 성능을 가속해 나갔다.

2010년대 중반 오버워치 등 온라인 게임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글로벌 OTT 넷플릭스가 우리나라에 진출하고, 유튜브 이용이 보편화 하면서 CDN은 모바일에서도 끊김이나 지연없이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다. 몇 년 새 늘어난 DDoS 공격 등에도 문제없이 웹서비스 하도록 대응하는 등 보안도 강화하는 추세다.


글로벌 경쟁사와 경쟁에도 1위 수성...멀티 서비스로 진화 중 


현재 국내 CDN 시장 1위 기업은 GS네오텍이다. 자체 기술력으로 국내 주요 데이터센터(IDC)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해 국내 포털, 방송, 게임, 이커머스, 교육 등 다양한 산업군에 CDN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세계 최대 CDN업체 아카마이와 글로벌 2위 라임라이트가 본격 진출해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 국내 기업 간에 치열한 CDN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GS네오텍은 국내 공중파 및 종편 방송사, 푹(POOQ) 티빙 등 OTT, 네이버 포털 및 이커머스, 교육 등 주요 콘텐츠 영역에서 시장점유율을 넓혀 나갔다.  2010년 스마트폰 대중화 이후 올림픽, 월드컵, 프로야구 등 굵직한 대규모 행사를 서비스하며 1위 자리에 올랐다.

CDN은 향후 개별 플랫폼을 통합하고 보안을 강화하는 등 클라우드 인프라와 같이 ‘통합화’, ‘클라우드화’할 것으로 보인다. GS네오텍은 기존에 개별 CDN 회사 단위로 계약, 운영하던 방식을 일원화하여 통합 관리 가능한 멀티 CDN 형태의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해당 서비스를 통해 기업들은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 AWS, GCP와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CDN 서비스와 전문 CDN 서비스를, 각 계약 조건별 비용 최적화된 환경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더 저렴한 비용으로도 많은 트래픽을 높은 품질로 제공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GS네오텍 CDN그룹 박성채 팀장은 “인터넷 강국인 우리나라는 서비스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고 인터넷 사용 경험도 품질로 느끼는 등 까다롭다”면서 “장애 예방은 물론 품질 경쟁에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미디어, 이커머스, 교육 등 산업별 특화 서비스와 실시간 모니터링, 24시간 대응 관리 등으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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