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새 선수 다오

기사승인 2020-11-21 07: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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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새 선수 다오
2020 순위 지명결과 서울 삼성이 20년 만에 1순위를 획득했다. 사진=프로농구연맹 제공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신입 받아라!

프로농구연맹(KBL)은 오는 23일 서울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20 KBL 신인 드래프트’를 진행한다. 본 행사에 앞서 열린 지난 16일 순위 지명권 추첨행사에서 서울 삼성이 20년 만에 1순위를 획득하는 행운을 누렸다.

올해는 총 48명이 드래프트에 지원한 가운데 박지원, 한승희(이상 연세대), 박진철(중앙대) 등을 비롯한 대학 졸업생들과 이우석(고려대), 이근휘(한양대), 차민석(제물포고) 등 ‘얼리 엔트리’로 불리는 대학 재학생과 고교졸업예정자 등이 다수 참가신청서를 냈다.

이번 드래프트에는 압도적인 1순위 지명 후보 선수가 없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드래프트에 앞서 선수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프로농구, 새 선수 다오
1순위를 두고 다투는 고려대 3학년 이우석(왼쪽)과 제물포고 3학년 차민석(오른쪽). 사진=프로농구연맹 제공
▲ 올해도 ‘얼리 엔트리’ 강세

프로 무대에 조기 진출하는 ‘얼리 엔트리’들은 팬들의 관심 대상 1호다. 4년 전만 해도 프로에 조기 진출하는 선수가 적었으나 송교창을 시작으로 양홍석, 유현준, 서명진 등 어린 선수들이 KBL 무대에서 조기 진출해 활약하면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지난해에도 김형빈(SK), 김진영(삼성)이 프로 무대에 조기 진출을 시도했고, 두 선수 모두 1라운드에서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단했다.

올해 역시 많은 대학교 재학생 선수과 고교 졸업생들이 프로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43명의 참가자 중 총 무려 10명이 ‘얼리 엔트리’다.

이 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선수는 고려대 3학년 가드 이우석(196㎝)이다. 장신 가드인 이우석은 고교시절부터 농구계에서 이름을 알린 가드다. 현재 1순위 지명 후보 선수 중 한 명이다.

이우석은 1번(포인트가드)와 2번(슈팅가드)를 모두 오갈 수 있으며,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다. 3점슛도 좋은 편이라 프로에서는 활용 가치가 높다고 평가 받고 있다. 다만 1번 포지션으로 뛰기에는 볼 핸들링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며, 2번 포지션으로 뛰기에는 공격 패턴이 단조로운 편이다. 장점 대비 단점도 뚜렷하다.

또한 최근 인대 파열 부상을 당하면서 1순위 지명에서 다소 멀어졌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로터리픽(4순위) 지명은 유력시 되는 분위기다.

제물포고 졸업생 차민석(200㎝) 역시 1순위 지명 후보군이다. 차민석은 연령별 청소년 대표팀을 두루 거친 빅맨 자원이다. 고졸 출신인 그는 신장 대비 빠른 스피드와 돌파 능력을 갖춘 빅맨이다. 특히 장신임에도 피지컬보다 스피드를 앞세운 플레이가 돋보이는 선수다.

다만 슈팅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슈팅 거리가 나쁘지 않지만, 슈팅 찬스 때도 돌파를 한다는 점은 마이너스 요소다. 여기에 아직 고교 졸업생인 만큼 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그럼에도 아직 고교생인 만큼 현재 드래프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 농구 관계자는 “차민석은 3순위 안으로 충분히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밖에도 한양대 3학년 이근휘(188㎝)와 건국대 이용우(184㎝)도 1라운드 내에서 지명될 ‘얼리 엔트리’ 선수들이다. 이근휘는 대학리그 내에서 뛰어난 슈팅력을 가지고 있다. 당장 프로에서도 통할 슈팅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이다. 이용우는 신장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지만 공격력이 매우 뛰어나다. 슈팅 뿐만 아니라 패스 센스도 매우 뛰어나 1라운드 지명이 확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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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의 장신 가드 박지원. 사진=대학농구연맹 제공
▲ 4학년들도 만만치 않다

‘얼리 엔트리’ 선수들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4학년 선수들도 높은 포텐셜을 갖춘 선수들이 많다.

4학년 선수 중 1순위 지명이 유력한 선수는 연세대의 박지원(192㎝)이다. 장신 포인트가드인 그는 연세대의 돌격대장으로 돌파, 패스 센스를 두루 갖춘 선수다. 특히 속공 후 마무리 능력이 상당히 뛰어난 선수다. 큰 무대에서도 활약한 적이 많다. 올해 대학리그 1차 대회에서 연세대를 우승으로 이끌며 MVP를 수상한 바 있다.

단점도 뚜렷한 선수다. 슈팅력이 매우 떨어지는데, 대학 통산 3점 성공률이 30%를 넘지 못한다. 일각에서는 전자랜드의 박찬희와 유사하든 평가가 따른다. 그럼에도 박지원 만한 가드가 없어 1순위 지명이 상당히 유력한 선수다.

박지원과 동기인 연세대 한승희(197㎝)은 로터리픽 지명이 유력하다. 포워드지만 스피드가 준수한 편이고, 슈팅 거리도 이전에 비해 많이 늘었다. 현재 3점슛을 경기당 1개를 적중시킬 정도로 공격 범위가 많이 늘었다. 특히 파워가 상당히 좋다. 대학리그에서는 견줄자가 없다는 평.

다만 수비력과 신장이 다소 아쉽다. 특히 빅맨이지만 다소 작은 편이라 포지션을 두고 구단들은 많은 고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드래프트에서 파워 포워드들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점이 걸린다. 

중앙대 센터 박진철(200㎝)은 센터 중 가장 좋은 자원이다. 특히 올해 센터 자원이 기근인 만큼 많은 팀들의 주목을 받을 듯하다. 특히 상당히 좋은 체격과 탄력을 갖추고 있어 성장 기대치가 높은 편이다. 다만 공격이 상당히 좋지 않은 편이다. 골밑 마무리 능력이 떨어진다. 구단들도 이 점을 상당히 아쉽게 평가하고 있다.

단국대 가드 윤원상(180㎝)과 성균관대 가드 양준우(185㎝)은 지난해까지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올해 대학리그에서는 다소 아쉬운 활약을 펼쳐 기대치가 다소 낮아진 선수들이다. 특히 윤원상은 부상이 겹치면서 프로 관계자들 사이에서 기대가 낮아졌다. 1라운드 후반에서 2라운드 초반 지명이 유력해 보인다.

대학리그에서 가장 반전을 보여준 선수는 경희대 가드 김준환(186㎝)이다. 슈팅가드 치고는 다소 작은 신장이지만, 올해 대학무대에서 평균 30점이 넘는 득점력을 보이면서 눈도장을 찍었다. 특히 고려대를 상대로 42득점을 뽑아내며 기대치를 크게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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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 뽑힌 선수들. 사진=프로농구연맹 제공
▲ 즉전감 없는 현실… “더 많이 성장해서 프로 노려라”

최근 몇 년간 프로농구에는 즉시전력감인 신인 선수들이 나오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평균 2.7득점을 넣은 김훈이 신인왕을 받으면서 신인 선수들의 기량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올해도 이전과 마찬가지라는 평가다. 성장 기대치가 높은 선수들이 많지만 당장 경기에 나설 선수가 없다는 평가다. 대부분의 구단들은 육성에 비중을 두고 후보군을 추리고 있다. 1순위 후보가 갈리는 이유기도 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코칭스태프와 계속 얘기를 하지만, 누구를 뽑아야할지 고민이 된다. 앞 구단들의 지명을 지켜봐야 할 듯 싶다”라며 “즉전감 선수가 없다보니 이번에는 선수들의 하나의 특성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 애매하게 잘하는 선수보다는, 강점이 뚜렷한 선수를 주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농구계 관계자는 “지난해도 마찬가지지만 올해도 마찬가지다. 즉시 전력감 선수가 없다. 대학무대에서 성장한 선수들도 물론 있지만, 성장하지 않은 선수들이 더욱 많다”라며 “오히려 퇴보를 한 선수들도 많다. 청소년 대표에 오를 정도로 유망했던 선수들이 지금은 2라운드에 언급되고 있다. 발전이 없었다는 뜻이다. 단순 감독들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향후에는 구단들의 1라운드 지명 포기가 나올 수도 있다. 선수들이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프로에 지명된다고 다가 아니다”라고 일침을 날렸다.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