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의 성벽이 무너진다

기사승인 2020-11-24 10: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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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의 성벽이 무너진다
FC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 사진=로이터 연합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영원할 것 같았던 스페인 프로축구 FC바르셀로나에 균열이 생겼다.

바르셀로나는 2000년대 최고의 축구 클럽팀이었다. 리오넬 메시,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아 이니에스타 등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포진된 바르셀로나는 2009년에는 6관왕을 달성했다. 2010년대에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2차례나 들어올렸다.

세계적인 명문 구단이었던 바르셀로나는 2010년대 후반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유망주들을 발굴해 주전 선수들을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슈퍼스타 영입에 바짝 공을 들였다. 앙투안 그리즈만, 우스만 뎀벨레, 필리페 쿠티뉴 등 다른 팀에서 뛰던 정상급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이는 완전 실패로 끝났다. 바르셀로나 적응에 실패하면서 애물단지가 됐다.

오히려 슈퍼스타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났고, 이는 구단 운영에 치명적인 문제점을 야기했다. 부채를 갚기 위해 지난 6월에는 팀의 핵심 유망주인 아르투르 멜루를 내주고 유벤투스로부터 미랄렘 피아니치를 받아오는 충격적인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올 시즌 시작 전부터도 잡음이 많았다. 새로 선임된 로날드 쿠만은 선수단 구조를 바꾸기 위해 팀의 간판 공격수인 루이스 수아레즈를 내쳤다. 이 과정에서 선수를 대하는 태도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팀의 역사에 공헌한 선수를 헌신짝 버리듯 한 순간에 내쳤다.

여기에 바르셀로나의 상징적인 선수인 리오넬 메시가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이미 구단 수뇌부와 수차례 갈등이 있었던 메시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바이에른 뮌헨과 8강전에서 2대 8로 패배해면서 이적설에 연루됐다. 여기에 쿠만 감독이 본인을 대하는 태도로 인해 시즌이 끝나면 이적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

파국으로 치달은 상태에서 맞이한 바르셀로나의 2020~2021시즌. 버팀목이 무너지면서 팀의 성적도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현재 바르셀로나는 8경기를 치러 3승2무3패 승점 11점으로 리그 13위로 쳐졌다.

특히 최근 부상자가 대거 속출하면서 제대로 선수 가용도 어려운 처지다.

팀에서 4골을 기록했던 ‘신성’ 안수 파티는 무릎 수술로 약 4개월 동안 결장한다. 여기에 바르셀로나 수비의 주축이던 헤라르드 피케는 십자 인대가 완전 파열되면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세르지 로베르토도 오른쪽 허벅지 대퇴부 파열 부상을 입어 2개월 가까이 나서지 못한다. 우스만 뎀벨레, 세르히오 부스케츠 등이 부상을 당했다.

올 시즌도 문제지만 향후 미래도 어두운 바르셀로나다. 현재 바르셀로나는 재정 위기를 겪고 있다. 자칫 하다가 주축 선수들을 모두 이적시장에 내놓을지도 모른다. 2000년대 최고의 클럽이라 칭송받던 바르셀로나의 성벽은 이미 균열이 가있다.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