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그동안 매너가 없었죠?' 규제 완화되는 전동킥보드 법

박태현 / 기사승인 : 2020-12-04 05: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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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킥보드 '안전 사각지대'

1일 늦은 오후, 경기도 부천역 인근 한 먹자골목에서 전동킥보드와 승용차가 서로 눈치를 보고 있다.

[쿠키뉴스] 박태현 기자 = 차세대 단거리 이동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는 전동킥보드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빠른 이동과 편의성, 친환경 등을 내세워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관련 업체들의 공유서비스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전동킥보드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관련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오는 10일 개정될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수단(PM)은 횡단보도 이용시 내려서 끌거나 들고 이동해야 한다. 서울 시내 횡단보도에서 전동킥보드 이용자들이 무선 이어폰을 착용하거나, 한 대의 전동킥보드에 두사람이 탑승해서 이동하고 있다. 개정될 도로교통법에서는 모두 불법이다.

국토교통부 산하 자동차공제조합으로부터 제출받은 전동킥보드 사고 통계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6월까지 총 2,227건의 전동킥보드 관련 사고가 집계됐다. 2017년 340건에서 지난해 722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466건이 접수됐다. 모빌리티 업계에서의 실제 사고 건수는 통계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119구급대가 최근 3년간 자전거와 전동 킥보드 사고로 총 23,938건을 출동하여 19,150명을 이송했다.”고 밝혔다. 서울 지역에 배치된 공유 전동킥보드만 3만5850여 대에 달한다. 작년 11월만 해도 7,500여 대였다. 코로나19 여파로 배달시장이 커지면서 전동킥보드 등을 이용해 음식을 나르는 이들도 많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전동킥보드를 탑승한 한 시민이 경기도 부천시 교차로 횡단보도에서 시민들 사이로 이동하고 있다.

공유 전동킥보드를 자주 이용한다는 대학생 이 모씨는 “차로 가기에는 가깝고 도보로 이용하기에는 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다닐 때 정말 편하게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차도 한복판이나 보행에 방해될 정도로 무분별하게 주차되어 있는 전동킥보드들도 눈에 많이 띈다"면서 "차도나 인도에서 위험하게 전동킥보드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 때문에 안전하게 탑승준칙을 지켜가며 이용하는 저 같은 사람들도 불쾌한 시선에 피해볼 때도 있다”고 전했다.

경기도 부천역 인근 인도 한복판에 세워진 전동킥보드로 인해 시민들이 피해가고 있다.

오는 10일부터 시행 예정인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따라 전동킥보드의 자전거도로 이용이 허용된다. 또한 만13세 이상이면 누구나 전동킥보드의 대여 및 이용이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했으나, 국토교통부는 연령 기준 완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전동킥보드 이용 연령을 만 18세 이상으로 제한했다. 다만, 미성년자라도 예외적으로 원동기면허를 취득한 경우에는 대여가 가능하다. 또한 주·정차 가이드라인을 전국으로 확대 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보도중앙 횡단보도, 산책로, 도로, 진출입로, 소방시설 5m 이내, 공사장 주변 등 13개 구역에는 주차를 할 수 없다. 다만 사고 시 처벌 규정을 강화해 전동킥보드로 보행자를 다치게 하면 보험·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내의 벌금을 물게 된다. 음주 사고나 스쿨존 사고에 대해서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이 적용된다. 이 밖에도 금융감독원의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으로 도로를 걷다가 전동킥보드에 부딪혀 다치면 본인 또는 가족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서울 시내에서 전동킥보드를 이용해 배달 서비스에 나선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출입구 문 앞에 세워진 전동킥보드로 인해 시민들이 출입에 불편함을 겪고 있다.

한 시민이 인도 한복판에서 전동킥보드를 탑승한 채 질주하고 있다. 전통킥보드의 최대 속도는 25km에서 30km이다. 오토바이보다는 느리지만 자전거보다는 빨라서 늘 안전에 유의해야한다.

배달 서비스 일을 하며 종종 전동킥보드를 이용한다던 윤 모씨는 “개정된 전동킥보드 법으로 10일부터는 자전거 도로를 이용해야 하지만, 자전거 도로도 막상 충분하지 않아 당분간은 인도나 차도로 달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개인택시를 운영하고 있는 이원철(60) 씨는 “차도에서도 갑자기 끼어드는 전동킥보드로 인해 놀랄 때가 많다. 교차로에서 우회전 하거나 골목길에서 어려 보이는 학생들이 전동킥보드를 타고 동시에 진입하거나 나란히 도로를 막고 운행할 때면 경적을 울릴 수도 없고 영업에 지장이 많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 자양동 뚝섬유원지역 인근에서 공유전동킥보드 업체 직원이 자사의 전동킥보드를 점검하고 있다.

서울 상암동 인도 가장자리에 공유전동킥보드가 나란히 주차되어 있다.

공유 전동킥보드 이용자들이 알아두면 유용한 변화도 있다. 몇몇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는 공유형 전동킥보드 이용 시 기기 결함이나 서비스 장애로 이용자에게 상해나 손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자들이 책임을 지게 된다. 또한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 회원 탈퇴 시 유료로 결제한 포인트들을 그동안 돌려받지 못했지만, 개정된 약관에는 현금으로 환불하도록 시정됐다.

인천 시내의 한 차도 위에 정차된 승용차 앞에 전동킥보드가 세워져 있다.

전동킥보드가 증가하면서 시민들의 생활이 빠르고 편해졌다. 간편한 이동수단으로써 시민들이 보다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법안이 완화되지만, 올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는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된다. 차도나 인도는 놀이터가 아니다. 또한 전동킥보드는 아이들 놀잇감처럼 생각했다가는 큰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다.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면서 뛰어난 편의성을 누리고 있다면, 개정된 법안을 잘 숙지해 안전한 전동킥보드 이용 매너를 지켜야 한다.

pt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