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죽창가’ 따라 외친 문재인 정부, 日 강제징용 뒷거래 또 ‘불발’

오준엽 / 기사승인 : 2020-12-18 1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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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실패 후 서훈 안보실장 방일 시도도 ‘무산’… 日 혐한분위기 극화 ‘우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조합원들이 2019년 8월 7일 일본대사관 앞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 부정하는 아베 정권 규탄’ 기자회견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문재인 정부가 ‘지지’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해온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을 두고 일본과 뒷거래까지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며 정부의 대일외교가 도마에 올랐다.

앞서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18일 한국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일제 강점기 징용문제를 둘러싼 한일간 갈등관계를 해소하고,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연내 방한을 요청하기 위해 지난달 하순 일본방문을 계획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는 소식을 전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보도에서 요미우리는 ‘서 실장이 일본을 방문하더라도 한일 양국 정부의 근본적인 입장 차이를 넘어서기 곤란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는 풀이와 함께 ‘징용문제와 관련해 일본정부가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한국 측이 제시하지 않아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는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이는 지난 9일 일본의 한 월간지 ‘분게이슌주’가 발간한 2021년 1월호에 ‘징용공(강제 징용 피해자 일본식 표현)문제 한·일 비밀교섭의 전모’라는 폭로기사에서 박철민 주헝가리 대사가 청와대 외교비서관 시절인 지난 10월과 11월 같은 문제로 일본을 극비리에 방문했지만 일본의 거절의사를 받은 이후의 일이다.

당시 박 전 비서관은 다키자키 시게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을 만나 우리 사법부의 판결에 따라 가해 일본기업의 압류자산을 현금화하는 대신 한국 정부가 일본기업의 손해를 보전하겠다는 청와대의 의향을 전달했고, 일본이 판결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강경한 반대의사를 들고 돌아가야 했다고 전해진다.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과 나란히 대사임명식장을 들어선 박철민 주헝가리대사(좌)가 지난 10월과 11월 청와대 외교비서관으로 일본을 극비리에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서 실장이 일본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이 희망해온 스가 총리의 방한과 한‧중‧일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협상테이블’을 마련하려던 당초 정부의 구상도 실현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 방일계획 역시 취소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정부가 추진했던 연내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가 사실상 무산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배경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청와대가 뒷거래를 시도했다는 정황이 일본 언론을 통해 전해진 지난 11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헛발질을 넘어 굴종적 외교 참사”라고 혹평했다. 

이어 “청와대 수석비서관이라는 분(조국)이 죽창가를 외치고, 자격조차 의심되는 광복회장(김원웅)이 파묘 운운하며 반일 감정을 부추기고, 청와대는 한일 지소미아 파기를 거론하고, ‘NO 아베·NO 재팬’을 외치더니, 그분들은 지금 다 어디 숨었냐”고 조국 전 법무부장관 등을 소환했다. 

나아가 “그놈의 죽창은 일본을 향한 것이 아니라 국내 야당을 찌르기 위한 ‘선택적 분노의 무기’였냐”면서 “앞에서는 현실성 없는 큰소리를 치며 국민들을 속이고, 뒤로는 호박씨 까듯 국민 세금으로 일본과 추잡한 뒷거래나 하는 것이라면, 딱 야바위꾼 수준이다. 이것이 역사 왜곡이고 친일”이라고 비판했다.

외교 전문가들도 고개를 저었다. 일본의 국민정서 상 감정적 대응이 아닌 논리적 접근이 이뤄졌어야 함에도 ‘죽창가’를 앞세운 감정적 대응으로 혐한기류가 여느 때보다 강화됐고, 이를 해결하겠다며 나선 정부가 정작 제대로 된 대응책이나 논리도 마련하지 않은 채 과거와 다름없는 초보의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진=공동취재단

한 외교 소식통은 월간 신동아를 통해 “지한파들조차 한국과 단교를 해도 좋을 만큼 한국이 싫어졌다고 까지 말한다”며 일본 내 기류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과거사 문제가 경제와 결부되며 혐한 분위기가 팽배해졌고, 문재인 정부가 납득하고 협의가 가능한 수준의 대안을 일본 정부에 내놓기 전에는 관계진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일본 언론들 역시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대법원 판결 관련 한국정부가 일본정부에서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이나 입장을 제시하지 않는 한 스가 총리의 방한이나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들을 전했다. 그러나 외교부나 한국 정부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관계개선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시절인 지난해 7월 고(故) 김남주 시인이 동학농민운동을 소재로 작사한 민중가요 ‘죽창가’와 그에 대한 향수를 전하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반일감정에 불을 지폈다.

게다가 지난 11월 8일에는 “강제징용 노동자 관련 대법원 판결을 강하게 옹호했고 이 판결을 비난하는 일본 정부 및 국내 일부 언론을 강하게 비판했다”면서 “이로 인해 ‘반일선동’을 한다는 맹비난을 받았다. 이후 한일관계가 경색된 것은 사실이지만 감히 말하자면 되돌아봐도 당시 ‘대일 강경노선’이 오류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