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스포티파이 내년 국내 상륙...경쟁사들 '긴장'

다양한 콘텐츠·음원 낙점...한국드라마·K팝 등 영향도
한국시장에서의 가능성 높게 평가...내년 상반기 각축전 예상

기사승인 2020-12-22 04: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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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스포티파이 내년 국내 상륙...경쟁사들 '긴장'
▲ 사진= 디즈니플러스 홈페이지 캡처.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세계적인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OTT)인 디즈니플러스에 이어 세계 1위 음원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가 내년 상반기 국내 진출을 예고했다. 

글로벌 업체들의 연이은 한국시장 노크에 경쟁사들은 바짝 긴장한 상태다. 특히 신사업으로 손꼽히는 OTT나 AI스피커·차량시스템 등과 연계해 새로이 각광받고 있는 음원 스트리밍 분야에서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월트디즈니 컴퍼니는 지난 10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디즈니플러스가 2021년 동유럽, 한국, 홍콩 등에서 출시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실제로 디즈니는 한국어로 된 디즈니플러스 국내 홈페이지를 미리 개설하고, 자사의 국내 론칭 등 새로운 소식을 받으려면 이메일을 등록하게 하고 있다. 작업이 마무리되면 넷플릭스와 같이 이메일 주소로 가입하는 구독 시스템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플러스는 어벤저스로 대표되는 마블과 스타워즈, 21세기 폭스와 픽사,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에서 제작한 영화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비스 시작 후 두 달여만에 미국 등 30여개국에서 약 860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내년에는 글로벌 유료구독자가 2억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디즈니는 아시아 진출을 본격 준비하고 있다. 디즈니는 지난 18일 루크 강 아시아태평양 총괄을 신규 임명했다. 전 북아시아 지역총괄이었던 루크 강 대표는 한국과 중국, 홍콩, 대만, 일본, 동남아, 호주, 뉴질랜드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아시아 지역에 디즈니플러스 진출을 타진하기 위한 사전작업인 셈이다.

디즈니플러스는 경쟁사 대비 저렴한 구독료가 강점이다. 글로벌 기준 디즈니플러스의 월 구독료는 6.99달러(약 7800원)다. 한국 기준 넷플릭스 베이직 요금제(9500원) 대비 1700원가량 낮다. 여기에 영화 '겨울왕국'이나 '어벤저스 시리즈' 등 디즈니의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한국 시장에서 크게 흥행하면서 충성고객을 이미 확보했다는 평이다. 

디즈니플러스는 그동안 IPTV와 OTT를 가지고 있는 통신사의 구애를 받으며 다양한 물밑 협상을 벌여왔으나 현재까지는 통신사가 운영하는 국내 IPTV나 OTT로의 편입보다는 독자적인 진출에 비중을 더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넷플릭스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SK텔레콤이 특히 초기부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KT와 LG유플러스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현재 SKT를 제외하고 LG유플러스와 KT가 모두 넷플릭스와 손잡는 등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 천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넷플릭스의 국내 OTT 시장 점유율은 40%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디즈니플러스가 넷플릭스의 가장 막강한 경쟁자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디즈니플러스가 아시아시장에서 본격 진출을 결심한 건 실제로 아시아에서 유료플랫폼 콘텐츠 소비가 많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시장에서 OTT업체들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유료가입자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인 넷플릭스는 아태지역에서의 유료가입자가 감소분을 떠받치고 있는 추세다. 올 3분기 신규 유료가입자 220만명 중 절반 수준(101만명, 46%)가 아태지역에서 발생했다. 

여기에 국내에서는 인터넷과 5G 통신이 조기 안착되고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에 대해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있어 콘텐츠 플랫폼사들의 관심이 높다. 또한 K팝과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등이 입소문을 타면서 한국산 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에서도 한국 시장 진출을 고려하는 데 하나의 요인이 됐다. 

디즈니뿐 아니라 다른 OTT들도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HBO Max도 한국 OTT사와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고 애플의 OTT인 애플TV 플러스도 오리지널 콘텐츠에 한국어 자막을 추가하고 한국 직원을 모집하는 등 국내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현재 국내 OTT로는 통신3사가 제공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웨이브, KT의 시즌, LG유플러스의 U+모바일tv가 있고 이외에 왓챠와 JTBC와 CJ ENM가 손잡은 티빙 등이 있다. 현재까지는 OTT들간 고정 고객층을 확보하며 경쟁해 나갔지만 자금력과 브랜드 파워를 가진 글로벌 업체들이 속속 상륙하는 데 대한 위기감이 크다.  

디즈니플러스·스포티파이 내년 국내 상륙...경쟁사들 '긴장'
▲ 스포티파이 로고. /제공=스포티파이 

스포티파이도 19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상반기 내 국내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스포티파이는 6000만곡 이상의 트랙과 40억개 이상의 플레이리스트를 보유한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다. 이 같은 결정에는 최근 커지고 있는 K-POP 시장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티파이는 자료를 통해 "한국 아티스트들의 창작물이 전세계 3억2000만명의 스포티파이 이용자들과 연결된다"며 "국내 이용자들도 전세계 아티스트들과 그들의 음악을 접할 수 있게 된다"고 언급했다. 

한국의 음악시장은 세계 6위 규모로, 케이팝의 성장에 따라 그 영향력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014년 스포티파이가 케이팝 허브 플레이리스트를 처음 선보인 이래 케이팝 이용자 청취 비중은 20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티파이는 글로벌 신인 아티스트 발굴 프로젝트 일환으로 '레이더 코리아(RADAR Korea)' 플레이리스트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카카오 멜론과 지니뮤직, SK텔레콤의 플로와 네이버의 바이브, 유튜브뮤직 등이 각축을 벌이는 이 시장에서 스포티파이가 과연 어떤 전략으로 나설지도 주목된다. 넷플릭스처럼 국내 음원의 해외 유통 등에 스포티파이가 관여해 해외에서 국내 뮤지션의 음악들이 발굴되고, 팝이나 록 등 다양한 취향을 가진 국내 음악 소비자들이 해외 시장에서의 다양한 음악을 소비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반면 글로벌 업체들의 진출에도 그동안 국내 OTT나 음원 스트리밍 업체들이 쌓아온 노하우는 무시못할 것이라는 긍정론도 만만치 않다. 이미 몇 년간 서비스를 하면서 얻은 빅데이터를 통해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 유저에 최적화된 유저 인터페이스(UI) 등 다양한 방면에서 노하우를 축적해왔다는 것이다.

또 한국 소비자들은 국내 콘텐츠를 소비하기를 선호하고 있어 최근 넷플릭스 등 글로벌 사업자들도 한국 드라마나 예능 콘텐츠 등 국내 콘텐츠를 늘리고 있는 추세라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국내 콘텐츠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OTT도 승산이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강력한 경쟁자가 늘어난 만큼 위협적으로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공룡들의 진출이 매우 위협적인 것은 사실"이라며 "국내 업체들로선 사활을 걸고 다양한 콘텐츠를 수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uh@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