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경석 ‘영동 블루와인 펜션농원’ 대표 “와인을 유리병에만 담아야 하나요?”

- 캔와인에 빠진 진 대표, 블루베리 와인 이어 캔와인 매력에 ‘흠뻑’
- 2013년 귀농, “국내 와인의 카테고리 넘어서겠다...영동군 지원에 감사“

입력 2020-12-29 16: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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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경석 ‘영동 블루와인 펜션농원’ 대표 “와인을 유리병에만 담아야 하나요?”
▲진경석 대표가 '블루와인 펜션농원' 와인 시음 판매대에서 캔와인을 들어보이고 있다.

[영동=쿠키뉴스] 최문갑 기자 = “와인이라고 포도와인이어야 하는 법이 있나요? 또, 와인을 반드시 유리병에만 담아야 하는 것도 아니지 않을까요? 와인의 독특한 맛과 향기, 분위기를 제대로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충북 영동군 양산면에 자리한 ‘영동 블루와인 펜션농원’의 진경석 대표는 와인에 대한 생각이 다소 도발적이다. 와인은 통상적인 개념의 포도 와인 말고도 사과 와인, 블루베리 와인 등 다양한 와인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블루와인 펜션농원’이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진 대표는 블루베리 와인에 꽂혔다고 말한다. 

“저는 색다른 것을 추구합니다. 전통적인 포도 와인이나 요즘 확산하고 있는 사과 와인 등 여타 와인보다도 블루베리 와인에 더 큰 매력을 느낍니다. 블루베리 와인이 다른 와인보다 더 이국적인 느낌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실제로, 진 대표는 현재 와인 생산 비중이 포도 와인 70%, 사과 와인 20%, 블루베리 와인 10% 정도지만, 앞으로 블루베리 와인을 지속적으로 늘려 생산할 계획이다.

[인터뷰] 진경석 ‘영동 블루와인 펜션농원’ 대표 “와인을 유리병에만 담아야 하나요?”
▲'블루와인 펜션농원' 내 와인 전시실 모습.

[인터뷰] 진경석 ‘영동 블루와인 펜션농원’ 대표 “와인을 유리병에만 담아야 하나요?”
▲진경석 대표가 농원 바로 옆에 자리한 블루베리 농원에서 작물을 손질하고 있다.

이유 없는 관습과 고정관념을 타파한다는 진 대표는 또 한번 변화를 시도했다. 캔와인을 출시한 것이다.  

선진국의 와인 시장 동향 등을 2-3년 관찰하고, 와인의 당도와 알콜 도수, 가격, 소비자 선호도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 다음 캔와인의 생산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마침내 캔와인 테스트 등을 거쳐 지난 5월 본격적인 생산과 판매에 들어갔다.  

“현재 캔와인 생산 비중은 전체 와인 생산의 20% 정도 입니다. 하지만 내년엔 50% 정도로 늘릴 계획입니다. 전체 생산을 캔와인으로 해야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진 대표가 생산하는 캔와인의 용량은 두 잔 정도 나오는 330ml 짜리다. 하지만 다양한 구매 계층을 고려, 500ml 나 좀 더 적은 250ml 용량의 와인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고 들려준다.  

진 대표는 지난 2013년 귀농했다. 그의 부친이 2011년 귀농해 ‘베리와인1168’의 생산에 참여한 지 2년 후 합류했다. 부친의 일을 함께 하고 노하우 등을 어깨 넘어 배우며 와인의 세계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베리와인1168’에서 ‘11’은 그의 부친이 귀농한 2011년을, ‘68’은 당시 그의 부친 나이를 말한다.

부친이 결코 젊지 않은 나이에 귀농했는데도 비교적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는 진 대표는 부친의 ‘와인정신’을 이어받겠다고 다짐한다. 진 대표의 딸(20대)도 와이너리의 길을 가겠다며 관련 대학에 진학했다고 전했다.

“와인시장에서는 기존 시장과의 단순경쟁은 별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국내 와인의 카테고리를 넘어서려고 합니다. 소비자 반응을 세심하게 봐가며 특별한 와인을 만들 작정입니다.” 

진 대표의 ‘와인정신’엔 영동군의 관심과 지원이 큰 동력이 되고 있다. 영동군이 와인의 다양한 수요와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 중 하나인 ‘농가형 와인 프리미엄 포장설비 지원사업’이 큰 용기를 주고 있다고 진 대표는 말한다.

영동군농업기술센터 김진용 주무관은 “와인 소비자들에게 소소한 행복과 힐링을 주는 아이템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캔와인을 군내 적잖은 와이너리들이 관심을 가져 반갑다”면서 “진 대표는 캔와인 생산의 개척자 중 대표 격”이라고 전했다. 

영동군 김금숙 와인산업팀장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캠핑족, 1인 생활 등의 바람에 맞춰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품목으로 캔와인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양한 소비자 수요에 맞춰 고품질의 독특한 영동와인을 선보이도록 지원 등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영동군 서종석 국악문화체육과장은 “영동군에 도전적이고 개척정신이 강한 와이너리들이 많아지면서 군이 국내 와인 1번지의 입지를 확고히 다져가고 있다고 여긴다”면서 “영동의 와인과 관광명소, 국악 등을 연계한 문화관광전략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mgc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