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데뷔전이자 개막전이라 긴장을 많이 했는데 이겨서 다행이네요.”
T1의 원거리 딜러 ‘구마유시’ 이민형이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이민형은 13일 오후 8시 온라인으로 열린 ‘2021 리그 오브 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맹활약하며 팀의 2대 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T1은 ‘페이커’ 이상혁, ‘테디’ 박진성 등 지난해 주축 선수로 활약했던 선수들 대신 이민형, ‘엘림’ 최엘림, ‘클로저’ 이주현 등 신인 선수들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특히 지난해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선발전에서 처음으로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이민형은 이번이 LCK 데뷔전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 응한 이민형은 “지난 해 선발전은 아무래도 중요한 경기이다 보니까 압박감도 있었다. 선발전이 ‘시즌 마지막에 한 번은 나가는구나’라는 생각이었다면 개막전은 스타트를 내가 끊는 것이다 보니까 의미가 남달랐다. 긴장도는 비슷했다”고 털어놨다.
개막전에 선발로 출전한다는 소식을 듣고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생각했다는 이민형은 신인 선수들만 모여 경기에 나가 걱정은 되지 않았느냐는 질의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베테랑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칸나, 엘림, 클로저, 케리아 선수 모두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다. 오더 부분에 있어서도 부족한 점이 전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대 1로 맞선 3세트 25분께, 사미라를 플레이 한 이민형은 드래곤 영혼이 걸린 한타에서 마치 레넥톤처럼 진입해 상대 뒷 라인을 파괴시켰다. 그는 “다 잡는 각이었는데 빅토르의 궁극기에 내 궁극기가 끊겨서 아쉬웠다”며 “내 실력에 근거한 자신감으로 들어갔다. 그 각이 남들이 보기엔 위험할지는 몰라도 내겐 안전한 각이었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이 마무리 된 후, 일각에선 이민형이 T1과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진성이라는 걸출한 원거리 딜러 때문에 이민형이 좀처럼 기회를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민형은 T1과 2022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SNS에 ‘최고의 선수가 있어야 할 곳은 T1’이라는 인상적인 글귀를 남겼다.
이민형은 “감독님과 얘기를 나눈 뒤 재계약을 결정했다”며 “(박)진성이 형은 정말 잘하는 선수다. S급 선수라고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나도 자신있었다. 내 장점은 색깔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딱 잘라 정의하긴 어렵지만 내게 특별한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T1이 최고의 팀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왔다. 이번에 들어온 (류)민석이도 그렇지만 결국에 잘하는 선수들은 T1으로 오지 않나. 나 역시도 T1에서 나가 다른 곳에서 잘하더라도 결국은 T1으로 돌아올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 지금으로선 T1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 할 것 같다”며 팀을 향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이민형은 평소 공식적인 스트리밍 일정 외에도 개인방송을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사람들이랑 소통하는 게 재밌다”며 “혼자 솔로랭크를 하면 심심할 때가 많다. 내 실력 자랑도 할 겸 방송을 켜고 있다”고 밝혔다.
이민형은 팬들이 더욱 많은 관심과 기대를 보내줬으면 하는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팬들이 내게 거는 기대는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 기대에 부응할 자신도 있어서 오히려 더 많은 관심과 기대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다만 평소에도 자신감이 넘치는 것은 아니라고. 그는 “외적으로는 자신감이 넘치지만 속으로는 사실 아니다. 일종의 자기 세뇌 같다”며 웃었다.
T1은 앞으로 담원 게이밍 기아, 젠지e스포츠 등 강력한 우승 후보들을 연달아 만난다.
이민형은 “빡빡하다. 잘해야 될 것 같다. 나만 잘해야 될 게 아니라 다섯이서 합을 맞추면 이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젠지의 원거리 딜러 ‘룰러’ 박재혁에 대한 분석은 다 끝났느냐는 기자의 농담에는 “잘 모르겠고, 박살 내보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민형은 “다섯 명 모두 단단한 팀이 돼서 롤드컵 우승까지 노리는 강한 팀, T1이 되겠다. 개인적인 목표는 주전 자리를 유지하며 잘 성장하는 것”이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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