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은행권 리빌딩 불가피…다운사이징 본격화

유수환 / 기사승인 : 2021-01-16 06: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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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경제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국내 은행도 보수적인 기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고민하고 있다. 

저금리·저성장 국면이 지속되고, 빅테크 기업의 금융산업 진출을 확장하면서 은행은 기존의 영업방식을 탈피해 ▲디지털 플랫폼 금융 강화 ▲조직개편을 통한 슬림화 ▲글로벌 영업과 CIB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은행권의 이 같은 변화로 인해 금융업계 근무 환경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 자료=코스콤

국내은행, 디지털 금융 시대 후발주자 나서…CIB부문도 강화 

올해 국내 은행은 신년사를 통해 플랫폼을 기반한 디지털 금융 플랫폼 구축을 방점으로 삼았다. 이는 비대면 중심의 디지털 경제가 진전되고 전자상거래 규모가 확대되면서 빅테크 기업이 은행의 경쟁상대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카카오와 네이버 같은 국내 플랫폼은 물론 해외에서도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로 대표되는 빅테크 기업이 금융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이들은 높은 자금력(시가총액)을 바탕으로 지급결제, 자산관리, 신용 및 대출, 보험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성엽(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주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금융시장 진출에 대한 파급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으며, 전통적인 금융권도 ICT(정보통신기술)을 통해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도 ‘우리나라 은행산업의 미래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은행이 영업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핀테크 기업과 기존은행이 공존, 협력하고 인터넷 은행 등과 경쟁하는 구조가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국내 은행도 빅테크 기업에 대응하기 위해 플랫폼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은행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음식 배달 주문, 부동산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올해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글로벌 사업과 CIB(혹은 GIB) 부문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CIB란 상업은행(CB)과 투자은행(IB)을 결합한 말로 기업금융과 IB업무를 연계하는 업무를 의미한다.

이는 최근 금융지주사의 조직개편에서도 잘 나타난다. 하나금융은 박지환 CIB 부문 그룹장을 부행장으로 승격시키면서 CIB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29일 종합 금융플랫폼 기업으로의 대전환을 위한 조직 혁신을 기조로 경영진 인사를 실시하면서 우상현 KB국민은행 CIB고객그룹장(전무)이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신한은행도 정근수 신한은행 글로벌투자본부장을 GIB 부문장으로 선임하면서 GIB 부문에 힘을 실고 있다. 

조직 슬림화에 따른 인적자본 축소 불가피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인력 구조조정도 불가피하게 됐다. 코로나19 여파와 금융의 디지털·비대면화가 가속화되면서 대면 영업을 주력으로 하는 은행 점포 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은 216개의 점포를 줄였고, 올해도 구조조정 혹은 희망퇴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의 가속화로 인해 점포 및 지점 축소는 사실상 시대적 흐름이 돼 버린 상태”라며 “비대면 금융의 점유율이 커진 만큼 은행도 슬림화되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이자수익에 대한 이익 확보가 필요한 만큼 국내 지점(점포)는 줄어들고 해외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급격한 인력 이탈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된다. 한국은행은 “디지털 전환 등을 통한 은행 영업경쟁력 강화는 불가피하나 이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도 수반되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금융업권의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고용 감소로 인해 경제 전반에 대한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핀테크 기업 육성, 해외진출 지원, 직원 재교육 및 이직 등의 활성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뚜렷한 효과 여부는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은행 인력은 장기간의 근무 경력을 통해 전문지식을 축적한 고급 인력인 만큼 인적자본의 상당한 손실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은행권의 플랫폼 구축 사업은 고무적이지만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한다. 우선 금융사들의 플랫폼 기반은 앱은 여전히 우후죽순이라는 점, 빅테크(네이버·카카오)에 맞설 수 있는 접근성은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빅테크업체 관계자도 “카카오뱅크나 네이버통장 등이 금융소비자들의 선택을 많이 받는 이유가 기본적으로 모바일 플랫폼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은행과 같은 금융회사가 자본력이 뛰어난 건 강점이겠지만 바로 그것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