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프레스] 학보사, 그게 뭔데?

위기의 학보사…학생들의 관심 절실

기사승인 2021-01-20 14: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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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프레스] 학보사, 그게 뭔데?
[쿠키뉴스 유니프레스] 이슬비 한성대신문 기자 = 학보사는 학생으로 구성된 대학 언론이다. 학교마다 발행 기간이 다르지만 월간 발행에서 잦으면 주간 발행까지, 꾸준히 신문을 만들고 있다. 학보사는 학교의 크고 작은 소식부터 대학사회에 대한 비판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취재 대상이 대학인 탓에, 대학의 압박을 받는 일도 잦다. 기사의 내용과 무관하게, 본교 이미지 실추 여지가 있다면 학교는 기사의 내용을 제재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학보사들이 언론의 자유를 촉구하며 파업이나 백지발행을 한 경우도 있다.

학보사는 이렇게 열심히 뛰고 있지만 알아주는 이가 없다. 친구에게 ‘학보사 이름이 뭐냐’고 물으면 제대로 대답하는 이가 거의 없다. 심지어 학보사가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기자는 지난해 4월 새파란 꿈을 안고 학보사에 입사했다. 취재를 하고 기사를 써서 독자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나아가 대학의 발전을 촉진하고 싶다는 부푼 꿈이었다. 업무에 대한 공부도, 열심히 해서 좋은 기자로 거듭나 편집장이 되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한 해가 지난 지금, 기자의 유일한 꿈은 ‘이번 호 기사는 마무리할 수 있을까’다. 시간이 지날수록 쏟아지는 업무에 원고 작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힘이 빠졌다. 취재를 하던 도중 ‘이 소재로는 기사를 쓸 수 없다’고 느껴 처음부터 다시 준비하는 순간은 절망이었다.

업무 강도가 있다 보니 퇴사하는 기자도 많았다. 학보사 동기 중 반절 이상이 도중에 그만뒀다. 다른 학보사를 보면 기수 전체가 퇴사해 기수가 뻥뻥 뚫리는 경우도 흔하게 볼 수 있다. 기자 역시 학보사에 애정이 많으나, 퇴사를 고민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건 거짓말일 것이다. 학내 학생은 학보사에 무관심한 상황에서 대학의 견제와 압박을 받으며 취재를 하기에 힘들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학보사는 계속 이어오고 있다. 진실을 추구하는 기관’이라는 거창한 이유 말고도, 학보사가 계속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기자들의 동료애와 사명감이 아닐까 싶다. 온갖 고생을 함께하며 똘똘 뭉친 기자들은 서로에게 한 집단에 소속한 동료보다 더 애틋한 감정을 느낀다. 

사건에 대한 문제를 파헤치고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사명감 또한 한 몫 할 것이다. 독자에게 사건의 진위를 알려 오해를 풀거나 문제의 해결책을 마련에 도움을 주는 것은 기자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 아닐까 싶다. 독자에겐 간간히 신문을 내는 정도로 보이지만, 기자들은 하루하루 전쟁 속에 살아가고 있다. 

학보사를 만들면서 학업과  이러한 학보사 기자의 열정을 독자가 잘 알아줬음 한다. 최근에는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폐간 위기를 겪고 있는 학보사가 증가했다. 모교에 애정이 있는 동문이라면 한번쯤 학교 사이트에 들어가 신문을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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