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내부고발자 대책위 "애플, 현대차·기아 기술제휴 중단하라"

기아 대리점 내부고발자 박미희씨 "공익 신고자 문제 우선 해결해야"

기사승인 2021-01-27 14: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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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내부고발자 대책위
27일 서울 강남구 애프코리아 본사 앞에서 8년째 복직 투쟁 중인 해고노동자 박미희씨가 애플에 대해 현대차·기아와의 기술제휴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기아자동차 대리점에서 일하던 중 '내부고발을 했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해고됐다'며 8년째 복직 투쟁 중인 해고노동자 박미희씨가 애플에 대해 현대차·기아와의 기술제휴 중단을 촉구했다. 

'기아차 내부고발자 박미희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27일 서울 강남구 애플코리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그룹이 세계적인 기업 애플의 명성에 걸맞는 협력업체가 되기 위해서는 노동탄압을 멈추고 공익신고자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박씨는 "얼마 전 뉴스에서 애플이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현대차그룹과 협업을 할 예정이란 소식을 접하게 됐다"며 "내부고발자를 부당해고하게 했을 뿐 아니라 8년째 문제 해결은 않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탄압하고 있는 부도덕한 기업이 세계적인 기업 애플과 협업을 진행할 경우 애플의 이미지마저 추락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저는 애플에 이 문제를 폭로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애플과 협업해 글로벌 선진 기업을 경영하겠다면서 뒤로는 회사를 위해 11년 동안 성실하게 일하다 불이익을 감수하고 공익신고를 한 해고노동자를 8년째 방치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공대위에 따르면 2002년부터 부산의 한 기아차 대리점에서 자동차 판매노동자(마스터)로 일했던 박미희(60)씨는 2013년 5월께 해고됐다.

박씨는 일부 기아차 대리점에서 구매자에게 규정 이상의 할인을 해 주는 등 '부당 판매' 행위를 한 정황을 포착하고, 보고 체계에 따라 본사 임원에게 내부고발을 했다. 이 사실이 박씨가 근무하던 대리점 소장의 귀에 들어가며 별다른 이유 없이 해고가 이뤄졌다고 박씨는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후 2013년 10월부터 해고 기간의 임금 지급과 복직 등을 요구하는 투쟁을 벌여 왔다.

박씨는 "편찮으신 부모님께는 '일주일만 1인시위를 하고 돌아오겠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왔다"며 "왜 내부고발자가 8년간 집을 떠나와 길거리에서 어렵게 투쟁해야 하는지 정의선(현대차그룹 회장), 정몽구(현대차그룹 명예회장)에게 묻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완벽주의'로 유명한 애플이 손을 내민 현대차가 이렇게 부도덕한 경영을 시정하지 않는다면 협력의 대상으로 다시 생각해주길 바란다"며 "세계적인 기업 애플의 명성에 걸맞는 협력업체가 되기 위해서라도 현대차그룹은 노동탄압을 멈추고 공익신고자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아 내부고발자 대책위

sebae@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