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창
서울산업진흥원에서 전하는 희망 메시지… “언 땅에 움 터 모질게 돋아”
서울산업진흥원 벽에 붙은 신년 메시지. 사진=조진수 기자 [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언 땅에 움 터 모질게 돋아 봄은 아직도 아련하게 멀은데…” 서울산업진흥원에는 김민기의 음악극 ‘공장의 불빛’ 중 ‘두어라 가자’라는 곡의 가사 일부가 적혀있다. 공장의 불빛은 ‘동일방직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른바 ‘동일방직 똥물 사건’이다. 동일방직 사태는 1970년대 후반 가장 중요한 여성노동운동 중 하나다. 여성 지부장 선출을 시작으로 똥물 사건‧알몸시위 등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들의 희생은 환영받지 못했다. 서슬 퍼런 시대 상황 속에서 근무복을 강제로 벗어야 했다. 이후에도 정부의 개입으로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단지 노동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국가가 재취업의 길을 막은 셈이다. 2000년대 이르러서야 이들의 억울함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당시 중앙정보부가 이 사건에 개입한 사실이 알려졌고 2010년에는 국가의 국가배상판결을 받아냈다. 정말 언 땅에 움 터 모질게 돋았다.2021년 1월. 대한민국은 여전히 얼어있는 땅이다.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IMF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 길고 어려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희망이라는 새싹을 품는다. 백신과 치료, 거리두기, 생활 방역, 재난지원금 등 코로나와 관련한 여러 용어는 결국 ‘희망’이라는 한 단어로 수렴한다. 겨울이 지나 새싹이 힘차게 피어나는 순간이 하루빨리 다시 오길 바란다. 봄은 아직도 멀어 보이지만 언젠가는 따뜻한 햇볕을 맞을 수 있다는 ‘두어라 가자’의 가사를 자꾸 곱씹게 되는 하루다. 공교롭게도 ‘두어라 가자’의 마지막 부분은 합창이다. 함께 소화한 이 곡의 다음 가사가 자꾸 머리에 남는다.“힘들 내여 힘들 내. 힘 내여 힘 내. 기죽지 말고 힘 내!”mobyd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