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인스타그램이 숏폼 동영상 편집 기능 ‘릴스'를 드디어 국내에 선보인다.
틱톡의 대항마로 손꼽히는 릴스는 편집, 오디오 및 카메라 효과 등 영상 기능을 집약한 서비스다. 인스타그램 내 프로필과 피드 동영상이나 스토리에 바로 노출된다.
이용자들은 릴스를 활용해 15초부터 30초까지 짧은 길이의 숏폼 영상을 촬영, 편집해 공유할 수 있다. 이 같은 기능으로 일반적인 소통은 물론 크리에이터와 비즈니스에도 다양한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비샬 샤 인스타그램 제품 총괄은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 이용자들이 인스타그램 카메라 화면에서 릴스 옵션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샬 샤 총괄은 "전 세계에서 15초 미만 숏폼 비디오는 45%를 차지한다"며 "누구나 인스타그램에서 짧고 다양한 비디오를 만들어 공유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게 하는 것이 인스타그램의 미션"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자들은 릴스에서 직접 영상을 촬영하거나 저장해둔 영상을 불러와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도구를 활용해 자유롭게 편집할 수 있다. 우선 인스타그램의 프로필 탭이나 피드 탭에서 플러스 사인을 통해 릴스 촬영을 시작할 수 있다. 촬영 시 오디오 기능을 통해 음악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인스타그램 릴스는 동영상의 속도를 높이거나 늦추는 속도 기능, 오디오와 영상 화면을 맞출 수 있는 타이머, 원하는 시점에 텍스트나 스티커를 삽입할 수 있는 시간 지정 텍스트 및 스티커, 이전 동영상과 프레임을 맞출 수 있는 정렬 도구, 영상 전반에 걸쳐 톤을 부드럽게 다듬어주는 수정 도구 등을 제공한다.
인스타그램 안에서 릴스를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인스타그램 앱 내에 릴스 탭이 만들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인스타그램 기본 화면에 별도의 릴스 탐색탭이 추가되고 '추천 릴스'를 즐길 수 있다. 이용자가 릴스 영상을 피드에 게시하면 프로필에도 별도의 릴스 탭이 생성된다. 스토리탭에서도 릴스를 시청할 수 있다.
피드와 마찬가지로 영상의 커버 이미지를 변경하거나 캡션 및 해시태그를 달아 공유할 수 있다. 계정 공개 여부와 상관없이 스토리, DM을 통해 친구들과 릴스를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공개 계정일 경우 팔로워가 아닌 이용자들도 해당 릴스를 시청할 수 있다.
또한, 지난달 26일 인스타그램 ‘음악' 기능이 국내에 도입됨에 따라 음원을 활용해 릴스 콘텐츠에 이용자의 개성을 더할 수 있다. 음악 라이브러리에서 원하는 곡을 검색해 영상에 삽입할 수 있고, 인기 및 추천 오디오에서 편집 중인 영상과 어울리는 음악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용자가 릴스로 오디오를 직접 창작해 사용하면 이용자 고유의 오디오로 등록된다. 공개 계정일 경우 다른 이용자들 역시 해당 오디오를 영상에 활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현재 스토리에서 사용할 수 있는 AR 효과, 영상에 원하는 배경을 입힐 수 있는 그린스크린 효과 등 영상 편집에 유용한 도구들 모두 릴스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인스타그램 측은 오디오, 텍스트, 스티커, AR효과 등의 영상 편집 기능을 제공하는 릴스를 통해 국내 이용자들의 개성과 창의성이 자유롭게 발현된 흥미로운 콘텐츠들이 더욱 풍부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스타그램의 릴스 국내 도입은 꽤 늦은 감이 있다. 이미 2019년 브라질과 인도를 비롯해 50여개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다. 다만 인스타그램 측은 한국에서의 음악 저작권 문제 해결 때문에 출시가 늦었다는 입장이다.
샤 총괄은 "릴스를 개발할 때 음악이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음악 저작권 확보가 중요했다"며 "레이블사들, 아티스트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고 음악을 제공해 드릴 수 있는 그 시점과 (국내 출시가) 연결됐다"고 말했다.
또한 샤 총괄은 릴스가 페이스북의 소상공인 페이지 '샵스' 등 비즈니스 및 크리에이터들과 연결돼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일반인들은 물론 크리에이터, 기업, 비즈니스 모두에 릴스 사용을 추천한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과거에는 닿지 못했던 고객들에게 발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들이 생겨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샵스 연동에 대해서는 "릴스의 사용이 유스케이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패션, 뷰티, 스포츠 등에서 두드러지지 않을까 싶다. 이런 트렌드들은 앞으로도 유지되고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릴스와 광고 연동에 대해서는 아직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샤 총괄은 "인스타그램에서 광고는 매우 중요한 소스다. 하지만 아직 릴스 상에서 광고를 활용할 기회는 없다"며 "차후로 고려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제공되지 않고 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다만 "앞으로 내다봤을 때는 릴스에서 광고 관련 부분이 중요한 비즈니스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며 "자연스럽게 광고 쪽과 맞아떨어져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말했다.
인스타그램 릴스는 세계적인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과 비교되고, 카피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샤 총괄은 "틱톡이 최초는 아니고 다른 숏폼 플랫폼들은 있었다. 테크업계에서는 함께 혁신을 도모하면서 소비자들이나 서로에게 배우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된다. 그러면서 보다 좋은 제품이 나오는 것 아닌가 한다"며 '카피' 논란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샤 총괄은 "틱톡과 가장 중요한 차별점은 릴스가 인스타그램 안에 통합돼 있는 점"이라며 "인스타그램 유저라면 기본적인 것을 많이 알기 때문에 릴스를 사용하기도 용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스타그램의 강점으로 릴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발견될 기회가 높고, 첫 번째 론칭 버전이기 때문에 더 많은 발전사항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은 숏폼 콘텐츠 앱을 따로 만들었다가 접고 2개월 후 릴스를 출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샤 총괄은 "숏폼 콘텐츠를 별도 앱으로 처음 개발하며 얻은 것은 이런 툴들을 사람들이 좋아하고, 음악과 연결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라며 "동시에 여러 사람에게 배포하는(distribution)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교훈으로 릴스도 인스타그램 피드 내에서 되도록 통합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개발 과정을 소개했다.
최근 동영상 등을 가짜로 만드는 딥페이크 우려에 대해서는 "수만명의 전문가들이 안전과 보안과 관련해 노력하고 있다"며 "릴스가 처음 시작하는 이 시점에서도 그와 같은 보안 기능들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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