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정창수의 부동산 이야기-①시간을 갖고 추진해야

박하림 / 기사승인 : 2021-02-03 13: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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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톨릭관동대학교 정창수 석좌교수(행정학박사).

최근 주택시장이 어려움을 더해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집값과 전월세 비용 또한 하루가 멀다고 가파르게 오르는 등 생존의 기본요건인 주거 문제마저 불안정한 형국이다.

늘 그렇지만 모든 정책이 발표와 동시에 효과를 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정책에 대한 평가는 일정 기간이 지난 다음에야 당초 설정된 목표와 추진과정의 적합성 등을 따져 이루어지는 것이 일상적이다. 

특히 공급에 최소 3년 이상(신도시의 경우 5∼10여년) 걸리는 주택정책이야 말할 것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의 어려움을 모면하기 위해 부동산시장을 향해 조급하게 메시지를 남발해서는 안 된다.

따지고 보면, 부동산시장이 요새 불안해지는 것은 어느 특정한 요인을 꼭 집기 어려울 만큼 복합적이다. 일정 부분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불가피한 재정확장과 저금리 기조로 시중 유동성이 과다해진 거시경제 흐름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부동산시장 내부에서 불안 심리를 부추기는 상황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도 필요하다. 

기실 주택시장은 심리적인 측면이 강하게 작동하는 곳이다. 따라서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신호가 약해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패닉바잉(최대한의 물량을 확보하려는 시장심리의 불안으로 인해 가격에 관계없이 발생하는 매점·매석 현상)'이나 '묻지마 투자' 같이 시류에 휩쓸린 비정상적 상황이 누그러지면 부동산시장은 자연스럽게 안정기로 들어가고, 전월세 가격도 이를 따라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시중자금이 풍부해 투기와 투자를 구분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려는 것은 위험하다. 투기수요를 없애려고 거래규제나 금융·세제 강화 등 시장개입이 지나치면 풍선효과와 가격급등 등 더 큰 시장왜곡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공급을 늘려야 한다. 지난 2016년 51.4만호, 2017년 56.9만호, 2018년 62.2만호로 증가하던 주택공급이 2019년 51.8만호에 이어 2020년에는 50만호 이하(아직 구체적 통계가 나오기 전으로 추정치)로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당연히 시장에선 공급물량의 과부족을 예측해 가격부추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안정적인 공급 시나리오를 실효성있게 제시하여 굳이 지금 높은 가격에 집을 경쟁하듯 매수할 필요가 없다는 확실한 믿음을 줄 수 있다면, 소위 말하는 투기적 주택수요는 단계적으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노후 주택을 재개발 또는 재건축하여 도시의 활력을 살리고 주택공급의 활로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이로 인한 자산가치 상승이익의 일부는 환수하는 것이 사회정의에 맞다. 여기에 주택공급이 시급했던 당시의 논리를 들이대는 것은 부적절하다. 주변의 인프라가 국민세금으로 조성된 만큼, 그로 인한 혜택을 특정 지역이 독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글. 카톨릭관동대학교 정창수 석좌교수(행정학박사) / 前 국토해양부 제1차관, 참여정부 주택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