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해리빅버튼의 멤버인 이성수가 지난달 SNS에 남긴 글이다. 그는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로 돌아가 다시 만날 것인가”라며 미국의 ‘#SAVEOURSTAGES(우리의 무대를 지켜주세요)’ 캠페인을 소개했다. 푸 파이터스, 레이디 가가, 콜드 플레이, 우피 골드버그 등 유명 인사들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공연장에 대한 정부 지원을 이끌어낸 캠페인이다.
이성수의 글에 사단법인 코드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윤종수 변호사가 응답했다. 평소 해리빅버튼의 팬이었던 윤 변호사는 ‘우리가 뭐라도 만들어보자’며 이성수와 의기투합했다. 이성수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실직한 뮤지션들을 불러 모았고, 코드는 여러 민간 단체들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9일 코드 관계자가 들려준 온라인 음악 페스티벌 ‘#우리의무대를지켜주세요’의 탄생 과정이다.
스러져 가고 있는 인디 공연장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무대를지켜주세요’ 페스티벌이 오는 3월8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다. 홍대 인근에 자리한 롤링홀, 웨스트브릿지, 프리즘홀, 라디오가가, 드림홀 5개의 공연장에서 열리는 페스티벌로, 관객은 온라인으로 공연을 시청할 수 있다.
1·2차 라인업에는 갤럭시익스프레스, 노브레인, 육중완밴드, 잠비나이, 크라잉넛, 해리빅버튼, 가리온, 내귀에도청장치, 로큰롤라디오, 블루파프리카, 스트릿건즈, 트랜스픽션이 이름을 올렸다. 코드 측에 따르면 이들을 포함해 약 70여개 팀들이 이번 페스티벌에 참여한다.
이번 행사를 위해 여러 민간단체들도 두 팔을 걷어붙였다. 비대면 공연 플랫폼 ‘프레젠티드 라이브’는 온라인 티켓팅과 이벤트 호스팅을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 외 국내 아티스트들의 음악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 ‘마니아DB’, 악기전문기업 ‘스쿨뮤직’, 홍대 음악 베뉴 ‘생기스튜디오’가 서비스 무상제공이나 광고 협찬 등의 방식으로 공연을 지원한다.
티켓 판매금과 후원으로 얻은 수익은 공연장 대관료와 진행을 도와주는 참여자들의 실비에 충당되며, 뮤지션들에게도 소정의 금액이 지급된다. 남은 수익은 참여한 뮤지션들과의 협의를 거쳐 인디 음악 생태계를 위한 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코드 관계자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로 사라지는 인디 공연장을 살리기 위한 취지로 시작한 페스티벌”이라면서 “인디 음악 생태계가 죽어가지 않도록 사회적인 관심과 공감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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