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학폭’ 논란을 끝까지 지켜봐야 하는 이유

이준범 / 기사승인 : 2021-02-23 18: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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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일부 연예인의 ‘학폭’ 이슈가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네티즌의 폭로가 관심을 집중시키고 기사화된 후 소속사의 입장 발표가 이어집니다. 폭로에 반박한 연예인 측에 다시 2차, 3차 폭로가 나오고 반대로 그를 옹호하는 글이 올라오는 일도 있습니다. 해당 연예인이 대중의 입길에 오르고 이미지에 균열이 생기며 방송 출연이 취소되기도 합니다. 하루에도 이 같은 일이 몇 번이나 반복되며 해명 입장 기사가 끝없이 쏟아집니다. 혼란 그 자체입니다.

유명인의 숨겨진 과거가 뒤늦게 드러나는 일은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연예인이 ‘학교 폭력’이란 같은 이슈로 연이어 폭로당하는 건 드문 일입니다. 이를 두고 약자를 향한 폭력 피해자에 대해 많은 대중이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엔 내가 알던 연예인과 다른 모습에 충격과 배신감을 받는 분위기였다면, 최근엔 폭력의 피해자에 공감하며 분노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는 얘깁니다. 오래전 일임에도 분노하는 대중의 반응을 지켜본 숨은 피해자들이 폭로에 동참할 용기를 내게 됐다고 볼 수 있겠죠.

폭로와 말들이 떠다니지만 분노하지 못하고 상황을 지켜보는 대중도 많습니다. 문제는 최근 이어진 폭로에 ‘근거는 없지만’이란 단서가 붙기 때문입니다. 10년 이상 지난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의 학교 폭력 사실을 입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범죄로 경찰에서 조사해 명확한 기록이 남아있는 일도 아니고, 피해 당시의 사진을 증거로 남겨둘 일도 아니죠. 신체적인 폭력이 아닌 정신적인 폭력이 대부분인 것도 사실 입증의 어려움을 더하는 요소입니다. 소속사는 직접 폭로 당사자와 이야기하려고 하고, 온라인에선 폭로에 힘을 더하는 친구들의 말과 졸업사진이 근거로 제출되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최초 게시글과 공식 입장을 단서로 모든 정황을 짜 맞추며 진실을 좇고 있지만 쉬운 일이 아닙니다. 폭로 당사자가 주장을 철회하거나, 연예인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한 진실 공방은 계속 이어질 뿐이죠.

그럼에도 ‘학폭’ 논란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주목하는 건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는 걸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학창시절 자신을 괴롭힌 연예인이 TV에 나와 착하고 좋은 이미지로 사랑받는 걸 지켜보는 건 그에게 영원히 트라우마로 남을 끔찍한 일입니다. 반대로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의 악의 가득한 거짓말로 학폭 가해자 취급을 받으며 그동안 쌓아온 커리어와 이미지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건 연예인에게 가혹한 일이겠죠. 각 논란마다 반드시 피해를 입은 누군가가 존재합니다. 지금도 거짓말을 이어가고 있을 그 누군가가 진실이 밝혀진 후 더 무거운 처벌을 받길, 그래서 이후에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선례로 남길 바랍니다.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