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온] 영화로 풀어보는 심리…불안장애

김성일 / 기사승인 : 2021-03-03 10: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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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쿠키건강플러스 34회


김성일 기자 : 마음을 어루만지고 정신을 다듬어 보는 시간, 마인드 온 시작합니다. 한국인지행동심리학회 박소진 대표님 자리 함께해 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박소진 대표 : 안녕하세요. 박소진입니다. 

김성일 기자 : 오늘도 영화를 통해 심리학에 대한 이야기 나눠보려고 하는데요. 어떤 주제인가요? 

박소진 대표 : 네, 오늘은 불안장애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김성일 기자 : 불안장애군요. 요즘 대한민국의 화두 중 하나 단연 ‘불안’이 아닐까 싶어요. 불확실한 상황에서 오는 불안, 그리고 건강에 대한 불안 등 많은 불안들에 시달리고 있죠. 심리적으로, 의학적으로 봤을 때 이 불안은 정확히 어떤 상태를 말하나요?

박소진 대표 : 불안은 정상인이라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감정적인 반응입니다. 정신과적으로는 이 불안이 뭔가를 더 잘 준비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든가, 어려움에 대처하는 자극제로 여겨지는데요. 이 불안함이라는 게 어떤 대비책이나 자극제로서의 역할이 아니라 그것을 뛰어넘고 삶을 압도하고 그것으로 인해 오히려 여러 가지 신체 증상을 경험하기도 하고 고통을 받는 그런 상황들을 병적 불안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공황 발작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공황 발작은 공포의 특유한 형태로 불안장애에서도 두드러진 특징을 보여주는데, 불안장애에만 한정되지 않고 다른 정신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김성일 기자 / 요즘에는 불안장애를 앓고 있다고 고백하는 연예인들도 있고 또 우리 주변에서 비슷한 경험을 겪은 사례도 적지 않죠. 

박소진 대표 / 불안장애에는 극도의 공포, 불안 및 관련된 행동장애의 특징을 지닌 장애들이 포함됩니다. 먼저 불안과 공포가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는데요. 불안과 공포는 비슷한 개념입니다. 공포가 즉각적인 위협에 대한 감정적 반응이라면 불안은 미래의 위협에 대한 예측에서 발생하는 현상인데요. 분명히 두 상태는 중복되는 부분이 있지만, 공포가 자유 신경계의 각성, 즉각적인 위험에 대한 생각, 그리고 도피 행동 등과 관련이 깊은 반면, 불안은 미래의 위험에 대한 준비 또는 회피 행동과 관련된 과잉 각성이나 근육의 긴장과 관련이 더 깊다는 점에서 다른데요. 불안이 너무 강하다든가 너무 오래 지속이 된다든가 또 그 불안은 이미 사라졌지만 계속해서 불안 증상을 경험하는 분들은 불안장애를 앓고 있다고 보고 있고요. 그 증상이나 시기에 따라서 여러 가지 명칭의 세부 불안장애 진단을 내릴 수가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 적절한 치료 등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김성일 기자 / 네, 그렇군요. 누구나 불안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는 있지만 그 감정이 너무 오래 지속되는 경우 불안장애를 앓고 있다고 짐작해볼 수 있겠군요. 불안장애의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박소진 대표 / 미국정신의학회가 발간하고 전 세계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정신질환 진단체계인 DSM에 따르면, 불안장애라는 카테고리 안에는 공황장애라든가 특정 공포증, 광장 공포증, 사회불안장애, 그리고 범불안장애 이런 것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DSM에서는 강박장애와 외상 관련 장애는 따로 분류했고요. 분리불안과 선택적 함구증처럼 어린 나이에 발생되는 장애들이 함께 포함됐습니다.

김성일 기자 / 각각의 특징을 짚어주실 수 있을까요?

박소진 대표 / 분리불안장애가 있는 사람은 애착 대상으로부터 떨어지는 일을 부적절할 정도로 두려워하거나 걱정해요. 혹시 애착 대상에게 해로운 일이 생길까봐, 또는 애착 대상을 상실하게 될까봐 지속적으로 불안해합니다. 애착 대상에서 멀어지는 것을 거부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고민과 관련된 악몽을 꾸기도 해요. 선택적 함구증은 다른 상황에서는 말을 할 수 있지만, 학교생활처럼 말을 해야만 하는 사회적 상황에서는 지속적으로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것이 학업이나 직업 영역에서의 성취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고요. 정상적인 사회적 소통을 방해하죠. 특정 공포증을 갖는 사람은 주변 대상이나 상황을 회피하거나 두려워하고, 사회불안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평가받는 사회적 관계를 불안하게 여깁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나쁘게 평가되거나 모욕을 당하거나 아니면 자신이 다른 이들을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공황장애의 경우 예상치 못한 발작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공황발작을 겪는 것에 대해 계속해서 미리 걱정하거나 적응력이 떨어지는 행동을 보입니다. 공황발작은 극심한 공포나 고통이 갑작스럽게 발생해 수분 내에 그 정도가 정점에 이르는데요. 발작은 전형적으로 공포심을 유발하는 대상이나 상황에서 발생한다고 미리 예측되는 경우가 있고 또 뚜렷한 이유 없이 발생하는 것처럼 예측 불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광장 공포증이 있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나 군중 속에 홀로 있을 때, 밀폐된 공간에 있는 상황 등에서 두려움과 불안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들은 안정감을 갖지 못하는 상황이 더 나빠지면 벗어나기 힘들거나 도움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범불안장애를 앓고 있는 경우 직장이나 학교에서의 업무를 비롯해 다양한 영역에서 조절하기 힘들어하고 지속적이면서 지나친 불안과 걱정을 갖고 있어요. 계속 긴장을 하거나 쉽게 피곤해할 수 있죠. 때론 낭떠러지 끝에 서 있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어요. 

김성일 기자 / 그렇군요. 영화 이야기 나누면서 불안장애에 대한 내용 이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어떤 영화를 소개해 주실 건가요? 

박소진 대표 / 첫 번째로 소개할 영화는 1995년 영화 <카피캣>입니다. 오래된 영화이긴 한데 지금 봐도 재미있어요. 시고니 위버가 <에일리언> 등에서는 여전사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여기서는 지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여성미를 발산합니다. 영화 초반에 시고니 위버, 그러니까 영화 속 인물 헬렌의 큰 집과 그녀가 긴 원피스를 입고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평화롭게 보이는 장면이지만 실은 공황장애로 인해 외출을 하지 못하는, 본의 아니게 감금된 상황이라는 것을 영화를 보시면 알게 됩니다. 헬렌 허드슨은 저명한 범죄심리학자인데요. 법정에서 연쇄살인범 데럴 리 칼럼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후, 그에게 보복을 당합니다. 자신을 경호하던 경찰이 데럴에게 잔인하게 피살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광장공포증과 공황장애를 안게 되는데요. 그렇게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갑니다. 그러던 중 감옥에 수감된 데럴의 연쇄살인을 모방한 범죄가 잇따르는데요. 헬렌은 그것이 자신을 향한 것임을 알게 됩니다.

김성일 기자 / 영화 속 주인공 헬렌은 끔찍한 사건으로 인해 불안장애를 겪게 된 것인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들을 겪게 되는지 하나씩 살펴볼게요. 

박소진 대표 / 끔찍한 사고를 겪은 후 주인공 헬린의 삶은 암흑이 돼버립니다. 집밖으로 아예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그녀를 돕는 조교 앤디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문 밖의 신문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온몸을 던져야 합니다. 헬렌은 신경안정제와 술, 컴퓨터만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냅니다. 

김성일 기자 / 이런 증상은 불안장애 증상 중에서도 광장공포증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을까요? 

박소진 대표 / 광장공포증과 공황장애가 공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성일 기자 / 폐쇄적 삶을 살게 된 헬렌, 언제까지나 그렇게 지낼 수는 없잖아요.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는 어떤 계기가 있었을까요?

박소진 대표 / 그런 생활을 하면서 한편으로 헬렌은 미디어에서 연쇄살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며 범인을 잡지 못하는 경찰의 행동을 두고 답답해합니다. 결국 그녀는 익명으로 전화를 걸어 경찰에게 정보를 주게 되죠. 그런 그녀를 알아본 경찰이 찾아와 자신들을 도와달라고 요청을 하게 되는데요. 헬렌은 경찰들이 보여준 연쇄살인사건 관련 사진을 보고 정신을 잃고 쓰러집니다. 

김성일 기자 / 이렇게 영화 속 주인공 헬렌처럼 두 가지 이상의 증상들이 겹               쳐서 일어나는 경우들이 흔히 있나요? 

박소진 대표 / 네, 공황발작 증상으로 호흡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는데요. 과호흡 때문에 쓰러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영화에서도 헬렌이 정신을 잃고 쓰러진 후 과호흡 증상을 보이는 장면이 나옵니다. 

김성일 기자 / 두 질환의 진단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박소진 대표 / 공황발작은 비정기적으로 강한 두려움이나 불쾌감을 갖게 되는데요. 심장박동 증가, 전율, 가슴 통증, 현기증, 감각이상, 오한, 숨막힘 등의 증상 가운데 적어도 4개 이상의 증상이 갑작스럽게 나타나고 10분 이내에 그 증상이 최고조에 도달합니다. 광장공포증의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 열린 공간에 있는 것, 밀폐된 공간에 있는 것, 줄을 서 있는 것, 집밖에 혼자 있는 것 중 2가지 이상의 경우에서 극심한 공포와 불안을 느낍니다. 보통 6개월 이상 지속되고요. 대부분 공포와 불안을 야기합니다. 광장공포증이 심해진 공간을 피하거나 동반자를 필요로 하거나, 또는 극도의 공포와 불안 속에서 견뎌야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김성일 기자 / 공황장애는 다른 불안장애에 비해 신체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고 하던데요. 어느 정도인가요?

박소진 대표 / 공황장애를 처음 경험하신 분들은 대부분 응급실을 기본적으로 수차례씩 찾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 상황이 정말 죽을 것 같다는 느낌이 실제로 들거든요. 그래서 응급실을 찾게 되는데 검사 결과가 제대로 안 나와서 결국은 정신과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성일 기자 / 공황장애, 그 원인도 좀 살펴보죠.

박소진 대표 / 다양한 원인들이 있는데요. 인지이론에서는 몸에서 일어나는 생리적 변화를 잘 못 지각하거나 해석하는 것이 공황 반응을 일으킨다고 봅니다. 신체 감각을 의학적으로 재앙이 일어날 것 같은 신호로 받아들이는데요. 스트레스 상황에서 과호흡을 하고 또 비정상적인 호흡이 이어지면서 질식 위험에 빠졌다고 생각할 수 있고요. 이후 공황발작이 일어날 것에 대한 불안도 큽니다.

김성일 기자 /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겪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이런 공황장애나 광장공포증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 거죠?

박소진 대표 / 네, 헬렌이 겪는 광장공포증이나 공황장애를 정신력이 약한 사람이 걸리는 정신병으로 치부해서는 안 됩니다. 누구나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면 불안장애에 걸릴 수 있어요. 물론 사람에 따라 그렇지 않을 수 있고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죠. 또 불안장애를 경험하는 당사자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예민하고 민감한 성격이거나 생물학적으로도 그런 소인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긴 있습니다.

김성일 기자 / 불안한 감정 자체가 또 다른 정신과적 질환을 야기하기도 하나요? 

박소진 대표 / 불안장애가 오래 지속될 경우 우울증, 약물 또는 알코올 의존, 수면장애 등 다른 정신과적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조기에 발견하고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김성일 기자 / 네, 그러고 보니 <카피캣>의 주인공 헬렌 역시 공황장애를 겪으면서 신경안정제와 술로 하루하루를 버티네요. 

박소진 대표 / ‘필사즉생 필생즉사‘라는 고사성어가 있죠. 살려고 하는 자는 반드시 죽을 것이고, 죽으려고 하는 자는 반드시 살 것이라는 뜻인데요. 상황이 좀 다르지만 헬렌은 자신을 살리려다가 총을 맞고 쓰러지는 경찰을 보고 목숨을 끊으려 하지만 실패합니다. 연쇄살인범은 자신만의 방식을 적용하기 위해 그녀 스스로 죽도록 내버려 두지 않죠. 헬렌은 자신을 죽이려고 달려드는 살인마 앞에서 모든 걸 내려놓고 그와 대적합니다. 죽음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고 그 공포를 직면함으로써 그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광장공포증에서도 벗어나게 됩니다. 

김성일 기자 / 실제 죽음과 대적하면서 공포로부터 해방된다는 아이러니를 보여주네요. 공황장애의 실제 치료는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요? 
  
박소진 대표 / 공황장애 치료법에는 인지행동치료기법이 있는데요. 노출기법을 사용한 행동치료와 인지적 왜곡을 수정하는 인지치료를 병행하기도 하고요. 동시에 이완과 호흡 훈련이 같이 교육됩니다. 자신이 가장 불안한 상태라고 여겨지는 상황에 노출됨으로써 이를 직면하게 되고, 실제로 이런 상황에서 걱정했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하는 것은 환자에게 매우 중요한 과정입니다. 물론 광장공포증이나 공황장애는 전문적인 치료 개입이 필요하므로 임의로 스스로를 심각한 상황으로 몰아가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김성일 기자 / 네, 불안장애를 소재로 한 또 다른 영화 한편 더 소개해주신다고요? 

박소진 대표 / 네, 영화 <40살까지 못해본 남자>인데요. 불안장애 중 사회공포증과 연관이 있는 영화입니다. 사회공포증을 겪고 있는 주인공 앤디의 성향은 깔끔하게 정돈된 집과 모으기는 해도 포장 하나 뜯지 않고 보관하는 피규어만 봐도 알 수 있는데요. 풀리지 않는 이성과의 관계에서 애를 먹습니다.

김성일 기자 / 영화 <40살까지 못해본 남자>의 인물 앤디를 통해서 사회공포증에 대해 알아보는군요. 많은 사람들, 특히 낯선 사람들 앞에서 얘기하는 게 수줍거나 떨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걸 텐데요.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면 사회공포증일 수 있는 거겠죠.

박소진 대표 / 사회공포증은 목소리 떨림 공포증, 시선 공포증, 손 떨림 공포증 등 증상에 따라 다양한 진단명이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 사회적 상황이나 대인관계를 회피하게 되는 것이죠. 또 완벽주의자처럼 자신이 실수하거나 당황하는 것을 남들이 알아챌까봐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나아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싫어한다고 믿거나 다른 사람의 시선을 크게 신경 쓰기도 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힘들어집니다. 

김성일 기자 / 이런 사회불안이나 사회공포가 일반적인 불안과 어떻게 구분이 되나요?

박소진 대표 / 불안은 우리가 위험한 상황을 예견함으로써 그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기제로 불편하지만 동시에 유익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회불안은 그 양상이 좀 다르게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인데, 그런 사회적인 상황에 대해 불안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김성일 기자 / 영화 <40살까지 못해본 남자>에서 주인공 앤디는 이성과의 교제, 특히 성관계에서 큰 두려움을 갖고 있죠.

박소진 대표 / 앤디는 순박하고 착합니다. 또 성실하며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도 아는 남자인데요. 자신이 남성이니까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쓸모없는 사람이 되고 여성들에게 거부당할 것이라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여성 앞에 서면 실수가 잦아지고 이런 실수가 반복돼 자존감은 더 떨어집니다.

김성일 기자 / 잘 보이려고 할수록 일이 점점 더 꼬여가는군요. 사회공포증도 반복해서 거부당하거나 비난받았던 경험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박소진 대표 / 사회불안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이런 증상이 있다는 것 자체를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그 내면에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거부당하고 비난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완벽하지 않으면 가치가 없다는 식의 비합리적이고 역기능적인 사고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완벽해지려고 애를 쓸수록,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감추려고 할수록 병은 깊어지게 되죠.

김성일 기자 / 그렇군요. 영화 속에서 앤디가 이런 사회공포증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이어지나요?

박소진 대표 / 앤디는 운명적인 여자 트리쉬와 데이트를 하고 서로 호감을 갖게 되지만, 갈등을 빚기도 합니다. 앤디는 트리쉬에게 자신이 겪고 있는 사회공포증에 대해 솔직하게 고백을 하게 되고요. 그렇게 사랑을 확인합니다.

김성일 기자  / 이런 사회공포증을 다룬 영화, 몇 가지가 더 떠오르는데요. <코요테 어글리>도 다른 형태의 사회공포증을 보여준 영화였죠? 주인공 바이올렛이 무대에 설 수 없는 무대공포증을 갖고 있습니다.

박소진 대표 / 네, 대중 앞에 선다거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려고 할 때 긴장이 되고 각성 수준이 높아지는 것을 ‘발표불안’이라고 하는데요. 사회공포증의 한 유형이죠.

김성일 기자 / 이러한 사회공포증을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개인의 내성적인 성격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사실 제대로 치료가 이뤄져야 하는 거죠? 

박소진 대표 / ‘수줍음도 지나치면 병’이라는 제목의 책도 있어요. 그러니까 단순히 수줍음이 많아서, 숫기가 없어서 직면한 일을 대충 넘겨서는 안 된다는 얘기죠. 자신의 잘못된 고정관념을 찾아내 합리적인 사고로 바꿔 올바른 행동을 하도록 하는 인지행동치료가 필요합니다. 어려운 상황을 피하지 않고 부딪혀 불안을 이겨내는 노출 기법, 어려운 상황을 숨기지 않고 상대에게 일부러 보이려는 역설지향기법 등을 활용합니다. 

영화 <코요테 어글리>에서 바이올렛은 오디션 현장에서 불이 꺼지는 상황과 마주하는데요. 어두컴컴한 무대에 선 바이올렛은 처음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고 노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합니다. 이를 계기로 무대공포증을 극복해 낼 수 있게 되죠. 

김성일 기자 / 영화에서는 극적으로 무대 공포증이 치료되지만, 실제로는 쉽게 치료되는 병이 아니죠? 

박소진 대표 / 네, 그런 면이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극적인 반전을 통해 해결이 되는 것으로 끝나지만, 현실에서 한두 번의 경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김성일 기자 / 선생님께서 쓰신 책을 보면 선생님 또한 사회불안을 경험하신 적이 있던 걸로 나오던데요. 

박소진 대표 / 네, 20대 초중반에 사회불안을 경험했어요. 심리학을 전공하면서 자연스럽게 해소가 됐는데요. 20대는 경험과 지식은 부족하지만, 많은 중요한 일들을 선택하고 결정해야하는 시기입니다. 이런 시기에 사회불안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요. 사회불안장애는 사회경제적 지위나 삶의 질과 연관이 있는데요. 사회불안장애를 안고 있는 여성은 여러 종류의 사회적 공포와 이와 동반된 우울 또는 양극성 장애 등이 많은 편이고요. 남성의 경우 데이트를 하는 것에 대한 공포, 그리고 적대적 반항장애나 품행장애, 음주나 불법 약물 관련 증상을 나타내는 사례가 있습니다. 

김성일 기자 / 진단받은 환자도 있지만, 병원을 찾지 않는 잠재적 환자가 적지 않을 것 같은데요. ‘과도한 불안함은 곧 병’이라는 인식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일단 상담이나 진료를 받아보는 게 답에 가까워지는 길이 되겠죠?

박소진 대표 / 그렇습니다.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 많지만, 사회적인 편견이라든가 거부감 등으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가 많습니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불안감이 크다거나 극심한 불안감이 오래 지속될 경우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성일 기자 / 독일의 정신분석학자 카렌 호나이는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인간은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잘못된 욕구들을 과하게 발산한다. 그러다보니 도리어 불안의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입니다. 평소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조금만 내려놓고, 사물을 긍정적으로 보는 습관을 갖는다면 불안장애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마인드온,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선생님,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박소진 대표 / 네, 감사합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