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미얀마 민주화를 돕는 3가지 방법 

이소연 / 기사승인 : 2021-03-04 06: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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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긴급 연대회의 준비위원회’(준비위)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미얀마 군부의 민주화운동 탄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한국에서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을 돕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긴급 연대회의 준비위원회’(준비위)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준비위는 민족민주연맹(NLD) 한국지부, 재한 미얀마 노동자회, 재한 미얀마 청년연대, 미얀마 군부독재타도 위원회 등 재한 미얀마 단체와 이를 지지하는 한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됐다. 이들은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를 향해 “쿠데타 군정이 아닌 미얀마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를 미얀마 외교파트너로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CRPH는 지난해 11월 미얀마 총선에서 선출된 의회 의원들이 쿠데타 이후 군부를 부정하면서 구성한 단체다. 군부 쿠데타에 맞서 임시 문민정부의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은 미얀마 군부에 대해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들을 체포하고 불법행위를 저지른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했다. 군부는 CRPH 소속 의원에 대한 체포영장 등을 발부한 상태다.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얀 나인 툰 NLD 한국지부장으로부터 CRPH의 서한을 전달 받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CRPH측의 공식 성명도 발표됐다. CRPH는 “군부는 미얀마 국민들이 지난 10년간 이뤄낸 민주적인 발전을 후퇴시키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미얀마 군부와 군부의 고위 장성들에 대한 제재를 이행해주시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부디 미얀마 국민들을 지지해달라”며 “암울한 시기에 저희 CRPH가 미얀마 국민들의 기본권 및 민주주의를 수호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공식 성명서는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에게 전달됐다. 박 의원은 지난달 미얀마 군부 쿠데타 관련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후 국회는 다른 의원들의 안을 통합한 결의안을 마련했다. 통합 결의안은 같은달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박 의원은 “국회에서 결의안이 통과됐기에 더 이상 미얀마 군부를 돕는 외교적 행위, 경제적 이익을 주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며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서 민중들에게 힘을 주자. 자유로운 세상이 만들어질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219개 시민사회단체들이 3일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미얀마 결의안 관련 후속 조치를 촉구했다.  
미얀마 군부에 자금을 지원하는 한국 기업을 압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참여연대, 녹색당, 공익법센터 어필, 정의기억연대 등 219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서울 광화문에서 “한국 국회와 정부는 미얀마 군부와 연계된 한국 기업 투자 문제를 포함해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한 구체적인 후속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9월 발표된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와 태평양물산, 이노그룹 등은 미얀마 군벌기업인 미얀마경제지주사(MEHL)와 합작투자 등을 진행했다. 포스코와 태평양물산은 비정부기구 ‘버마 캠페인 UK’가 발표한 ‘더티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더티 리스트는 미얀마 군부와 협력하는 기업의 명단을 뜻한다. 다만 태평양물산 측은 “미얀마 군부 관련 심각성을 인지, 지난해 9월 군부와의 합작투자를 완전히 끊었다”고 해명했다. 이외에도 지난 2017년 미얀마 양곤에 건설된 롯데호텔의 부지가 군부 소유라는 주장도 나온다.
 
사단법인 아디의 김기남 변호사는 “우리나라 유수의 기업들이 미얀마 군부와 합작을 통해 기업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군부가 우리나라 기업을 통해 얻게 되는 수익은 미얀마 민중들을 짓밟는데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포스코의 대주주는 국민연금”이라며 “뒤집어 보면 이는 우리나라 국민의 세금이 미얀마 민중 학살에 쓰인다는 말이 된다”고 설명했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2일(현지시간) 벌어진 군부 쿠데타 규탄 시위 현장에 경찰이 발사한 최루 가스가 자욱하다. 로이터=연합뉴스.
온라인상 응원과 후원을 통해서도 미얀마 민주화운동에 힘을 보탤 수 있다. SNS에서는 #SaveMyanmar(미얀마를 구하자) 해시태그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 미얀마 민주화를 지지한다는 의미로 ‘세 손가락’을 들고 인증샷을 올리는 이들도 있다. 세 손가락을 드는 제스처는 영화 ‘헝거게임’에서 유래됐다. 헝거게임 속 시민들은 독재에 대항하는 표시로 세 손가락을 들었다.

▲미얀마 남부도시 다웨이에서 28일 열린 반쿠데타 시위에 참여했다가 다쳐서 의료진의 치료를 받는 시민. AFP=연합뉴스
미얀마 활동가를 돕고 있는 정범래 준비위 위원장은 “한국에서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해 열리는 집회 사진이나 페이스북 생중계 등을 미얀마 사람들이 찾아본다. 응원 메시지나 간담회 내용 등도 번역해서 제공하고 있다”며 “미얀마 사람들이 큰 힘을 얻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소모뚜 미얀마군부독재타도위원회 자문도 “미얀마는 지금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며 “온라인상 한국인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미얀마 민주화에 도움이 된다. 미얀마 공무원의 불복종운동 성금 후원 등도 열려있다”고 전했다. 미얀마에서는 군부의 명령을 거부하는 시민불복종 운동이 진행 중이다. 특히 공무원을 중심으로 한 파업은 행정을 마비시키기에 효과적이다. 모인 성금은 파업으로 인해 월급을 받지 못하는 공무원 등에게 후원된다. 
 
▲안 누 따웅 수녀가 시위대에게 총을 쏘지 말아달라며 미얀마 경찰 병력 앞에 무릎 꿇고 애원했다. 찰스 마웅 보 추기경 SNS 캡처. 
지난해 11월 수치 여사가 이끄는 NLD가 총선에서 압승했다. 그러나 군부는 총선 결과에 불복, 지난달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에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며 곳곳에서 시위를 벌였다. 군부는 시위대 탄압에 나섰다. 실탄을 발포해 최소 18명이 죽고 3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실제 피해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전해졌다.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