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허창수 전경련 회장에 거는 기대

윤은식 / 기사승인 : 2021-03-06 06: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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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윤은식 기자 =국내 최장수 경제단체 회장 기록에도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에게 쏟아지는 안쓰러운 눈빛은 고희의 '재계 신사' 어깨를 짓누르는 듯했다. 마땅히 축하받아야 할 일이었지만 재계 안팎의 분위기는 싸늘했다. 

국정농단 사태로 전경련은 과거보다 위상이 크게 실추됐고, 그런 전경련 회장 자리에 누구도 오르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환갑을 맞은 전경련이 다시 국내 재계를 대표하고 경제발전 첨병의 제 역할을 하려면 과거 전경련을 이끈 회장들에게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일각의 쓴소리도 나오지만, '전경련 재건'에 '선 굵은 경영자'로 정평 나 있는 허 회장이 내놓을 묘수에 재계는 주목하고 있다.

그는 제38대 전경련 회장 취임사에서 전경련 사업은 기업만의 이익이 아닌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라고 했다. 특정 집단의 이익이 아닌 모두의 이익을 위한 전경련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중으로 읽혔다.

사실 그간 전경련에 대한 국민의 시선은 '그들만의 단체'에 머물렀다. 재계 대표로서 정부와 기업, 국민을 연결하는 역할도 충실히 해온 면도 없지 않지만, 정치 권력에 굴복해 기업을 모아 정치자금을 대주고 그 대가로 편의를 얻었고, 수해로 국민이 시름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도 상근부회장이 골프를 치러간다든지 등 '미운 짓'만 골라 했다. 스스로 국민의 반감을 키웠다.

전경련의 이런 면면으로 시대적 변화와 요구를 담아 기업과 사회의 이익을 연결하는 소통의 창구로 전경련이 변화할 것을 그간 재계는 요구해 왔다. 하지만 단군 이래 추악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전경련이 핵심창구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해체 위기까지 몰렸다가 가까스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허 회장이 전경련 회장으로 처음 취임한 2011년은 전경련이 창립 50주년을 맞는 해였다. 당시 허 회장은 국민들과 소통을 강화해 신뢰와 사랑을 받는 경제계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10년 후 창립 60주년을 맞는 올해에도 허 회장은 신년사와 취임사에서 전경련의 변화와 개혁을 주문하고 있다. 10년간 변화와 개혁을 외쳤으면 이번에는 '뭐라도' 변해야 하는 타이밍이다.

전경련은 '인생 2막'인 60대에 접어들었다. 전경련이 나가야 할 길은 국민과의 소통, 국민을 하늘로 보는 것이다. 10년 이상 전경련 회장을 맡았으니 누구보다도 '전경련의 길'은 허 회장이 잘 알겠지만 말이다.

'민심이 곧 천심'인 것 같이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전경련으로 재탄생시키길 허 회장에게 기대해본다. 10년 전 기획재정부장관을 불러다 앉혀놓고 호통치던 기세로 말이다. 

eunsik8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