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표의 사진 하나 생각 하나] "최고의 하루를 사는 거다 ... 그게 행복이다“

최문갑 / 기사승인 : 2021-03-06 17: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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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표 (우리마을대학 제2대학 학장)

박한표 학장
행복이란 맛있는 거 먹고, 일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는 것과 관련된 것들을 많이 생각하지만 이와 같은 소소한 행복도 삶에서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 있을 때만 약속한 행복을 가져다 준다. 우리가 흔히 소확행(사소한 것에 확실한 행복)을 이야기한다. 이 말은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한 말이다. 일상의 작은 일들이 주는 행복이 그가 누리는 행복의 전부가 아니다.

큰 행복에 빠져 있다가 작은 행복도 발견한 것이다. 그는 작은 행복을 연료로 큰 행복을 생각하는 사람이다. 소소하고 작은 행복이 그의 행복의 전부가 아니라는 말이다. 자잘한 행복이 전부인 줄 알면 하루키에게 속은 것이다. 소확행이 전부인 젊은이는 자기의 포부나 꿈이 없이 자본주의의 부스러기나 먹으며 얻는 심리적 만족감이 행복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을 유데모니아(eudaimonia)라 불렀다. 이 말은 자신을 존재의 수준에서 차별화하는 삶의 목적을 각성하고, 이 목적을 현재 자신의 삶과 일로 가져와서 실현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또한, 현재 자신의 삶에서 그 목적이 조금씩 실현되어 자신이 성장하고 성숙해지고 결과적으로 ‘번성’하는 체험을 의미한다. 번성과 성숙은 고사하고 우리 삶이 지속적으로 쪼그라드는 데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런 본질적인 행복과 차별되는 순간적 쾌락을 가져다 주는 소확행의 행복을 아리스코텔레스는 '헤도니아(hedonia)'라 한다. 

최진석 교수가 명쾌하게 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작은 행복 속에 큰 우주가 담겨져 있다고 느낄 정도로 만족을 한 거다. 그런데 자잘한 행복이 본인의 전부인 줄 알고 소확행이라고 하는 것은 이 세계를 본인의 포부로 살겠다는 꿈은 없고 그냥 자본주의의 부스러기나 받아먹으면서 심리적 만족을 행복으로 착각하고 살겠다는 나약한 태도라고 본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작은 행복 속에서 큰 우주를 느꼈다면, 우리 주변에는 작은 행복이 전부인 줄 아는 사람이 많다. '진정한 나‘로서 큰 세상을 살아보겠다는 꿈 없이 작은 행복에 그친다는 것이다. 큰 생각 없이 작은 행복만 추구해서는 안 된다.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작은 행복과 큰 생각을 연결하는 힘'이다. 여기서 큰 생각은 진정 나 자신이 되는 길이라 본다. 

우리는 어떤 방법들을 나열하면, 그걸 꼼꼼하게 읽으며, 나 자신에 대해 질문하지 않고 대충 넘어간다. 세상에서 가장 나쁜 벌레가 '대충'이라 한다. 다 안다고 한다. 그리고 오래되고 안주하는 나 자신을 깨어 있고 예민하게 하는 기회를 잃고 만다. 그냥 지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감각적 받아들이고 넘어간다. ’뻔한‘ 이야기라고 자신의 일상에 한 가지라도 적용해 보려 하지 않는다. 

기다리는 게 너무 많다. 내 손으로 할 수 있는 것만 가지고 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어쨌든 오늘도 최고의 하루를 살 테다. 어젯밤에 다시 한 번 ’화이불창(和而不唱)‘을 다짐했다. <장자>의 '덕충부' 4절에 나오는 말이다. '남에게 동조하기는 하지만 스스로 주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라이프 스타일은 '나'라는 자의식에서 완전히 풀려난 상태로, 마치 물 같은 상태를 말한다. 둥근 그릇에 들어가면 둥글어지고 길쭉한 그릇에 들어가면 길쭉해 지고, 추우면 얼고, 더우면 증발한다. 이것은 완전히 빈 배가 된 상태, 자기를 비우고 인생의 강을 흘러가는 사람이 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