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안망] 경력기술서에도 족보가 있었더라면

이은호 / 기사승인 : 2021-04-04 07: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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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입버릇처럼 ‘이생망’을 외치며 이번 생은 망했다고 자조하는 2030세대. 그러나 사람의 일생을 하루로 환산하면 30세는 고작 오전 8시30분. 점심도 먹기 전에 하루를 망하게 둘 수 없다. 이번 생이 망할 것 같은 순간 꺼내 볼 치트키를 쿠키뉴스 2030 기자들이 모아봤다.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다섯 번째 이직을 준비하는 ‘여의도 메뚜기’씨는 경력기술서를 쓸 때마다 눈앞이 캄캄하다. 회사에서 해온 업무가 갑자기 볼품없게 느껴져서다. 처음 직장을 구할 땐 대학 취업지원센터나 취업박람회 등에서 도움을 받았는데, 경력기술서 쓰는 법은 어디에 물어야 할지 막막하다. 취업한 청년(19~34세) 10명 중 4.6명이 이직을 경험(청년핵심 정책 대상별 실태 및 지원 방안 연구Ⅲ: 청년 이직자 - 총괄 보고서)하는 시대. 2030세대의 성공적인 이직을 위한 경력기술서 작성 ‘꿀팁’을 정리해봤다.

0단계. 양식 찾기

지원하는 회사가 요구하는 경력기술서 양식이 있는지 살펴보자. 있다면 이에 따라 기술한다. 특정 양식이 없다면 ‘재직 회사-업무-성과-이직 사유’ 순서로 적는다. 이직을 여러 번 했다면 최근 다닌 회사부터 역순으로 업무·성과·이직 사유를 적는다.

감점 피하기: 기업은 이직이 잦은 지원자를 선호하지 않는다. 특기할 만한 업무나 성과가 없다면, 재직 기간이 1년 미만으로 짧은 회사는 적지 않는 게 나을 수 있다.
점수 올리기:
문장은 개조식, 두괄식으로 쓴다.

1단계. 재직 회사 소개

당신의 경력과 지원하는 회사의 궁합을 맞춰보는 첫 단계다. 다니고 있는 혹은 다녔던 회사 이름과 업종, 주요 사업을 간략하게 적는다.

점수 올리기: 채용 공고엔 나와 있지 않지만, 상장사나 대기업 출신 지원자를 우대하는 회사도 있다. 직원 수, 매출액 등 회사 규모를 적어주면 더욱 좋다.

2단계. 업무 소개

- 지원하는 직무와 연관된 경력을 서술하라

기업은 실무에 빠르게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한다. 지원하는 직무에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파악한 뒤, 그와 관련 있는 경력을 중심으로 서술하자. 만약 당신이 총무 담당에 지원한다면, 이전 회사에서 총무 40%, 인사 60%를 담당했더라도 총무 경력 위주로 서술하는 게 좋다.

감점 피하기: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2017년 기업 14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나쁜 경력기술서의 특징’ 1위로 ‘지원 직무와 관련 없는 경력 나열’(42.9%)이 꼽혔다. 지원 직무와 상관없는 경력이 있다면, 아예 쓰지 않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 업무 내용을 구체적으로 서술하라

인사담당자는 경력기술서를 토대로 지원자 역량을 파악한다. 업무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으면, 인사담당자는 당신이 해당 업무에 필요한 역량을 갖췄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업무 전반을 아우르는 헤드라인을 제시하고, 그에 해당하는 세부 내용을 서술하자. 프로젝트 단위 업무가 많다면, 각 프로젝트에서 당신이 수행한 역할을 일목요연하게 서술한다. 정기 업무가 많은 사무직이라면 일간·주간·월간·연간 업무를 나눠 정리해보자.

점수 올리기: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툴(엑셀·각종 ERP, IT 프로그래머의 경우 사용 언어)과 활용 수준을 적으면 더욱 좋다.
 
- 업무 경험이 없다면 ‘적성’과 ‘성향’을 어필하라

동일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없다면, 경력을 토대로 지원하는 자리에 필요한 적성과 성향을 강조하면 된다. 예를 들어, 기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은 ‘기사 작성’과 ‘취재’다. 만약 기사 작성과 취재 업무를 해보지 않은 지원자가 기자 자리에 지원한다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기자 직무 수행에 필요한 ‘글쓰기 능력’ ‘직관적인 판단력’ ‘친화력’ 등을 어필할 수 있다.

점수 올리기:
단순한 사실 나열보다는 사건·결과·교훈을 아우르는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적성이나 성향을 보여주는 게 좋다. 

3단계. 성과 소개

- 숫자로 말하라

성과는 수치로 제시해야 더욱 설득력 있다. 성과를 설명할 땐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자. 영업 직군이라면 매출을 몇% 늘렸는지 혹은 몇 건의 계약을 성사시켰는지를, 마케팅 직군이라면 광고수익률이나 시장점유율 변화를 성과 지표로 내세울 수 있다. 성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직무더라도, 비용 절감·업무 효율 개선·이용자 만족도·재구매율 등 수치로 환산할 수 있는 성과가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자.

점수 올리기: 성과를 숫자로 보여주기 어려운 직군이라면, 자신의 업무를 통해 어떤 역량을 갖췄는지 키워드로 제시하자.

- 자신의 역할 위주로 서술하라

인사담당자에겐 ‘뻥튀기’가 통하지 않는다. 팀 단위 업무에서 팀 성과를 자기 것으로 ‘퉁’쳤다가는 신뢰도가 떨어지거나 성과가 모호하게 보일 수 있다. 특히 경력이 짧을수록 혼자 수행하는 업무가 많지 않다는 걸 인사담당자는 이미 알고 있다. 팀 활동 내용을 자세히 적기보단, 자신이 맡은 역할과 성과 기여도를 서술하는 게 좋다.

4단계. 이직 사유

- 너무 솔직해도 탈이다

이직 사유에 이전 직장에 관한 불만을 늘어놓는 건 감점 요소다. 인사 담당자에게 ‘해당 구직자는 이직한 회사에서도 같은 이유로 퇴사할 수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감점 피하기: 급여 불만족, 동료들과의 갈등, 과다한 업무, 불안전한 미래…모두 피하자.

- 어려우면 ‘커리어 개발’ ‘직무 전환’으로

이직 사유를 쓰는 게 어렵다면 ‘커리어 개발’(유관 업무 이직) 혹은 ‘직무 전환’(전직)으로 적는 게 무난하다. 지원하는 기업의 특성이나 사업 영역과 연관 지어 쓰면 더욱 좋다.

점수 올리기: 이직 사유는 면접에서도 반드시 나오는 질문이다. 경력기술서 내용과 다르게 답하지 않도록 유의하자.

5단계. 오탈자 확인

경력기술서에 오탈자가 없는지 마지막으로 확인하자. 재직 중 이직을 준비하다 보면, 시간 여유가 충분하지 않아 오탈자를 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지원하는 회사나 팀 이름을 틀리게 적었다면 인사담당자의 마음은 차갑게 식을 것이다.

※ 실전 첨삭
아래는 ○○일보에서 3년 간 근무한 김쿠키 씨가 쿠키뉴스 이직을 꿈꾸며 작성한 경력기술서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함께 살펴보자.

wild37@kukinews.com / 그래픽=이희정 디자이너. 취재도움=사람인 임민욱 팀장, 선현정 헤드헌터. 참고자료=‘연봉이 쑥쑥 오르는 이직의 기술’(김영종 저·상상출판), ‘기본 이직의 정석’(정구철 저·스노우폭스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