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만 살아남았다”…코로나19 여파로 ‘H&B’ 줄줄이 휘청

롭스, 2020년 매장 수 101개…전년 比 28개 급감
랄라블라, 2년째 매장 감소 중…“코로나 영향 커”
CJ올리브영, 위기서 점유율 확장 중…매출, 전년 比 65% 신장

기사승인 2021-04-11 06: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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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만 살아남았다”…코로나19 여파로 ‘H&B’ 줄줄이 휘청
▲사진=서울시 용산구 서울 1호선 용산역 역사 내 롭스 매장 전경/신민경 기자

[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오프라인 발길이 줄어든 지 오래다. 전 산업 경제가 위축된 가운데, 헬스앤뷰티(H&B) 전문점 업계 피해도 가시화하고 있다. 

헬스앤뷰티(H&B) 전문점이란 해외 일반 드럭스토어(Drug Store)의 한국형 유통 채널을 말한다. H&B 전문점에서는 화장품, 미용잡화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 H&B 전문점 시장은 흔히 삼파전으로 불렸다. ▲CJ의 올리브영 ▲GS리테일의 랄라블라 ▲롯데의 롭스 등이다. 이 중에서도 CJ올리브영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H&B 전문점 업계가 경영 부진 소식을 전했다.

가장 먼저 롭스다. 지난달 15일 롯데쇼핑이 게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롭스는 2020년말 101개의 매장을 운영했다. 이는 2019년(129)개 대비 28개 줄어든 수치다. 롯데쇼핑 측은 “최근 경제 여건 악화로 소비 심리가 위축돼 성장률이 다소 둔화됐다”고 밝혔다.

랄라블라는 2년째 매장 감소를 면치 못했다. 2018년 168개였던 매장은 이듬해 28개 준 140개로 해를 마감했다. 2020년에는 16개 준 124개를 기록했다. 성적 부진에 대해 GS리테일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외국인 고객이 많은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매출이 좋지 않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CJ올리브영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해마다 H&B 전문점 전체 매장 갯수는 감소(2019년 1515개→2020년 1484개)했으나, CJ올리브영은 꾸준히 덩치를 키워왔다. ▲2018년 1198개 ▲2019년 1246개 ▲2020년 1259개 등이다. 매출 역시 지난해 대비 62% 성장했다.

선제적인 온라인 강화가 코로나19 위기에서 한 몫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온라인몰 구매 상품을 배송지와 가까운 매장에서 당일 배송하는 '오늘드림' 서비스다. 지난해 배송 옵션 확대와 함께 코로나19 영향으로 즉시 배송 수요가 급증하면서, ‘오늘드림’의 지난해 주문 건수가 전년대비 12배 가량 대폭 신장했다.

지난달 11일에는 온라인몰 구매 상품을 매장에서 반품할 수 있는 ‘스마트 반품’ 서비스를 전국 500여개 주요 매장으로 확대했다. 연내에는 온라인몰 주문 상품을 인근 매장에서 픽업(Pick-up) 가능한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지난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선제적으로 옴니채널을 구현한 덕분에 유의미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올리브영만의 강점인 전국 매장망과 온라인몰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O2O 서비스로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유통 전문가도 온라인 강화 필요성에 공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메이크업 수요가 줄면서 화장품 판매를 영위하는 H&B 전문점도 매출 저하 영향을 받고 있다”며 “그러나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해서 100% 매출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유는 격변 중인 유통 채널 때문이다. 서 교수는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늘면서 최근 온라인 쇼핑으로 이미 유통 판도는 기울었다”며 “온라인 등 새로운 채널에서 다양한 수요를 발굴해 위기를 극복할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smk503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