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공식 서비스 센터 직원이 무단으로 내 차로 출퇴근한다면?'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수리를 맡긴 고객의 자녀라고 밝힌 A씨에 따르면 A씨의 어머니는 지난 26일 오후 2시40분께 차량 엔진오일 교체, 얼라이먼트, 원드쉴드, 에어컨 필터 교체 등을 맡기기 위해 르노삼성 지정 공식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이후 서비스센터 직원이 A씨 어머니에게 "엔진 오일이 새고 있다"며 이틀가량 수리를 맡겨야 한다고 했다는게 A씨의 주장이다. A씨 어머니는 28일 오후 4시께 차를 돌려 받았다.
A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차를 맡기기 전 잔여 기름양과 총 주행거리를 기억해놨다"면서 "기름은 한 칸 가까이 줄어든 상태였고 주행거리는 50km 이상 늘어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서비스센터 직원이 무단으로 A씨 어머니의 차량으로 출퇴근한 것으로 보인다며 블랙박스 영상을 함께 올렸다.
영상을 보면 이 직원은 A씨 어머니의 차량으로 터널 안에서 차선을 이동하거나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과속방지턱, 물웅덩이 위를 지나간다. 또 고객의 하이패스 카드를 확인하기도 했다.
A씨는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서비스센터 직원이 27일 오후 6시 26분에 어머니의 차를 직접 운전해서 서울 서초구에서 경기 부천시까지 약 23km를 운행했다. 다음날에도 장대비를 뚫고 같은 거리를 운전해서 출근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관련해 어떠한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차량 점검 후 추가 점검 여부 확인을 위해 테스트 주행을 했다고 하기엔 거리가 비상식적으로 멀었다"며 "지극히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A씨는 "블랙박스에 녹화된 영상 소리를 들어보니 이 직원이 친구와의 통화에서 '오늘도 시운전차 타고 퇴근하거든'이라는 말을 한다"며 이같은 무단 운행이 이번이 처음이 아닐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다행히) 사고는 나지 않았지만 이처럼 무단으로 차량을 운행하다가 인사사고라도 발생하면 사고를 당한 피해자는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어머니와 같이 차를 잘 모르거나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더는 유사한 형태의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을 올린다. 많은 분께 이번 사건이 알려져 개인과 기업 모두 피해를 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이 같은 사연에 누리꾼들은 분노했다.
한 누리꾼은 "시운전이라고 하더라도 통상적인 범위를 한 참 지났다"면서 "오일 누수는 센터에서 직접 시운전을 해봐야 한다고 하더라도 안전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센터 근방에서 센터 운영시간에 시운전을 해야 한다. 저건 남의 차를 개인 용도로 쓴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정비소 주변을 여러 차례 돌아도 충분히 시운전 가능한데?" "시운전하는데 유료도로에서 하이패스는 왜 쓰나" "경찰에 고소해야 한다" 등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측은 쿠키뉴스에 "해당 협력 네트워크 서비스점을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에 있으며, 조사 결과 부적절한 사항이 확인될 경우 내부 지침에 따라 엄격하게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자동차 소유주의 동의 없이 몰래 차를 사용했다면 형법 331조의2 '자동차 등 불법사용죄'가 될 수 있다. 여기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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