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부동산 등 경제생활을 하다가 보면 불편함을 느낄 때가 자주 있다. 어려운 용어나 일본식 한자어 사용부터 왜 있는지 이해 가지 않는 제도와 규정 등 다양한 불편함이 소비자를 당황하게 한다. 이런 불편함을 해결할 수는 없을까? [쿡해결사]에서는 생활 경제 속 다양한 불편함을 찾아 독자들과 함께 해결책을 찾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쿠키뉴스] 심신진 기자 =# “중개형ISA계좌에서 처리 불가한 업무입니다”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로 주식 이체를 시도한 A씨가 받은 메시지다. 절세 혜택을 보고 한 푼이라도 아낄 수 있다는 희망을 느꼈지만 아쉬움만 돌아왔다. A씨는 계좌를 만드는 수고가 필요 없었다며 짜증을 냈다. 기존 주식을 현금화해 재투자하기는 싫었다. 결국 ISA에서 새로 한푼 두푼 모으며 투자할 수밖에 없었다.

기획재정부는 올해부터 ISA 투자 대상으로 국내상장 주식을 허용했다. 또 기존 신탁형·일임형 ISA 외에 투자자가 직접 운용할 수 있는 투자중개형ISA를 도입했다. 소득이 없어도 19세 이상의 국내 거주자라면 가입 가능하다. 

ISA는 개인의 재산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절세 계좌다. 가입기간 중 발생한 순이익에 대해 200만원까지 비과세, 200만원을 초과 금액에 대해 9.9%를 분리 과세한다. 서민형으로 가입하면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일반 주식계좌에서 이자배당소득세로 15.4%를 떼 가는 것과 비교하면 큰 세제혜택이다.

이같은 절세 혜택을 보고 A씨는 기존 보유 주식을 ISA로 옮기려했다. 돌아온 건 불가능하다는 메시지였다. 시스템 오류는 아닐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다시 껐다 켜봤지만 똑같은 결과였다. A씨는 결국 기존 계좌와 별도로 ISA에서 다시 주식 투자를 시작해야했다. 큰 불이익을 겪지는 않았지만 관리할 계좌가 더 늘어나 번거로웠다.

일반 주식계좌에서 ISA로의 주식 이체는 불가능하다.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제93조의4에 5항 3호에서는 ▲주식 ▲펀드 ▲파생결합사채(DLB) 등에 대해 ISA로의 이체를 제한하고 있다. 제한 규정이 있는 이유는 ISA의 도입 취지가 근로소득을 통한 자산형성에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ISA는 거기서 자산관리를 시작하라는 의미다. 근로소득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본인이 원하는 상품으로 ISA계좌에서 자산관리를 하는 방식”이라며 “이미 가지고 있는 상품을 옮기는 것은 앞으로도 허용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ISA 계좌로의 이체를 원하는 수요가 적다고 분석했다. 황 연구위원은 “현재로써는 ISA 세제혜택이 강력한 수준이라 보기 어렵다. 일반계좌에서 중개형 ISA 계좌로 옮기겠다는 분들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ISA 주식 이체 제한이 특이한 부분은 아니라는 설명도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은행에서도 적금 통장이 두 개가 있을 때 하나의 적금에서 다른 적금으로 이체할 수가 없다. 비슷한 경우라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ssj9181@kukinews.com